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박지에 그린 소품들과 직접 쓴 편지들이 대부분이지만, 어떤 그림보다 한지에 쓰고 그린
그 그림편지가 너무 감동적이더라고요.
본인은 생활고와 영양실조로 서서히 죽어가는 과정이지만,
일본에 있는 두 아들에게 곧 만나서 꼭 놀이공원을 같이 가자거나,
장난감을 사줄거라 편지로 약속하는데 참 슬프면서도 뭉클해요.
낙원에 사는 아이들처럼 복숭아들과 어울려, 벌거벗고 둥글둥글한 그림이 너무 행복해 보이고,
엄마, 아빠 두 아이가 네 머리를 가진 한 몸처럼 자주 표현한 그림도 아름다우면서도 뭉클하네요.
-----
저희는 민속박물관쪽을 자주 가는데, 그 길에 전시 홍보 깃발같은 게 많이 붙어 있어요.
작년에 예전 인사아트 센터 자리에서 박수근전을 했는데, 관람료가 비싸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못갔어요.
작은 홍보 깃발에 박수근의 나목이 있는 걸잠깐 설명해 준 적이 있는데,
( 전시해설사가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서 비슷하게 따라서 )
그걸 아이가 기억하더라고요, 박수근 그림이 워낙 특이하기도 했지만.
좋은 동네에선 무의식적으로 좋은 문화에 많이 노출되는 거 같아서 부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