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5년 1월 16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67
작성일 : 2015-01-16 07:42:33

_:*:_:*:_:*:_:*:_:*:_:*:_:*:_:*:_:*:_:*:_:*:_:*:_:*:_:*:_:*:_:*:_:*:_:*:_:*:_:*:_:*:_:*:_:*:_

더 이상 갈 수 없어 내렸습니다. 종점이 가까운데 정당 잡혀온 내일은 바닥났고 생각은 호주머니 속에서 잠 잡니다. 날 저물어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적막강산에 맨몸으로 뛰어든 눈발만 한없이 반가워 지쳐 때묻은 뼈를 묻을까 잠시 비장한 궁리 합니다만, 끝없는 우리의 희망 같은 것일까요? 눈 덮인 山河 어둠의 한 끝을 녹이며 달려가는 붉은 눈시울의 차창은. 어디서 우리는 거짓없이 절망할 수 있을레는지.

며칠 이 곳에 묵으며 피차 이름 석자 건네지 않아도 낯익은 슬픔 어깨 기대어 나누어 떨 요량입니다. 남은 희망에서 춥고 흐린 날을 제한 따스한 백일몽을 셈하며 우리가 처음 만났던 곳에서 또 다시 처음인 듯 해후할 날을 재촉하겠습니다. 별빛일지, 아직은 확시리 않은 얼굴들 새벽 첫차 바람부는 플랫포옴에 떠 오르는군요. 저들에게 아름답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서랍을 열어 주십시오. 소용 닿지 않을 유품과 길고 긴 유서에 부끄러움 전합니다. 삶과 죽음을 우롱한 죄값은 살아가면서 차차 갚아드리겠지만 다시 만날 땐 거짓 우울에 함구하겠습니다.

그 곳에도 해가 떴겠지요. 밤이 다하면 아침이 오는 이 평범한 진리를 낯선 곳에서 눈물로 수긍해야 하다니. 지나쳐온 눈물보다 겪어야 할 즐거움 더 많다고 속삭여대는 저 눈발에 새로운 은유를 찍으며, 아, 속는 셈치고 기꺼이 속아 넘어가겠습니다. 뒤늦은 깨달음에 기대 앞세우고 마중나와 주시길 바라면서
또 소식 드리지요.


                 - 강남옥, ≪간이역에 내려≫ -

* 매일신문 1988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5년 1월 16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5/01/15/5a1602a1.jpg

2015년 1월 16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5/01/15/5a1625a1.jpg

2015년 1월 16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73883.html

 

 


호랑이야. 아니라고? 헐~ 너님 빨갱이.

 

 


 
―――――――――――――――――――――――――――――――――――――――――――――――――――――――――――――――――――――――――――――――――――――

”원래 지상에는 길이 없다. 걷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길이 된다.”

              - 노신 -

―――――――――――――――――――――――――――――――――――――――――――――――――――――――――――――――――――――――――――――――――――――
(오늘의 꼬릿말은 페이스북 "하루에 한 줄 https://www.facebook.com/HaruHanjul"에서 뽑아왔습니다.)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5597 음식을 먹고 바로 걸으면 배가 아파요 4 배앓이 2015/08/24 2,049
    475596 돈버는 능력이 없고 가난한 사람은 8 ㄷㄷ 2015/08/24 4,141
    475595 ˝박 대통령, 대면 보고 '기피증'…콘텐츠가 없는 탓˝ 19 세우실 2015/08/24 2,792
    475594 걷기운동후 4 ^^ 2015/08/24 2,477
    475593 주방 타이머 쓰시는 분들~~~소리 안나는거 있나요? 4 집중! 2015/08/24 1,526
    475592 붉은색 음식 먹으면 색깔그대로 변에 나오는데 이상 1 있는건가요?.. 2015/08/24 1,347
    475591 부산여행 1박2일찜질방 급질문~~ 5 찜질방 2015/08/24 1,621
    475590 한총리님 응원합니다 1 릴레이 제안해요 22 응원 2015/08/24 1,425
    475589 개룡은 인터넷에서나 인기없지 여전히 잘 삽니다. 21 자취남 2015/08/24 3,957
    475588 초등졸업 검정고시... 검정고시 2015/08/24 830
    475587 한명숙의 뇌물죄는 억울하다? 25 억울 2015/08/24 2,777
    475586 초등5 문학, 수과학 사려면 뭐가 좋을까요?? 2 학부모 2015/08/24 957
    475585 큰거하고 찬물로 뒤를 씻어서인지... 8 비데 없어서.. 2015/08/24 3,374
    475584 초경을 6 엄마 2015/08/24 1,345
    475583 서향집에는 우드블라인드가 제일 나을까요? 10 새벽바다 2015/08/24 3,168
    475582 베란다 호스 뭐 쓰시나요? 2 .. 2015/08/24 1,998
    475581 대면보고 피하는 그분... 7 헐헐 2015/08/24 1,781
    475580 나이들고 첫 운전하신 분 들 보험 어디껄로 드셨어요? 11 ~~ 2015/08/24 1,306
    475579 암살 질문요?(스포 있어요) 5 암살 2015/08/24 1,555
    475578 배드민턴 후 복숭아뼈 위쪽이. 1 2015/08/24 1,079
    475577 안옥윤은 왜 가와가치 처단에 나서나? 3 들뢰즈 2015/08/24 1,325
    475576 이번에 기흥역 더샵 모델하우스 갔다오신분 계신가요?? 모델하우스 2015/08/24 1,654
    475575 문정동 올림픽 훼밀리 아파트 매매 고민이요 2 ㅇㅇ 2015/08/24 7,604
    475574 이별조짐 몇가지 알려주세요 13 인생 2015/08/24 5,527
    475573 애들 방학숙제땜시 남편한테 저도 혼났어요...ㅜㅜ 23 너구리 2015/08/24 4,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