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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딸, 조카라고 생각하고 조언달라고 하신분 봐주세요~

언니 조회수 : 1,381
작성일 : 2015-01-10 11:03:39
에구. 저랑 너무 비슷한 상황이어서;;; 물론 저는 좀더 세상 산 사람이라 헤치고 나오는 중입니다만
꼭 조언을 드리고 싶었어요. 
1. 님의 문제 1 아버님
저는 집안이 거의 다 교육자집안이에요. 할아버지는 교육부 장관하셨고 -_- 모친은 서울안 사립대의 
교수이시고 집안에 교수도, 박사도 꽤 되고요. 그런데 전 과외선생;;; -_-;;;;; 다들 절 사람취급안하셨어요.
석사를 따라 박사를 따라... 근데 제 속내는 모르시고. 사실 저도 과외가 제 업이 될 거라고는 생각
하지 않았는데. 교수인 모친께서 대학 학자금 외엔 돈을 정말 살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적게 주셔서
(이건 나중에 한 썰 풀어야하는 집안의 내밀한 사정 이야기) 내용돈 내가 벌어 돈도 모으고 
풍족히 쓰자, 생각하고 과외를 알바로 시작했는데... 제가 고등학교때 과외받던 걸 돌이켜보니
고등학교 때 한달에 125만원짜리 영어 과외부터 수학은 80만원... 그때가 언제냐면 지금으로부터
22년전이에요. 근데 비싼만큼 선생님이 훌륭하진 않았어요. 제가 왜 공부를 힘들어하고 
어디를 이해못하는지에 대한 관찰 전혀없이 자기가 아는 것만 쏟아놓고 가버리는 사람들이라...
그래서 전 그런 과외샘이 되지 말아야지! 하고 애들과 철저히 소통하면서 애들이 모르는 부분을
끝까지 설명하고 한몸처럼 함께 공부하듯 가르치면서 성적이 막 오르기 시작했고 
과외가 너무 재미있어져서 제 직업이 되어버린거죠.
중간에 미국동부로 유학도 다녀오고... -집안에서 제발 공부하라고... 학위 더 따라고.. -
결국 미국 중부에서 경영학석사과정도 마치고 옵니다.. 그때 꽤 번듯한 대기업에 
들어갈 기회도 두번이나 되었어요. 그러나. 결국 과외를 택하고... 과외하면서
작은 제 영어 교습소를 사교육 1번지라는 동네에 오픈합니다. 그전까지는
엄마의 경멸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제가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좋아하셨지만.
창피해 죽겠다면서 펄펄 뛰십니다. 때때로 자랑스러워하시다가도 뭔가 수틀리면
정말 무슨 천민대하듯... -_-;;;;  그러다 아무래도 제가 제 교습소 열고 차차 키워나가니
암말 못하시더군요. 이제는 조금 안정적인 것같아요. 과외를 하면서도 불안정한 적은 
없었어요. 워낙 열심히 일하니 수업이 끊이지 않았고 저도 최대한 많은 수업을 했구요.
과외가 불안정하다, 는 자신만의 남다른 컨텐츠와 분위기, 자세를 갖지 못했을 때에
더 크게 느껴지는 듯해요. 난 정말 전문인이다! 생각하고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가세요
한결같은 꾸준함으로.. 초심을 잃지 말고.. 13년 그렇게 했더니 결국 제 교습소 열게되고
알차게 잘 꾸려가고 있어요. :) 그리고 이젠 학원으로 키워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중이에요.
이런 코스로 간다면 아버님 반대... 생각할 겨를도 없을거에요. 너무 걱정마세요. 

2. 님의 문제 2 남자친구, 결혼

저 결혼한지 얼마 안되었어요. 정말 평생 혼자 살 줄 알았고 사실 일을 저렇게 하다보면
남자만날 시간도 없구요. 그런데 어찌어찌 만나서 결혼했네요.
웃기는 건.... 그 남자가 고졸이에요 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가끔 여기 게시판에 남자가 고졸이면 부부동반 모임에서 남편이 못어울린다느니
결국 살면서 수준차이가 난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는데.
제 주변에도 서울대 나왔는데 고졸남편있는 여자분있어요.
오 너무너무 잘 살아요 이렇게 얘기하면 '남자가 여자 귀한거 잘난거 받아주고 
그래서 그런거 아냐?' 이런 소리하실 분 또 있는데 아뇨. 동등하게 잘 살아요.
대학안나왔다고 능력없고 성격찌질하고 멍청한거 아니거든요.
제 남편도 저 정도로 벌고 둘이 합쳐 월 2000까지 될 때도 있구요.
제 남편은 전문직이에요. 고졸임에도. 그 옛날 IT부흥기에 천재... 어쩌고 하면서
뜬 사람이고 지금도 그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실력자거든요. 굳이 대학갈 필요
없어서 안간거고... 장모자리가 교수라 첨에 걱정은 했지만,,, 
이사람 친구들도 의사도 있고 변호사도 있고 사업가도 있고 다양해요. 그렇다고 
무시당하거나 이런 적도 없고. 제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고 다들 성격좋다고 좋아하구요.
무슨 일이 생기면... 사기를 당하거나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면 이사람에게
많이 상의를 하고 도움도 받고 그래요. 
학벌이 문제가 안된다는 말씀이에요... 사람을 잘 뜯어보세요. 성격은 어떤지
사는 모습은 어떤지, 님의 성향과 잘 맞을 지만을 보세요. 학벌은 정말 
별거 아녜요. 서울대 나와도 평생 일안하고 사는 남자도 있고.
제 남편은 지적인 면에서도 제가 만났었던 전문직 남자들에 비해 전혀 손색없었고
능력면에서도 전혀. 그리고 성격이나 취향이 너무너무너무 잘맞고 저를 끔찍하게
아껴줘서 정말 두려움없이 선택할 수 있었어요. 저희 집에선 첨에 길길이 뛰고
2년이나 반대하고 미뤘지만 제 나이땜에... 쿨럭.. 게다가 남편이 연하다 보니
뭐 어쩔 수 없이 받아준다 뭐 이런 식이긴 했지만 중간에서 제가 그사람 자존심
안다치게 하기위해 별의 별 짓을 다하면서 막느라 참 힘들긴 했어요.
남자를 만나는 문제만큼은 정말 신중해야하기때문에, 찬찬히 잘 보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근데 우린 선생질하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지적인 면... 이 잘 
안맞으면 좀 싫을 수도 있어요. 생전 책한권을 읽지 않는다던가 맞춤법 자주
틀리거나 상식이 부족하거나 하면... 그런 부분을 잘 살펴보세요. 그런지 
안그런지. 만약 그렇다고 해도 괜찮을지 어떨지. 

에구 전 또 수업하러 가야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만, 
저랑 매우 비슷한 상황들이 언뜻언뜻 보여서...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선택은 신중하되 내가 선택하면, 성공하기 위해 밀고나가라.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화이팅이에요 님! :) 
할 수 있어요. 할 수 있다니까요? 
정신적 독립이 가장 중요해요. 나도 그거 하느라 정말 이십년 걸렸어요 ㄱ- 

   
IP : 104.207.xxx.11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클라이밋
    '15.1.10 1:09 PM (175.120.xxx.34)

    감사합니다.. 댓글에는 의견이 분분해 고민이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여기도 세대가 갈리는 곳이었네요 ㅎㅎ 일단 종합적으로 결론난 것은 제 자신에 대해 좀 더 성찰해봐야겠다 네요. 글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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