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5일의 마중...

갱스브르 조회수 : 1,492
작성일 : 2015-01-17 21:45:31

공리와 장예모의 오랜만의 조합이다

만년설에 비치는 스산한 난초 같은 영화다

공리는 말할 것도 없다

뜻밖은 장예모의 연출이었다

문화대혁명이라는 시대의 굴곡과 아픔을 잔잔한 시어처럼 영상화 했다

별 하나에 우주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듯이 그렇게 담백하고 단조롭다

그럼에도 순간순간 뭉클한 덩어리가 치솟는다

공리가 아니면 전해질 수 없는 숙연한 감동이 있다

그 옛날 중국의 정취가 소박하게 그려진 풍경도 고요하고

오랜 시간이 묻어나는 소품 하나하나까지 이름 모를 누군가의 빛바랜 일기장을 덤덤히 읽어내려가는 느낌이다

가족사의 비극에 통곡도 처절한 몸부림도 구구절절한 대사도 없는데

마음이 미어진다...

여백이 살아움직이니 그런 이야기가 없어도 영화는 생생하고 멋스럽다

공리가 그 모든 공간을 채운다

표정 하나만으로...

오래된 그녀의 영화 표량마마는 지금도 소장하고 있다

울적하고 허하고 마음이 추슬러지지 않을 때 가끔 본다

30대 중반의 아름다운 공리가 장애 아들을 키우는 순박하고 억척스런 엄마로 연기한다

그 남루하고 기구한 여인의 삶을 또 고스란히 실어낸다

세월을 품어안은 여배우의 초연함

연기는 무르익고 또 무르익어

점점더 새살이 돋는다...

훅 꺼진 눈과 패인 볼 아래로 미세하게 떨어지는 눈물

그리움을 그 장면 하나에 담아낸다

온갖 언어로 그 사연을 풀어내는 건 내 몫이었다

영화는 안타깝게 끝났다

그런데 그 여운은 너무나 다정하고 따뜻하다...

IP : 115.161.xxx.209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15.1.17 9:48 PM (175.121.xxx.84)

    잘만들었어요
    저는 한번도 좋아해본적 없던 중국식아파트가

  • 2. 정말
    '15.1.17 9:48 PM (175.121.xxx.84)

    너무 마음에 들더라구요

  • 3. 전에
    '15.1.17 9:48 PM (116.34.xxx.149)

    누가(? 기억이 안나요 남잔데) 감동해서 울었다던가 했다고 들었어요. 보고 싶었는데......

  • 4. ..
    '15.1.17 9:53 PM (203.226.xxx.115)

    극장에서 보나요?

  • 5. 영화만큼
    '15.1.17 9:56 PM (125.134.xxx.82)

    글도 담백하게 잘 쓰네요~

  • 6. .. ..
    '15.1.17 10:31 PM (211.36.xxx.190)

    잔잔한 여운이 남는 영화더군요

  • 7. 우리 남편도
    '15.1.17 10:40 PM (110.70.xxx.234)

    저랑 같이 보면서 울었어요~^^

  • 8. 공리는
    '15.1.17 10:55 PM (118.44.xxx.4)

    수술 하나 안한 얼굴로 참 곱고 깊이있게 나이들어가더군요.

  • 9. 강추 강추
    '15.1.18 12:29 AM (121.144.xxx.197)

    아 ㅡ
    지금도 너무 먹먹한 영화
    저는 두번 봤어요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의
    피아노도 참 좋았죠
    호떡집 불난것 같기만 하던 중국어가
    진도명의 목소리로 들으니 얼마나 품위있게 들리든지
    정말 좋았어요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보는 내내 한시간동안 울었다지요

    정말 좋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7586 똥커피 개똥 2015/01/18 774
457585 아버지께서 북한여자를 만나러가셨습니다 25 silsil.. 2015/01/18 12,093
457584 나이트서 부킹해서 만난 남자 2 ww 2015/01/18 3,727
457583 나이31살.핑크색 가방 어때요??? 14 알렉터 2015/01/18 2,212
457582 공무원 조우종 vs 프리대박 전현무 4 ... 2015/01/18 4,062
457581 본문지워요 18 .. 2015/01/18 3,697
457580 삼각김밥 집에서 만들고 있는데요..전주비빔밥맛? 삼각김밥 2015/01/18 664
457579 저는 어린이집에 정말 맡기고 싶어요. 27 사과 2015/01/18 4,269
457578 부모가 자식에게 효도를 바라면 안되는거같아요 10 내리사랑 2015/01/18 3,743
457577 김치찌개, 김치찌개, 김치찌개 엉엉엉... 5 동포아짐 2015/01/18 1,833
457576 친구가 뉴스킨시작 하고나서요 1 친구 2015/01/18 5,171
457575 다단계에 지불했던 돈 취소하고 환불받을 수 있을까요? 7 속았어요~ㅜ.. 2015/01/18 1,711
457574 헬스장 1년에 17만원 10 0행복한엄마.. 2015/01/18 3,838
457573 건강검진결과 좀 봐주세요(특히 의사 간호사님 꼭 조언부탁합니다).. 14 건강합시다 2015/01/18 4,394
457572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들에게 메일보내기 ] 월성원전 1호기  32살월성1.. 2015/01/18 612
457571 학생 책상용 스텐드 추천좀 부탁드려요 ,,,, 2015/01/18 1,715
457570 아이들 상대해야 하는 직업은 피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20 교사직군 2015/01/18 5,159
457569 대학로에 '장' 아직도 있나요? 2 2015/01/18 1,208
457568 우체국 실비보험 장단점이 뭔가요? 4 부탁드려요... 2015/01/18 11,326
457567 이쁜 친구에 대한 열등감 ㅠㅠ 54 질투의 여신.. 2015/01/18 23,491
457566 터키여행 다녀오신 분 조언부탁 11 김막내 2015/01/18 3,375
457565 이케아 가구들 조립해주는 사람을 불러야 하나요? 20 이케아 2015/01/18 10,849
457564 나이 오십되어 자식 키우기에 대해 남겨진 것 63 벼랑 2015/01/18 18,546
457563 요새 분란글 최고 주제 2 ㅇㅇ 2015/01/18 1,188
457562 이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요 8 강박장애 2015/01/18 1,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