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행복한 사전

갱스브르 조회수 : 536
작성일 : 2015-01-10 12:10:24

무미건조한 일본영화의 매력은 그렇게 담백한 맛에 빠져드는 데 있다

자극 없이 풍미가 느껴지는 음식은 별 생각 않고 손이 간다

그렇게 저렇게 일본영화는 좋아하는 취향 중 하나가 됐다

너무나 적요해서 하품하기도 번거로운 영화도 있고

지나치게 만화 같아서 저건 뭐지 하고 또 끝까지 보게 하는 힘

일상을 미세하게 분해해서 철학을 찾아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에서 사실 좀 무섭기까지 하다

최근에 본 "행복한 사전"이 그렇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면

치열한 땀으로 필름은 흥건하게 전쟁을 치를 것이다

단어 하나에 십수 년을 연구하고 다시 검증하는 그들의 집요함

민족적 DNA라 할 수 있는 자국의 언어에 대한 자부심

그렇다고 전통에 급급하지 않는 유연성까지

느릿느릿하지만 절대 터럭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는다

이건 어떤 기질의 문제이기도 하다

뿌리 깊은 장인정신이 곳곳에 숭고한 자부심으로 남아있다

왜곡이든 창조든 그들은 그 길을 갈 것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독도엔 관심도 없었던 일본 국민들이

서서히 그 존재감을 인지하고 있다고 하니

시끄럽게 분란 일으키고 국제적인 조롱과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또 갈 것이다

목소리는 우리가 더 큰데 왜 매번 지는 느낌이 들까...

유적지 갈아 엎고 유물도 하찮게 여기는 우리를 보면 참 할 말이 없어진다

나라 뺏은 나쁜 호로새끼라고 욕할 만한 자긍심이 우리한테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위안부의 절규는 이리 묻히고 말 것인지...

초등학생들에게 동화구연하듯 독도의 존재를 알리는 수더분한 할머니의 목소리도 그렇고

너무나 얄밉게 찬찬히 저들은 원하는 것을 향해 무서운 집중력을 낸다

남이 알아주든 말든  조용히 움직이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결과를 낸다

그 정중동의 힘이 국가로 집결될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생각만 해도 싫다

예전처럼 일본 특유의 정조에 빠져 영화를 보지 못했다

마지막 감동스런 찰나에도 저들은 소리도 고함도 치지 않는다

조용한 눈물과 성찰로 그 축제를 대신한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73882 오늘도 아주 포르노같은 뉴스로 덮고 싶은 뉴스가 뭐였을까요? 3 오늘 매립하.. 2015/08/18 2,342
    473881 결혼식 날 받아두고 6 .. 2015/08/18 2,993
    473880 아베가 언급한 만주사변 과 만주국 5 아베담화 2015/08/18 730
    473879 밀레청소기 관심있으신분~ 7 밀레 2015/08/18 1,855
    473878 부부싸움 후 냉전 중인데 아들의 반응이 당황스럽다고 올린 글 좀.. jun 2015/08/18 1,904
    473877 개 몸에 있는 진드기 문의드려요~ 12 글쎄요 2015/08/18 1,641
    473876 삼계탕 먹다 닭뼈가 걸렸어요!! 30 도와주세요 2015/08/18 7,642
    473875 육아휴직중 직장인신용대출 가능한가요? 1 싱글이 2015/08/18 2,037
    473874 자연임신에 좋은방법? 25 궁금이 2015/08/18 4,317
    473873 여러분, 여성 작가이름 좀 찾아주세요! 2 궁금궁금 2015/08/18 639
    473872 송혜교 소속사에서는 주기적으로 네이버에 탑으로 화보사진 올리네요.. 5 탈세 2015/08/18 3,819
    473871 교수 투신 불러온 부산대 사태..어디서부터 어긋났나? 2 ........ 2015/08/18 1,314
    473870 인테리어 리모델링..몇가지 궁금한점(싱크대,마루,화장실) 6 감사 2015/08/18 2,760
    473869 아들 둘이면 나중에 외로울까요., 44 고민만 백번.. 2015/08/18 7,737
    473868 제게 최고의 시트콤과 세친구 이야기 6 시트콤보고파.. 2015/08/18 2,042
    473867 40대분들,,화장품(스킨)어떤거 쓰시나요? 5 스킨 2015/08/18 3,037
    473866 이솝 화장품 써보신분 계신가요? 4 2015/08/18 2,600
    473865 미국,유럽인들은 한글이 그림같다고 하더라고요 26 서양 2015/08/18 5,227
    473864 오지랖이냐 관심이냐 폭력이냐?-82님들과 너무도 함께 읽고픈.... 2 mercy 2015/08/18 853
    473863 요리에 화이트와인 넣으라는데, 대체할거 없을까요T 3 사랑이 2015/08/18 2,640
    473862 박물관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2 졸라아프다 2015/08/18 1,153
    473861 샤오미 홍미노트2, 반나절 만에 80만대 판매 참맛 2015/08/18 1,672
    473860 근데 강용석 연금이 얼마일까요. 2 전직국회의원.. 2015/08/18 1,999
    473859 남편이 밑반찬이랑 국을 안좋아해서 행복하네요ㅎ 16 ... 2015/08/18 4,311
    473858 타일 줄눈시공 만족하세요? 랑이 2015/08/18 1,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