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운명을 개척하는 근대인의 탄생(마지막 편)

스윗길 조회수 : 707
작성일 : 2015-01-12 08:38:07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운명을 개척하는 근대인의 탄생(마지막 편)

 

안상호는 황실의 전의가 되는 대신 종로 3가 16번지(지하철 3호선 1번 출구 앞 현 국민은행 자리) 2층 빨간 벽돌집을 사서 아래층에 ‘안상호진료소’라는 이름의 병원을 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의술을 베푸는 개인병원이었다. 얼마가지 않아 일하는 사람들이 점심도 제때 먹을 수 없을 정도로 환자가 밀려들어, 대합실이 좁아서 번호표를 받아 종로 길거리까지 환자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의사 안상호는 진료소를 운영하는 한편 황실의 촉탁의로서 창덕궁·덕수궁의 광무황제, 순종황제, 황태자, 각 비빈, 내관 등 광내부 관리와 그 가족들의 질료도 했다. 특히 의친 왕궁에는 거의 전속되어 있는 형편이었고, 북촌과 남촌의 귀족이나 부호들 집안에서도 안상호를 초치하여 진료를 받았다. 1908년 1월 의친왕이 다시 일본을 방문할 때 의사 안상호는 의친왕을 수행했다.

 

당시 일본 의사들은 한국인 환자들에게 오만불손하게 대하였다. 이에 한국인들은 한국인이 하는 진료소를 환영하였다. 한국인 의사들이 하나둘씩 늘어가자 한국인 의사들은 인본인 의사들이 조직한 경성의사회에 대항하여 1908년 11월 초 의사연구회를 조직하였다. 회장에는 1899년 자혜병원 의학교를 졸업한 선배 김익남이, 안상호는 부회장이 되었다. 선배 김익남은 의사면허증을 따지 않고 귀국하여 의학교 교관, 육군 군의 책임자가 되었다. 의사 연구회는 1909년 4월 정부에 대해 의사법을 제정, 공포하도록 청원하는 운동을 벌였다. 1909년 가을 서울과 수원 일대에서 콜레라가 유행했다. 서울에서만 매일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학교들은 휴교했다. 이에 콜레라 방역작업과 대중위생 강연에 안상호를 비롯한 민간의 의사들이 나섰다.

 

1909년 10월에는 한국인 의사들이 조직체인 대한의사총합소를 조직하여 의사들에 대한 보수교육과 함께 홀아비·과부·고아·자식 없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약을 처방해 주는 사업을 했다. 그러는 중에도 엄귀비의 병환을 돌보는 등 황실촉착의로서 일도 계속했다.

 

안상호는 부인 가와구치 사이에 4남 3녀를 두었다. 의사 안상호는 일본 부인과 결혼하여 국제결혼가족을 이룸으로써 ‘일선동화’의 모델케이스로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1919년 1월 21일 광무황제가 갑자기 서거하여 장례식을 앞두고 3.1운동이 일어났다. 안상호는 광무황제 국장에 이왕직 소속의 촉탁의로서 장의행렬에 참여하였다. 이후에도 안상호는 개업의사로서의 일과 황실 촉탁의로서의 일을 계속했다. 순종실록에는 촉탁 안상호 황실 요인 진료기록이 1920년 8월부터 1926년 순종 서거 전까지 18건이 나온다. 1927년 12월 31일 안상호는 병석에서 숨을 거두었다.

 

자칫 고아, 시골의 고단한 머슴으로 삶이 끝날 수 있었던 안상호는 자신을 묶고 있었던 사슬을 끊고 나와 의사가 되고자 하는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도전과 노력을 통해 새로운 삶을 이루었다. 조선 최초의 개업의 해관 안상호는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어 운명을 개척하는 근대인의 한 전형이었다. 끝.

 

출어: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12월호

 

IP : 219.240.xxx.13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4893 어린이집 선택 고민 2015/01/12 645
    454892 바비킴 사건의 전말 8 @@ 2015/01/12 4,151
    454891 좀 웃기달까, 이상한 꿈을 꿨는데요... 2 바람처럼 2015/01/12 558
    454890 엄마 첫 기일인데 생신, 설이 그 주에 몰려 있을 땐 어떻게??.. 5 ... 2015/01/12 1,398
    454889 미국에서 한국 업체 포장이사 해 보신 분? 4 이사 2015/01/12 498
    454888 바비킴에게 다른 사람 탑승권 줬다. 20 불쌍한 바비.. 2015/01/12 4,864
    454887 음악 다운 어플 어떤게 좋은가요? 나나나 2015/01/12 551
    454886 로봇 청소기 써보신 분들~ 16 청소 하수ㅠ.. 2015/01/12 7,516
    454885 학생에게 ”너 술집 나간다며” 막말한 여교수 파면 세우실 2015/01/12 1,678
    454884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발암물질 10배 많다????????? 2 대국민 사기.. 2015/01/12 1,401
    454883 무슨 일을 할때에는 자식들을 생각 하세요... 1 음냥 2015/01/12 719
    454882 이과수 카누 말고 또다른 커피? 7 추천해주세요.. 2015/01/12 1,898
    454881 부부관계 많은 남편도 바람피나요? 8 ... 2015/01/12 8,773
    454880 방금 자살한친구가 살해당한 꾸었는데.. dym 2015/01/12 1,475
    454879 세월 참 빠르네요. 3 동글이 2015/01/12 570
    454878 초등학교 들어가는 아이 핸드폰으로 적당한 건 뭘까요? 6 ... 2015/01/12 2,366
    454877 (급)일본 사과 한국으로 가져올수 있나요? 7 2015/01/12 1,213
    454876 응답하라 다음은 1988인듯 10 ... 2015/01/12 3,796
    454875 이 옷의 정체는? -_- 24 ... 2015/01/12 5,564
    454874 학원원장님께 교육비입금후 연락하는 것 10 학부모 2015/01/12 2,173
    454873 스카이병원 이름바꿔 다시 영업하네요 6 2015/01/12 2,699
    454872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운명을 개척하는 근대인의 탄생(마지막 편.. 스윗길 2015/01/12 707
    454871 나이가 든다는 건... 21 ... 2015/01/12 5,415
    454870 2015년 1월 12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5/01/12 681
    454869 부탁해요!!살면서 받았던 감동의선물을 얘기해주세요 6 감동 2015/01/12 1,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