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의 특징은 모두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
# 1.
아침, 저녁마다 지나는 이 가게는
부부가 운영하는 세탁소.
남자 사장님은 아마 50대 후반, 60 가까이 되신 것 같은데,
탤런트 심양홍씨 베이스에 임현식씨 이펙트를 넣은 외모~
동네 세탁소가 그렇듯 복닥복닥 작은 공간에 옷가지, 큰 다리미판, 한켠엔 수선 도구들이 빼곡하게 있어요.
구수한 아저씨 같으면서도 묘하게 씨니컬한 말투가 개성인데요.
예를 들면, 이런 대화.
엉덩이가 찢어질랑 말랑한 남편의 양복바지를 들고 갔습니다.
왜 자꾸 이 부분만 금방 닳을까요?
음.... 살쪄서 그래.
아 -_-;;;
수선 찾으러갔더니 동고;;;부분 분노의 오바로크 ㅠ
여자 사장님은 뿔테 안경, 커트 머리 씩씩한 여전사 이미지로,
정해진 시간에 장갑 끼고 배달 착착착, 노란 컨테이너 번쩍번쩍 들고 동네를 도십니다.
남자 사장님은 배달하는 것 못 봤어요 ^^
암튼 심양홍+임현식 믹싱 세탁소 주인장의 취미는 바로
클라리넷이에요.
어느 날 조용한 시간에 지나가다 쌩뚱맞은 목관악기 소리가 어디서 나는가 했더니
업장 유리문 안 행어형 옷걸이 옆에 보이는 클라리넷이!
일하다 심심하실 때마다 부시나 봅니다. ㅎㅎ
생초보는 분명 아니고요.
목관악기라 그런지, 뽀얀 세탁소 스팀과 뭔가 잘 어울리겠다는 이상한 생각이....
연말엔 "저들 밖에 한밤중에..." 를 들으며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꼈습니다.
#2.
동네 유기농 매장 사장님.
주로 탄산수, 쌀, 만두, 김, 꿀짱구;; 사러 가는데요.
카스 친구 등록을 하면 품목 세일 혜택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친구가 되었는데
종종 음악을 올리십니다.
(여러모로 매력 넘치시는데 부끄러워서 자세히 못 쓰겠음;; 왜때무네 ㅎㅎ)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한 공감가는 짧은 글도 올라오고요.
카스나 카톡에 올리는 '공감글' 중에 진짜 공감가는 글은 정말 드문데 말이죠 ㅋ
이러저러한 젊은 시절을 거쳐 요렇게 저렇게 사상적 변화(?)를 거쳐
유기농 매장을 운영하게 된 것인가... 혼자 막 소설을 써보고요.
근데 선곡이 은근히 제 취향인 것이어요
오오.
뉴 트롤즈, UFO 같은 고전이랄지
힌디 자흐라 같은 매력적인 보컬이랄지
크리스 보티 트럼펫 연주 등...
그렇다고 알은체하며
저... 미니약과 얼마에요? 그런데... 어제 올리신 음악 좋았어요, 힛.
오분도미 아직 안 들어왔나봐요.... 저기... 힌디 자흐라 어떻게 아시게 됐어요?
--> 이럴 수는 없잖아요 ^^
귀를 쫑긋 세우며 세탁기 돌아가는 박자에 맞춘 클라리넷 연주
카스에 올라올 선곡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