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많은 친정을 두고 있는 유부녀에요.
아빠는 능력없고 이기적이고 외도, 사치, 주사 등등으로 평생 엄마 고생시키셨고
말년으로 갈수록 핵폭탄급 사고를 치셔서 남편, 시댁한테 말도 못하고 저혼자 속 앓게 하는 부끄러운 아버지고요.
능력이 없으면 자상하기라도 하던가,
엄마한테 감정적으로도 전혀 기댈만한 존재가 아니어서
엄마는 평생 마음 고생, 몸 고생 하셨어요.
아빠가 직장에서 뭔가를 잘못해서 (자세한 내용은 잘 모름) 쫓겨난 이후로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사업을 하시는데
그게 경제적으로 벌이가 안 되서 노후도 불안정한 상황이구요.
근데도 본인은 마이너스 통장 하나 믿고 그러시는지 좋은 음식에 사치품에 놀러만 다니시고
뒷감당과 걱정은 엄마 혼자 다 하십니다...
엄마가 아빠때문에 평생 고생하다가 홧병도 걸리고 유방암에 걸려 수술하는 날에도
아빠는 술먹고 여자들이랑 노느라 병원에 얼굴도 잘 안비출 지경이었죠.
아무리 얘기를 해도 말이 안 통하고요. 그냥 기질 자체가 그런 것 같아요.
그나마 딸인 저를 좋아하고 조금 무서워? 하시지만 제 말도 안 먹혀요.
아빠는 제 학창시절부터 거의 매일 술에 취해계셨고
심사가 뒤틀리면 모두 잠든 밤에 기물을 파손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가족들한테 복수를 했고
저도 엄마도 가족들도 심적으로 너무너무 괴롭힘을 당했어요.
평소에도 서로 대화도 없고 다들 무표정에 각자 할일만 하고 싸한 냉기가 흐르는 집안...
전 엄마에 대한 안쓰러움이 기본적으로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엄마랑도 좀 무덤덤하고 무심한 사이에요.
저를 임신하고 나서부터 아빠가 바람피고 막 그랬다고 들었는데,
결혼하자마자 그렇게 고생을 시작해서인지 엄마 원래 성격이 그런건지
엄마도 저한테 살갑게 하시는 편은 아니거든요.
살면서 다정한 말이나 칭찬같은 거 들어본 적도 별로 없고요.
엄마도 늘 조용히 쌓아놓다가 한번에 터뜨리는 스타일이라
전 어릴 적 생각만 하면 엄마 신경질 내지 않도록 늘 눈치보던 것만 떠올라요.
이런 집구석이 싫기도 했고 공부, 일때문에 저는 거의 집에서 나가살다가 결혼을 했어요.
남편과 시댁은 다행히 저희집과 정반대의 분위기로
가족들이 화목하고 서로 정말 친하고 챙기는 단란한 가족이에요.
저는 이런 지긋지긋한 가족한테서 멀어진다는게 다행스럽기도 했고
그러면서도 전쟁터같은 곳에 엄마는 계속 고생시키면서 나만 좋은 생활을 하게 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오만 감정이 다 들어요.
(시댁이 경제적으로도 여유있으시고, 저도 돈을 꽤 버니까 미혼때보다 경제적,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이 되었어요)
엄마는 이제 나이드셔서인지, 제가 친정에 자주 왔다갔다하고
친정일에 관심갖고 아빠가 뭐 잘못하시면 제가 뭐라고 해주길 바라시고
용돈도 드리고 그랬으면 하시는 것 같은데
저도 제 나름대로 친정이 지옥같이 느껴져서 가기가 싫거든요.
솔직히 남편 보는 눈만 아니면 발길 자체를 끊고 싶어요.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선에서 하는 척만 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저한테 의지하려고 하는 엄마가 미우면서도 그렇다고 선을 딱 그으려니 마음이 안 쓰이진 않네요.
제가 착한아이컴플렉스라도 있는 것인지....
(언젠가 남편이 그러더라고요 너는 친정엄마한테 칭찬받기 위해 가끔 오버한다고...)
친정 상황이 아무리 개판이어도 저는 용돈 정도만 드리고 모른 척 해도 되는걸까요?
제가 관여한다고 해서 저까지 속상하고 해결되는 것도 없긴 하지만요.
결혼생활은 행복한데, 친정 생각하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다이너마이트를 껴안고 사는 기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