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운명을 개척하는 근대인의 탄생(마지막 편)

스윗길 조회수 : 764
작성일 : 2015-01-12 08:38:07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운명을 개척하는 근대인의 탄생(마지막 편)

 

안상호는 황실의 전의가 되는 대신 종로 3가 16번지(지하철 3호선 1번 출구 앞 현 국민은행 자리) 2층 빨간 벽돌집을 사서 아래층에 ‘안상호진료소’라는 이름의 병원을 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의술을 베푸는 개인병원이었다. 얼마가지 않아 일하는 사람들이 점심도 제때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환자가 밀려들어, 대합실이 좁아서 번호표를 받아 종로 길거리까지 환자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의사 안상호는 진료소를 운영하는 한편 황실의 촉탁의로서 창덕궁·덕수궁의 광무황제, 순종황제, 황태자, 각 비빈, 내관 등 광내부 관리와 그 가족들의 질료도 했다. 특히 의친 왕궁에는 거의 전속되어 있는 형편이었고, 북촌과 남촌의 귀족이나 부호들 집안에서도 안상호를 초치하여 진료를 받았다. 1908년 1월 의친왕이 다시 일본을 방문할 때 의사 안상호는 의친왕을 수행했다.

 

당시 일본 의사들은 한국인 환자들에게 오만불손하게 대하였다. 이에 한국인들은 한국인이 하는 진료소를 환영하였다. 한국인 의사들이 하나둘씩 늘어가자 한국인 의사들은 인본인 의사들이 조직한 경성의사회에 대항하여 1908년 11월 초 의사연구회를 조직하였다. 회장에는 1899년 자혜병원 의학교를 졸업한 선배 김익남이, 안상호는 부회장이 되었다. 선배 김익남은 의사면허증을 따지 않고 귀국하여 의학교 교관, 육군 군의 책임자가 되었다. 의사 연구회는 1909년 4월 정부에 대해 의사법을 제정, 공포하도록 청원하는 운동을 벌였다. 1909년 가을 서울과 수원 일대에서 콜레라가 유행했다. 서울에서만 매일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학교들은 휴교했다. 이에 콜레라 방역작업과 대중위생 강연에 안상호를 비롯한 민간의 의사들이 나섰다.

 

1909년 10월에는 한국인 의사들이 조직체인 대한의사총합소를 조직하여 의사들에 대한 보수교육과 함께 홀아비·과부·고아·자식 없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약을 처방해 주는 사업을 했다. 그러는 중에도 엄귀비의 병환을 돌보는 등 황실촉착의로서 일도 계속했다.

 

안상호는 부인 가와구치 사이에 4남 3녀를 두었다. 의사 안상호는 일본 부인과 결혼하여 국제결혼가족을 이룸으로써 ‘일선동화’의 모델케이스로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1919년 1월 21일 광무황제가 갑자기 서거하여 장례식을 앞두고 3.1운동이 일어났다. 안상호는 광무황제 국장에 이왕직 소속의 촉탁의로서 장의행렬에 참여하였다. 이후에도 안상호는 개업의사로서의 일과 황실 촉탁의로서의 일을 계속했다. 순종실록에는 촉탁 안상호 황실 요인 진료기록이 1920년 8월부터 1926년 순종 서거 전까지 18건이 나온다. 1927년 12월 31일 안상호는 병석에서 숨을 거두었다.

 

자칫 고아, 시골의 고단한 머슴으로 삶이 끝날 수 있었던 안상호는 자신을 묶고 있었던 사슬을 끊고 나와 의사가 되고자 하는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도전과 노력을 통해 새로운 삶을 이루었다. 조선 최초의 개업의 해관 안상호는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어 운명을 개척하는 근대인의 한 전형이었다. 끝.

 

출어: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12월호

 

IP : 219.240.xxx.13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5346 댁의 TV는 아직도 멀쩡합니까?(박근혜 기자회견을 본 소회) 6 꺾은붓 2015/01/12 1,767
    455345 용인 수지 래미안 이스트 패리스 어때요~?! 14 오효횻 2015/01/12 8,251
    455344 전문직 관리직 2 희망 2015/01/12 1,265
    455343 ”가을학기제 도입 비용 8조∼10조원 추산” 9 세우실 2015/01/12 1,357
    455342 쇼파베드 써보신분~저, 말리실 건가요?^^ 13 궁금이 2015/01/12 3,468
    455341 닭 오븐에 굽고있는데요 2 2015/01/12 988
    455340 82님들은 임대아파트 있는 단지 분양 아파트 9 허참 2015/01/12 2,915
    455339 집터나 집에 관한 기운이라는 게 있나요? 3 궁금이 2015/01/12 3,677
    455338 고속도로 통행료 처리를 못했을때 어떻게 하나요? (하이패스) 5 궁금 2015/01/12 1,706
    455337 동치미 무가 검게 변해도 괘않을까요? gks 2015/01/12 881
    455336 급질)부산해운대근처 여행 코스,추천부탁드려요 2 ㅅㅅ 2015/01/12 3,587
    455335 홧병이다 싶으신 분은 무료 집단 상담에 참여해 보세요. 1 앗싸올팍 2015/01/12 1,072
    455334 시누들이 방학때 놀러오는거 11 기막혀 2015/01/12 4,152
    455333 허리디스크 대구에 대학병원 추천요 1 병원 2015/01/12 3,208
    455332 식용 GMO 수입 세계 1위, GMO 표시는 0 3 오늘 2015/01/12 941
    455331 여행이냐... 저축이냐.... 7 .. 2015/01/12 3,074
    455330 음식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세례명 추천부탁드려요. 2 ;;;;;;.. 2015/01/12 1,110
    455329 LH공사, 임대비율이 더 높은 아파트 별로인가요? 4 ........ 2015/01/12 1,623
    455328 집 내놓으면 원래 이런가요?? 39 5분대기조 2015/01/12 18,286
    455327 신용카드로 결제해도 되나요? 1 학원비요 2015/01/12 966
    455326 내성적인 아이 많이 격려해주세요 7 내성적이지만.. 2015/01/12 2,368
    455325 대림 안심 텐더 스틱 !!!!! 생닭고기살이었어요 6 .. 2015/01/12 2,333
    455324 위염+입덧중인데 내과를 가도 될까요?! 1 입덧.위염 .. 2015/01/12 1,361
    455323 대통령 기자회견 “김기춘 실장 사심없는 분” 교체 가능성 일축 .. 8 세우실 2015/01/12 1,792
    455322 가족인데...당연하게 생각하고 고마워 할 줄 모르는 것에 대한 .. 2 ... 2015/01/12 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