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일단 청바지가 만원 씩 더 내린 것들이 있어요. 이만구천원. 요기 청바지가 핏이 괜찮다고 그래서 하나 사입어보니 가격 대비 아주 좋습니다. 삼십만원 프리미엄 진 못지 않은 다양한 라인. 소재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이 정도면 만족. 재단과 워싱이 정말 여러 가지에요. 좀 어두운 걸로 골라 하나 들고, 다음 칸을 둘러보니 스팽글로 덮인 플랫슈즈가 이쁩니다. 자라 신발은 잘 사야 됩니다. 제 발에 맞는 사이즈라도 모양만 신발이고 전혀 신발 기능을 못 하는 것들이 많아서. 아치 모양이 제 발과 전혀 안 맞는 것 같아요. 볼이 문제가 아니라. 플랫 슈즈도 구두골이 분명 같은 것일텐데, 매우 편한 것부터 아예 신고 서있을 수 없도록 불편한 것까지 여러 종류입니다. 이 슈즈는 실내화같이 편한데다, 발도 커보이지 않습니다. 가격도 또한 이만구천원. 일단 요것만 사고 이웃의 다른 자라 매장으로 이동합니다.
여기서 볼 것은 원피스입니다. 전에 샀다가 사이즈가 커서 환불한 것이 이만원씩 더 내려서 약 오만원. 더 작은 사이즈가 남아있네요. 입어보니 괜찮습니다. 이 원피스는 버건디 색에 몸에 딱 붙는 디자인이라 기분 전환용으로 입기에 좋습니다. 출근용으로는 좀 그렇지만요. 사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악세사리를 둘러보니, 목이 긴 양가죽 장갑이 거의 70프로 세일 중입니다. 제 손에 맞는 라지 사이즈 있네요. 음... 그런데 손톱 부분이 없고, 손등이 좀 보이는 뭔가 아방가르드한 디자인. 아까 그 버건디 원피스에 이 놈을 끼고 킬힐 신고, 그리고 저기 옆에 걸린 호피 무늬 찍힌 구만구천원 페이크퍼를 입어주시면 어떤 남자라도 무서워서 다가오지 못할 것 같아요 ㅋㅋ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가볍고 재미있어서 삽니다.
그래서 불룩한 비닐백을 들고 친구를 만나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집으로 왔습니다. 엄마가 보내준 고기를 구워서 역시 엄마가 보내준 만두를 넣은 라면에 또 엄마가 보내준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옷을 다시 입어보니 다 잘 어울립니다. 인생 모 있나, 배 부르고 행복합니다. 이제 막걸리 한 잔 마시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