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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얼떨결에 미사참례하고 왔어요

8년 냉담자 조회수 : 1,813
작성일 : 2015-01-08 11:26:30

얼마전에 인터넷 성물방에서 묵주팔찌를 샀어요

팔에 하고다니긴 하는데 축성받아야할텐데 싶어서 내내 찜찜해했고

몇년 전에 성경필사 구약부터 하다가 끊어졌는데

새해도 되고 신약부터 다시 하고싶은 마음이 들어 필사노트도 사야겠다 싶었구요

결정적으로 아침밥 하다가 커터칼에 손가락을 다쳤는데 메디폼이 다 떨어졌더라구요

밴드 붙여놓으니 물 닿을때마다 쓰리고 해서 메디폼도 사야겠고

며칠동안 대문 밖을 한번도 안나가기도 했고해서

성당 평일미사시간을 검색해보니 오늘 10시더라구요

미사 끝날때쯤 가서 축성받고 노트사고 약국 들렀다 오자 생각하고 성당으로 갔어요

도착하니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게 되어서 밖에 있으려다가 춥기도 하고

여기까지 와서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해서 들어갔어요

신부님 강론 중이시더라구요 한참 듣고 있는데 갑자기  달라진 제모습이 느껴졌어요

예전에는 성당에 들어서기만 해도 울컥하고 눈물이 줄줄 쏟아져서 미사할때마다 울었거든요

그래서 미사참례하는게 좀 꺼려지기도 했어요 미사때마다 우니까 다른 분들께 죄송하기도 하구요

근데 오늘은 눈물이 하나도 안나고 그냥 너무도 일상적인 느낌, 매일 하던걸 하는거 마냥

마음도 가볍고 그런 제모습이 오랫만이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고 그랬어요

전 어릴때 세례받아서 초등 중등 고등 대학생까지 거의 성당에서 살다시피 했거든요

그때의 그런 느낌, 그냥 편하고 내 집같은... 좋았어요

그러면서 교무금도 다시 내고 주일에 성사도 보자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미사 끝나고 사무실 들러 교무금 정리하고 성물방에서 필사노트도 사고

신부님께 묵주 축성도 받고 가뿐한 마음으로 돌아왔어요.

늘 다시 가야지 가야지 무겁던 마음이 어떤 계획도, 다짐도 없이 이렇게 되어버린게 좀 얼떨떨해요.

 

암튼 다시 흐지부지해질까봐 여기 신자님들도 많으신거 같아서 말씀드려봅니다^^

이 마음 그대로 주일날 꼭 성사보기를 ㅎㅎㅎ

괜시리 길기만 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115.126.xxx.10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호수풍경
    '15.1.8 11:30 AM (121.142.xxx.9)

    사탄은 성당을 아예 가지 말아야지...
    이런 맘이 들게하지 않는데요...
    그저 다음주에 가지~~
    이렇게 미루게 만든데요...
    하느님이 님을 엄~~~청 사랑하시나봐요...
    기다리다 지쳐서 그냥 끌고 성당으로 가셨구만요...
    시작을 잘 하셨으니 주일날 성사 보시고 다시 하느님 품에 안기세요...
    부러워요.... ㅜ.ㅜ

  • 2. 축하
    '15.1.8 11:32 AM (59.1.xxx.104)

    저도 몇년째 쉬고 있다가..
    지난 연말 판공성사날에 판공보고 왔어요
    저도 성당가면 울컥울컥해서 힘들었는데 판공볼 때는 괜찮더라구요
    지난번 성사볼 때 하도 울어서 진짜 민망했었는데 ㅎㅎ
    암튼 그 기회로 성당을 다시 다녀보려고 하는데
    주일마다 놀던 버릇이 있어서 자꾸 놓칩니다(저만 다니거든요)
    이번 주에는 꼭 주일미사 참석해야겠어요
    원글님 덕분에 저도 새마음 갖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 3. 부럽네요.
    '15.1.8 11:36 AM (122.128.xxx.28)

    마음 기댈 언덕이 있다는 건 좋은 겁니다.

  • 4. 원글
    '15.1.8 11:41 AM (115.126.xxx.100)

    모두 감사드립니다^^

    늘 마음은 가있었는데 몸이 안따라주다가..
    오늘 소소한 여러가지 일들이 겹치면서 신기하게 이렇게 되었네요.
    참 좋아요^^ 세상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걸 맘으로라도 실컷 말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거요..
    오늘 그걸 다시 깨닫고 왔어요. 이 마음이 오래오래가길 바랍니다.

    모두 편안한 하루 되시길요^^

  • 5. ...
    '15.1.8 11:47 AM (116.37.xxx.155)

    돌아오신 것 너무 축하드립니다!^^

  • 6. 저도 오전미사 다녀왔어요.
    '15.1.8 11:48 AM (175.192.xxx.241)

    축하드립니다.^^

  • 7. 6769
    '15.1.8 12:27 PM (58.235.xxx.85)

    주님께서 자연스럽게 인도하셨네요^^
    축하드리구요~
    신앙생활 열심히 한다고 세상의 모든고통이
    피해가는건 아니지만~
    고난이 올때 마다 주님안에서 뜻을 찿고
    또 용기내어 사는 삶~
    그것이 믿는 이들이 갖는 축복아닐까요~
    주님안에서 늘 평안 하시길‥

  • 8. 그게
    '15.1.8 2:30 PM (180.224.xxx.207)

    원글님의 마음속 바람을 듣고 하느님이 자연스럽게 끌어당겨주셨나봐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내 기도가 이런저런 방식으로 이루어지면 좋겠다~~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모르는 사이에 생각도 못한 방법으로 자연스레 이루어져있는 경우요.
    매번 내가 내 결심으로 이룬 듯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니었어요.

    저희 막내가 성당 다니다가 가끔 꾀를 부리고 가기 싫어할 때가 있는데
    늘 다니는 길인데도 희한하게 성당 다녀오는 길에만 사람을 따르는 예쁜 길고양이를 만나요.
    그래서 이제는 아이가 성당 끝나고 오는 길에 또 고양이 만나고 싶다며 스스로 갈 준비를 해요. 제가 억지로 데리고 가지 않아도...

  • 9. 원글
    '15.1.8 2:48 PM (115.126.xxx.100)

    네. 모두 환영해주시고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무거운 마음이 활짝 개었어요
    어렵고 발걸음 무거웠던 길인데 너무도 가볍고 즐거운 마음이 드는게 신기하고
    앞으로는 잘 살 수 있을거 같은 용기도 생기구요^^
    오늘 밤에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자야겠어요. 기도 중에 우리님들 기억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10. 랜드마크
    '15.1.8 7:42 PM (182.212.xxx.144)

    오늘 우연히 지나가다 안성에 있는 죽산성지를 가게됐어요
    고해도 하고 가정미사도 넣고 미사독서도 하고 어찌나 뿌듯한지요 매일(월욜제외) 11시에 미사있으니 가까운분들 한번 들리세요
    신부님이 강론을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해주셔서 느끼는 바가 많았답니다

  • 11. 랜드마크
    '15.1.8 7:43 PM (182.212.xxx.144)

    깜빡 했네요
    원글님 다시 나오셔서 기뻐요
    주님 은총 가득하시길 빕니다^^

  • 12. ...
    '18.9.6 4:15 PM (210.100.xxx.228)

    지금도 열심히 다니시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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