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5년 1월 19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01
작성일 : 2015-01-19 07:13:40

_:*:_:*:_:*:_:*:_:*:_:*:_:*:_:*:_:*:_:*:_:*:_:*:_:*:_:*:_:*:_:*:_:*:_:*:_:*:_:*:_:*:_:*:_:*:_

1
한밤의 심한 갈증, 깨어나, 얼어붙은 빗장을 연다. 꿈꾸는 철길, 달빛 내리고, 이상하다 숨죽인 나는, 오랜 갈증을 느끼며, 소양교 난간 나트륨 등빛의 겨울을 뒤집어 쓴 화가, 만난다 바람이 지난 후

저절로 닫히는 덧문, 내 혀가 끼인다.

2
달빛 없는 밤.
서럽게 운다, 절반의 어둠이 가리운 문틈에 끼인 붉은 혀와 초저녁부터 바람에 술렁이던 마을을, 문밖 세상으로 돌아간 화가의 뒷모습을 생각하면
애당초 말을 하고 싶었다
짧은 혀 끝으로 더듬거리는
말을 하고 싶었다
겨울은 언제 시작하였는지, 눈을 감자
잠의 바닥에 깔린 들판을 가로질러

밤새워 폭설이 덮이고, 이미 낮은 세상은 더 낮아지고, 길눈의 거리에서 오도가도 못하며 몇 겹의 죄를 이고 지금 나는 섰는가

3
입을 굳게 다물어도 나의 고백은 쏟아지고
얼어간다. 놀라운 폭설이 그친
하늘은 고요하다, 붐비던 개찰구를 빠져나간
나의 꿈은 검은 버들처럼 잎지는
텅빈 驛舍에서 겨울로 지고 있다.

4
불투명한 유리가 깔린 땅 속으로 녹아내리는
내 속울음이
뿌리 내리는 겨울숲 사이
얼지 않은 물소리가 조심스레
한 옥타브 낮게 늦은 오후를 가득 메우고
짓눌린 오후를 떠다니는 아, 그 그
화가의 떠나지 않는 겨울
숲, 낮게 내려온 하늘을 깡마른 손으로 더듬는
겨울숲, 찾아드는 밤새떼, 종일 알 수 없는
말만 하는 나무, 또 눈이 내리고

숲에서 잃어버린 말이여,
나의 근시안에 각질의 어둠이 배고
순간, 온 마을이 일제히 켜드는 불빛
살아 있을 누군가의 지상에 덮인
눈이 부시다 눈이 부시다.


                 - 조현석, ≪에드바르트 뭉크의 꿈꾸는 겨울 스케치≫ -

* 경향신문 1988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5년 1월 19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5/01/18/20151119-grim.jpg

2015년 1월 19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5/01/18/20151119-jangdori-1.jpg

2015년 1월 19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74192.html

 

 


2015년 1월의 종북의 의미...

 

 


 
―――――――――――――――――――――――――――――――――――――――――――――――――――――――――――――――――――――――――――――――――――――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어떤 말을 만 번 이상 되풀이하면 그 일이 반드시 이뤄진다고 믿었다.
당신이 늘 중얼거리는 말은 무엇인가?”

              - 아메리카 원주민 격언 -

―――――――――――――――――――――――――――――――――――――――――――――――――――――――――――――――――――――――――――――――――――――
(오늘의 꼬릿말은 페이스북 "하루에 한 줄 https://www.facebook.com/HaruHanjul"에서 뽑아왔습니다.)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2900 닭 튀김의 고수님들. 바삭하게 옷 입히려면 49 2015/09/18 3,589
    482899 하루 두끼 곤약 먹고 살아요 16 ㅠㅠ 2015/09/18 6,507
    482898 이상호기자 많이 안됐네요 ㅠㅠ 8 2015/09/18 3,855
    482897 텔레뱅킹으로도 입금자 이름 바꿔서 입금할 수 있나요? 3 2015/09/18 2,900
    482896 이런 경우 친한 거 아니죠? 12 마음 2015/09/18 2,177
    482895 공부 안하는 남편 믿고 두구봐야 하는지요? 3 00 2015/09/18 1,331
    482894 대만 다녀오신분들 8 대만요~ 2015/09/18 2,439
    482893 인생선배님들....고민을 밖으로 내뱉어야하는지, 속으로 삼켜야하.. 5 ZDCC 2015/09/18 1,584
    482892 가을에 가면 좋은 나들이 장소 추천좀 부탁드려요 7 wk 2015/09/18 1,632
    482891 물김치에 사과나 배 납작하게 썰어넣으면 금방 물러지나요? 1 양희부인 2015/09/18 1,695
    482890 이기적으로 변하는걸까요 50 2015/09/18 609
    482889 학창시절 학위있는 샘께 배운적이 있는데 2 ㅇㅇ 2015/09/18 1,280
    482888 코스코 가격좀 알려주세요~ 2 지름신 2015/09/18 1,284
    482887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맞냐 틀리냐? 6 호박덩쿨 2015/09/18 659
    482886 예전 핸펀번호로 사람 찾기 못하나요? .. 2015/09/18 812
    482885 자식두고 나온다는것이 23 ㄴㄴ 2015/09/18 6,112
    482884 20대 88%가 이민생각해본적 있다네요. 2 헬조선 2015/09/18 1,132
    482883 가스건조기 후기입니다. 34 ... 2015/09/18 8,215
    482882 동아시아포럼, 무직사회에 익숙해 가는 한국 청년들 light7.. 2015/09/18 401
    482881 정부 새누리, 인터넷 포털 전방위 통제 총공세 3 내년총선 2015/09/18 608
    482880 영화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2 마음이 아팠.. 2015/09/18 1,422
    482879 남편과의 문제 4 ........ 2015/09/18 1,789
    482878 담달에 보름동안 제주도 가는데요. 숙소때문에요. 49 제주도 2015/09/18 3,189
    482877 초강력 대용량 믹서기 추천 부탁드려요~ 5 추석선물 2015/09/18 6,033
    482876 지난주 물걸레 청소기 홈쇼핑 9 둥둥 2015/09/18 3,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