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꾸 궁금해지는 동네 사장님들.

깍뚜기 조회수 : 3,094
작성일 : 2015-01-08 22:10:25
동네에 저혼자 괜히 설레는(?) 가게가 두 군데 있습니다. 
두 분의 특징은 모두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 

# 1. 
아침, 저녁마다 지나는 이 가게는 
부부가 운영하는 세탁소.
남자 사장님은 아마 50대 후반, 60 가까이 되신 것 같은데, 
탤런트 심양홍씨 베이스에 임현식씨 이펙트를 넣은 외모~
동네 세탁소가 그렇듯 복닥복닥 작은 공간에 옷가지, 큰 다리미판, 한켠엔 수선 도구들이 빼곡하게 있어요. 
구수한 아저씨 같으면서도 묘하게 씨니컬한 말투가 개성인데요. 

예를 들면, 이런 대화. 

엉덩이가 찢어질랑 말랑한 남편의 양복바지를 들고 갔습니다. 

왜 자꾸 이 부분만 금방 닳을까요?
음.... 살쪄서 그래. 

아 -_-;;; 

수선 찾으러갔더니 동고;;;부분 분노의 오바로크 ㅠ 

여자 사장님은 뿔테 안경, 커트 머리 씩씩한 여전사 이미지로, 
정해진 시간에 장갑 끼고 배달 착착착, 노란 컨테이너 번쩍번쩍 들고 동네를 도십니다.    
남자 사장님은 배달하는 것 못 봤어요 ^^ 

암튼 심양홍+임현식 믹싱 세탁소 주인장의 취미는 바로 
클라리넷이에요. 
어느 날 조용한 시간에 지나가다 쌩뚱맞은 목관악기 소리가 어디서 나는가 했더니
업장 유리문 안 행어형 옷걸이 옆에 보이는 클라리넷이! 
일하다 심심하실 때마다 부시나 봅니다. ㅎㅎ
생초보는 분명 아니고요. 
목관악기라 그런지, 뽀얀 세탁소 스팀과 뭔가 잘 어울리겠다는 이상한 생각이....
연말엔 "저들 밖에 한밤중에..." 를 들으며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꼈습니다. 
 

#2. 
동네 유기농 매장 사장님. 
주로 탄산수, 쌀, 만두, 김, 꿀짱구;; 사러 가는데요. 
카스 친구 등록을 하면 품목 세일 혜택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친구가 되었는데
종종 음악을 올리십니다. 
(여러모로 매력 넘치시는데 부끄러워서 자세히 못 쓰겠음;; 왜때무네 ㅎㅎ)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한 공감가는 짧은 글도 올라오고요. 
카스나 카톡에 올리는 '공감글' 중에 진짜 공감가는 글은 정말 드문데 말이죠 ㅋ
이러저러한 젊은 시절을 거쳐 요렇게 저렇게 사상적 변화(?)를 거쳐 
유기농 매장을 운영하게 된 것인가... 혼자 막 소설을 써보고요. 

근데 선곡이 은근히 제 취향인 것이어요 
오오. 
뉴 트롤즈, UFO 같은 고전이랄지 
힌디 자흐라 같은 매력적인 보컬이랄지 
크리스 보티 트럼펫 연주 등... 

그렇다고 알은체하며 
저... 미니약과 얼마에요? 그런데... 어제 올리신 음악 좋았어요, 힛. 
오분도미 아직 안 들어왔나봐요.... 저기... 힌디 자흐라 어떻게 아시게 됐어요? 
--> 이럴 수는 없잖아요 ^^ 


귀를 쫑긋 세우며 세탁기 돌아가는 박자에 맞춘 클라리넷 연주
카스에 올라올 선곡을 기대합니다~



IP : 175.223.xxx.24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케시즘
    '15.1.8 10:28 PM (211.36.xxx.200)

    세탁소 사장님 얘기는 마치 하루키 단편 보는 듯^^

    어느 동네 세탁소인지 단골하고 싶네요~

  • 2. 훈훈한 거기까지만
    '15.1.8 10:30 PM (58.143.xxx.76)

    옷은 별개
    닭으로 금방 변신하려는 아이교복
    맡겼더니 구스다운 털 그대로더군요.
    정해진 시간에 찾으러 갔더니 회식이라
    써붙이고 일찍 문닫고 가버리심
    월욜 교복못 입고 갈 상황이었음.
    그냥 사람만 반가움. 일은 별루 ㅋ

  • 3. 마리
    '15.1.8 10:41 PM (14.53.xxx.227)

    오~ 오묘환 조화로군요.
    세탁소 사장님은 다림질도 예술적으로 섬세하게 다려주시려나요^^;

  • 4. 깍뚜기
    '15.1.8 10:59 PM (175.223.xxx.244)

    훈훈한님 / 훈훈함이 비극으로 끝났네요 ㅠㅠ

    다케시즘님 / 뭔가 사연이 있을 것만 같아서 혼자서 상상해보곤 합니다 ㅎ
    특별히 세탁실력이 좋으신지는 모르겠고요. 서울 동쪽 변두리랍니다 ^^

    마리님 / 만약 색소폰이었다면 그런가보다 했을 텐데, 클라리넷이란 게 신선했어요

  • 5. 하하
    '15.1.8 11:04 PM (175.118.xxx.61)

    한편의 단편소설 읽는 기뷴...
    기분 좋아졌어요 입가에 미소가..
    오분도미와 미니약과의 콜라보레이션 ㅋㅋ 넘 잼나네요

  • 6. ...
    '15.1.9 12:52 AM (119.67.xxx.219)

    분노의 오바로크ㅋㅋㅋ
    저도 분노의 양치질하고 잘까 했는데
    유쾌한 글 덕에 얌전히 씻고 잘랍니다. 굿나잇이요^^

  • 7. 아니
    '15.1.9 12:53 AM (58.143.xxx.76)

    깍뚜기님 이셨구나! ㅋ
    글쓴이를 거의 보지 않는지라 어쩐지! ㅎㅎㅎ

    거기 유기농매장 함 다녀오고 싶어지는군요.
    나도 유기농매장 주인하고픈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열심히 사다 먹음. 오분도미 꿀짱구 저도
    애용품목임!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6155 애티튜드나 처세술 매너등을배우는곳은없나요? 1 꼬슈몽뜨 2015/07/22 1,160
466154 밤에 술먹자고 남편 불러내는 아주버님 2 열나 2015/07/22 1,282
466153 이과생 학부모님께 여쭤봅니다 5 과학 2015/07/22 2,010
466152 니신 컵라면..괜히 봤어요.. 2 으헝 2015/07/22 2,099
466151 집주인이 집을 팔거라는데 집을 안보여줘도 되죠. 23 호롱 2015/07/22 5,444
466150 내 아이 심리, 재능 찾아주는 MT다원재능 검사 써니지니맘 2015/07/22 1,494
466149 세월호463일) 아홉분외 미수습자님..당신들을 기다립니다! 9 bluebe.. 2015/07/22 625
466148 이연복 셰프님 칠리새우 7 칠리새요 2015/07/22 3,958
466147 길고양이한테 먹을것좀 안줬으면 좋겠어요 62 .... 2015/07/22 6,032
466146 인생이라는 거요.. 뭐 별거 있던가요..? 18 ... 2015/07/22 5,215
466145 코스트코에서파는 생연어요 6 연어 2015/07/22 2,846
466144 너무 미운 사업주 밥값아껴주기 싫은데 어떻게 할까요? 2 고민중 2015/07/22 1,013
466143 루이뷔통 페이보릿MM 10 ... 2015/07/22 3,047
466142 이명박이 깨끗하대요 시아버님이 헐.... 9 환장하겠어요.. 2015/07/22 1,674
466141 초2아들...자기는 왕따라고 합니다 16 불안한엄마 2015/07/22 4,476
466140 길고양이에게 음식 주는거.. 13 동글 2015/07/22 1,789
466139 김수현 아버지 새로 꾸린 가정에서 낳은 딸이면, 이복동생 서류상.. 30 아닌가 2015/07/22 83,682
466138 물고기 이름이 뭘까요 6 ... 2015/07/22 625
466137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 어때요? 2 요비요비 2015/07/22 1,493
466136 40대 여성 여러분, A컵 가슴 VS C컵 - 어느 쪽이 더 좋.. 23 사이즈 2015/07/22 6,875
466135 40대후반.. 알레르기두드러기 가려움증 5 궁금 2015/07/22 5,449
466134 예전에 갔던 히로시마주변 전통음식점을 찾아요~ 꼬맹이 2015/07/22 734
466133 내가 먹어본 피코크 11 호기심 천국.. 2015/07/22 8,401
466132 [도움 절실] 두 달에 20킬로 빼겠다고 남편한테 각서 써줬어요.. 28 중년의 다이.. 2015/07/22 5,678
466131 고1 이과 수학 공부 조언 부탁드립니다. 4 안단테 2015/07/22 2,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