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 세 달 만에 왔는데
여전히 오고 나서도 속상하네요.
괜스리 하루 이틀 있다가 갈 것을...
더 있는다 해서는 속이 또 이리 상하네요.
친정 엄마 성격이 차갑다고 해야 하나.
잔소리도 많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잘해요( 이제는 70이 넘으셔서 덜해지시긴 했지만..)
정말 어린 시절에는 생각해보면 폭언에 가까웠어요.
엄마도 힘든 삶을 살았어요.
철 없는 아빠 때문에 돈 문제로 속 썩고, 가정적이지 못한 아빠 때문에..
아이는 많고.. 다 이해 하고 참 힘들었겠다 이해는 하는데요..
그래도 어린 아이한테 너무 심한 폭언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뭐 그건 어린 시절 기억이니.
중학교? 고등학교?이후로 엄마가 제 생일 챙겨 준 적은 없는 듯 해요.
기억이 안나요.
음.. 제가 벌어 제 돈으로 서울 고시원에서 임용고사 공부 할 때.. 엄마는 신경 조차 안쓰셨고요.
가끔 한번씩 집에 내려와 저는 제가 반찬 만들어서 올라갔네요 ( 고시원에서 제가 해먹구요.)
시험 일자도 모르셨어요.
떨어졌다는 소식에 정말 온갖 비난 다 하고, 말로 못하네요.
그 이후에는 제 돈으로 집에 내려와 임용 고사 준비했는데 1차 붙은 적 한번 번번히 낙방.
그때마다 정말 엄청난 비난 폭언.
시험 준비 하는 내내 목디스크와 괴로움에 치 떨었고, 도시락은 제가 알아서 싸서 가고..
집에 있을 땐 눈치 보여서 밥 한번 제대로 먹은 적 없고요.
그리고 나서 때려 치우고 일 하다가 오래 사귄 남자와( 지금 남편) 결혼했네요.
결혼 준비도 저 혼자 다 했어요.
남편하고 가구 보러 다니고 살림살이 다요..
엄마가 연세가 있으시기도 했고.. 다른 지역에서 결혼하느라 그 곳에서 알아보기도 했고
엄마는 한번도 궁금해 하시지도 않더라구요.
자식들이 많아 그런가..
첫째 둘째 언니한테 참 신경 많이 쓴 것 같은데.. 전 거의 막내둥이라 그런가요.
출산 했을 때도 엄마 연로 하시다고 해서.. 못 뵙구요.( 타 지역이에요.2시간 30~3시간 거리)
이해는 했어요 서운하지도 않았고..
저 혼자 아기 보며 3개월 있다가 친정 갔는데..
수고 했다는 말 조차 없고..살 빼란 소리.
그 이후에도 숱하게 그런 소리..
엄마한테 밥 얻어 먹고 싶은건 아닌데..
그냥 좀 서운해요
말 한마디라도 조금 잘해줬으면 좋겠는데.
저는 올 때마다 그래도 뭐 하나라도 만들어 드리려고 하는데..
다음에는 오지 말아야겠어요.
남편 때문에 오더라도 하룻밤만 있다가 가고..
전 예전부터 그랬던 것이..
엄마와 통화를 안해도 엄마가 보고 싶다거나.그렇지 않았어요.
물론 엄마의 삶을 보면 참 안됐고. 예전에는 정말 엄마 불쌍하다고. 눈물 흘린적도 있어요
폭언에. 잔소리 실컷 들어도요.
그런데 애 낳고.. 이젠 돌 쟁이 아이 있는데
올 때 마다 서운한 말만 골라서 하고..
딸은 아기 보느라 친정에서도 밥 제대로 못먹고 서서 먹는데
엄마는 본인 할 일 하시고.. 엄마 보고 봐 달라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말 한마디라도 내가 잠깐 보고 있을테니 밥이라도 편히 먹어라 할 수 있잖아요?
저는 그러면 알아서 한다고 하구요
그런 것도 없어요..
제대로 못챙겨 먹는데 살은 찌고. 자꾸 살 이야기만 하고요.
방금도..
엄마는 아빠 만두 쪄 주시면서..
저보고 먹으란 소리도 안하시네요.
( 제가 다른 방에 있었거든요. 그래도 말이라도 할 수 있잖아요.)
어제는..
엄마 아빠 드신것 정리 하고 설거지 하는데
우리 아기 소파에서 상에 올라가 떨어질 뻔 하고.
아기 업고 설거지 하는데 허리도 아프고
정말 짜증이 나는 거에요.
부모님 키워 주신 것 감사하고.
그런데,.. 전 왜이리 서운하고 갈수록 속이 상하는지
아휴.
빨리 집으로 가야 겠어요.
그런 엄마인 줄 알면서도.
따스한 엄마였으면 좋겠다라는 말 하는 저도 좀 답답하고.
비교하면 안되는데
제 친구는 엄마 하면 참 편안하고, 뭐든지 뒤에서 도와주려고 하더라구요.
저는 엄마에게 말조차 못하는 이야기도 스스럼 없이 하고..
그저 딸 ( 제 친구) 힘들까봐 뭐든지 도와주고 챙겨주고.
참 부럽더만요.
친정 온지 며 칠 되었는데
빨리 가야겠어요.
그리고 다음 부터 이런 느낌 안가지려면
되도록 안오고 안보고 그리 살아야겠죠.
솔직히
엄마와 6개월 안 본적도 있어요.( 타지에서 정말 힘들었을 때 있었어요.. 정말 너무너무 죽고 싶을만큼)
그때도 엄마 생각은 전혀 안나고.. 전화 통화 안해도 그립지도 않더라구요.
엄마가 연락 해왔는데 여전히 걱정보다는 잔소리.
누구는 잔소리가 걱정이라는데.
우리 엄마의 잔소리 들으면 그 소리 못할 것 같아요.
그냥..
글 쓰고 다 잊고 그냥 편히 자야겠네요.
어차피 속이 상해도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요.
그냥 말 하고 나면 속이라도 덜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