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미워하는 직속 상사가 있습니다.
그 분... 네..
유능합니다. 네, 인정해요.
그 사람은 타인의 심리도 잘 꿰뚫는 스타일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그런 영민함을 잘 이용해서
사람들을 묘하게 경쟁시켜서 자기 라인을 만든다든가
묘하게 티 안 나게 사람들 사이의 분란을 조장하고 착취합니다.
성격은 얼마나 거만한지
가령 식당에 갔는데 밥에 머리카락이 들어 있으면
나이 많은 서빙 보는 분께 "위생 관념이 어떻구 저떻구" 하면서 10분 내내 엄청 질책합니다.
말투는 장미희 씨처럼 우아한 말투로요...
이 분 대대로 부잣집에서 자랐고, 자기가 최고인 줄 알고 컸고
두뇌 회전도 빠르고 사회적 리더 위치에 있습니다.
솔직히 이 분에게 '일적으로는' 배울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분에게 '일적인 것' 빼고는 배울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 분은 제게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하면서 자기 사람을 만들려고 하는데(저는 이곳에 온 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됐네요)
그런데 그게 진심이 아니라는 게 저는 직감적으로 느껴지고요.
하, 참 고민입니다.
지금 하는 일은 보람이 있고, 제 적성에 맞는데
위에 상사가 이러니....
하루하루가 정말 불편하고 힘듭니다.
친구한테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어딜 가도 그런 사람은 있다면서.. 지금은 어쨌든 너 이뻐한다면서... 여기 다니는 동안 너도 그 사람 라인에 줄 잘 서서,,,, 일적으로 배울 건 배우고 나중에 이직하라고 하네요..
그런데 정말 직장생활하면 이렇게 사람이 싫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저를 괴롭히는 것도 아닌데, 그 분 존재 자체가 오염물질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힘없는 협력업체 직원들한테 실수난 건 뒤집어 씌우지는 않나... 나중에 그 죄를 어떻게 받으려고...)
남자친구한테 말했더니, 저 보고 일과 사람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네요.
사람은 맘에 안 들어도 일적으로 유능하면 그게 어디냐며
일도 못 하고 사람도 최악인 경우도 있다면서--;
그런데 저란 사람은 일과 사람이 무 자르듯 그렇게 구분이 안 되네요.
전에 직장 상사 분이 사람이 지혜롭고 현명하고 따뜻했던 분이라... 더더욱 지금 그 이상한 분이 적응이 안 되는지도 모르겠지만요..
어제는 점심 먹고 나오면서 가만히 서 있는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남자 직원이 자기 신발을 신발장에서 꺼내 줄 때까지 멀뚱히 서 있더군요.
자기는 손이 없나요? 휴....
일적인 부분은 배울 게 있으나,
인격적인 면에서는 많이 부족한 상사를 두었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