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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990년 이대기숙사

해외동포아짐 조회수 : 5,891
작성일 : 2015-01-07 13:11:13
학교서열, 잘났다 못났다 이런글 아니구요. 그냥 25년전 풋풋하던 시절의 추억이 생각나서 그냥 적어보는거예요~.

예전에 흔히 미국교포들의 고국에 대한 시계는 이민가던 그때로 멈추어있다고들 했는데, 저도 별수 없는지 오래된 기억은 되려 선명해지네요. 그나마 요즘은 한국소식도 실시간으로 알게 되지만 그래도 "내가 한국에 있었을때 몰랐던것/없던것" 이 지금은 다-있는사실에, 가끔 신기해하면서 사는 아짐이예요. 그게 뭐냐구요? 가령 아보카도나 마스카폰 치즈같은거^^ 요즘 신문을 보니, 이대기숙사짓는 문제로 시끌시끌하길레 그냥 옛생각이 나요. 이제부터 그냥 반말체...

"똑같네"

지금의 나보다 한살이 적던 우리엄마는 60년대말에 자주 놀러온 이대기숙사가 똑같다고 했다. 그러니까 60년대와 90년대의 기숙사가 똑같다는 뜻? 무슨무슨 경제 5개년계획과 새마을 운동과 올림픽도 이미 다 끝났는데?!  재수하지 않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닌다는 신나는 마음에 그까짓것 아무 상관도 없었고, 기숙사앞 나무앞 비탈길에서 눈물을 보이는 엄마에게 나는 그저 부모 떠나 서울생활을 한다는거에 마음이 들떠 엄마의 서운함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대학에 붙어 기숙사추첨에 당첨되니 우리엄마는 수소문하여 시장에 가서 이대기숙사 규격에 맞는 이불을 맞췄는데 - 큰 시장의 이불집은 각 대학 기숙사 사이즈를 가지고 있었음 -가지고 가니 딱 맞춤. 침대의 크기는 응급실 크기, 매트리스가 아닌 앏은 윗몸일으키기 매트같은게 깔려 있었고, 가로세로 50센치 정도 될것 같은 책상에 벽에 붙은 나무 옷장 하나가 내게 주어진 가구였던거다.

방에 들어가니 기다리던 2학년언니가 덥썩 (방언니라 부름) - 유머감각 끝내주던언니였음 - 인사를 하는데, 처음 들어보는 전라도 사투리로 (넘 신기했음 처음엔) 그럼서 "야들아, 내가 벌써 방팅주선해놨다야. 내일 고대 기숙사랑 티카티카에서 방팅하기로 했어야. 준비해라잉."  이러는 거임. 그리하여 내 2년간의 끝도 없는 받팅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거.

짐을 풀고, 빨간색 금성 카세트플레이어랑 이승환 변진섭 푸른하늘 테이프도 꺼내놓고, 책상에 놓을 백열등 스탠드도 다 풀어놨는데, 대학왔으니 콘택트렌즈랑 소독기도 있는데, 전기 콘센트가 없는거다.  방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중에 아저씨가 오셔서 다 설치해주실꺼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주더군.  뭐시라? 전기 콘센트를 방에서 못쓴다고????  정말 나중에 아저씨가 오셔서 하나하나 해체하셔서 전선을 꼬아 각 전기기구를 이어주셨다는. 이 말도 안되는 60년대 방식을 경험할줄이야. 그런와중에 자기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있던 우리 방언니가 기숙사 시설을 알려준다며, 전화받는곳, 빨래하는곳, 머리드라이하는곳 (다림질 같은장소), 공동목욕탕,  매점 등을 투어시켜주심. 방에서는 엄격히 스탠드, 카세트 플레이어 정도만 쓸수 있고, 콘택트렌즈 소독기는 세면장옆 전기콘센트를 이용할것이며, 머리드라이는 지하의 드라이실, 워드프로세스를 가진자는 1층 식당에서 이용할것을 친절히 알려주셨음. 누군가가 드라이기를 몰래 이어쓰다가 방에서 불이 날뻔했다면서. (이게 가능한 이야기임? 지금도 모르겠음.)  공동 목욕탕은 일주일에 2번 저녁시간에 개장하는데, 탕목욕을 할수 있는 장소로 몸매좋고 벗은몸에 민감하지 않은 아이들은 약속을 잡아 뜨뜨하게 목욕하고 서로 등도 밀어줬지만, 몸매 안되고 나체신비주의자들은 부러부러 목욕가방을 싸들고, 신촌 장미여관 옆에 장미 목욕탕까지 원정을 갔었더랬다.

더운물은 정해진 시간에만 나오는데 (오전과 저녁 점호 이전) 그 시간이 되면 다들 아이스크림 머리를 하고, 대야하나에 치솔통 비누 들고 세수하러 세면장에 가는데 - 매일 샤워를 안한것 같기도 함 - 세면장에 쭉 - 서서 세수하고 양치하고 다리 번쩍 들어 발을 씻고 세면장을 오가는 아이들로 쓰레빠를 딸딸거리면서 끄는 소리가 복도마다 시끄러웠다는.  그게 끝나면 11시에 사감선생님이 오셔서 친히 사람갯수 확인하고 "안녕히 주무세요" 합창하면 하루가 마감.  그럼 우리는 밤에 피는 장미처럼 미리 사다놓은 민주떡볶기 먹는 모드에 돌입, 순대 만두 떡볶이 배터지게 먹으면서 남자이야기에 꽃을 피움. 장래나 취업이야기따위는 없음. 여름 근처가 되면 10시전에 교문밖을 휘적휘적나가 문닫기 직전의 선다래분식에 들러 떨이딸기가 듬뿍 들은 빙수를 배터지게 먹음. 이거슨 진정한 기숙사인이 아니면 즐길수 없는 행복이라며 모두들 딸기반 얼음반에 환호성을 지르면서..

왜, 매점에는 안성탕면만 팔았던건가.  신라면 너구리 그때도 라면은 많았는데... 대부분 아이들이 라면을 커피포트에 끓여먹었는데 - 그때는 작은 전기솥이 없었나...? -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그 안에 안성탕면을 통채로 집어넣어 끓는동안 기숙사 냉장고에 혹시 김치가 없나 찾아다님. 전국방방곡곡 엄마들이 보내주신 김치들도 학생용 냉장고에 있었는데 다들 "김땡순" 이렇게 이름붙여서 도난방지. 간혹 김치도둑이 있어 공분을 사기도 했음..

나만 그랬는지 다들 그랬는지, 대학을 가는것이 목표이지 대학이후에 별 목표없던 철없던 아이들이 많았던지라, 나의 학점은 유명투수의 방어율과 맞먹을정도였는데 게중에 간혹 공부를 열심히 하는애들은 기숙사 안에 있던 도서실에서 열공하던 기억도 남. 나는 뭐, 이틀걸러 방팅, 조인트 동문회.  밤 10시 50분에 이대역에 도착하여 10분만에 기숙사까지 뛰어들어오는  축지법을 발휘한적도 여러번임. 지금 생각하면 칼루이스 수준으로 달린것이다.

깨끗한척 하지만 진짜 드러운 것이 20대 여자임이 분명하도다. 한번도 안해본 빨래를 하려니 괴롭기도 했지만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세탁기가 없이 손빨래를 한다는 것이었음. 말이 안되는거지. 세탁기가 없을수 있다니. (세탁기는 91년에 생겼는지 하여간 나중에 생긴것 같음.)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건, 다들 솔 하나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건 청바지를 빠는 용도. 청바지를 척 펼쳐놓고 솔로 쓱쓱 문질러서. 손빨래를 해야하니 빨래를 비눗물에 담궈놔야 그 때가 빠지는데 게으른 아이들은 몇날며칠을 방치하여 결국은 빨래에 곰팡이. 한해에 팬티와 양말을 50개 이상씩 사던 아이들이 그때의 기숙사 아이들^^^. 으 드러워요... 그와중에 우리 방언니는 곰팡이 제거법을 터득했다면서 알려주곤 했다..ㅋㅋ

전국방방곡곡 여학생들이 모여 전국방방곡곡 사투리로 떠드는데 지역감정 완전 격해질때가 있었으니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결승전에 지방팀들이 올라갈때였던거지. 도끼눈으로 서로의 팀을 응원하다가 살벌한 분위기로 째려보며 응원하는데, 그러다가도, 방학이 되기전에 다들 지방으로 돌아가면 SBS가 안나오니까 한마음으로 아쉬워하면서 드라마나 쇼같은걸 시청했는데... 뭐 지방사람들은 모래시계 (이거는 제가 졸업한후이긴 합니다만) 못봤다고요? 그래 못봤다 왜???!!!!

그러던 시절이니, 7대의 전화로 (그것도 받는거만@!!)  6백몇십명이 나눠쓰는 시스템이라, 기숙사에 친구가 많은 사람이나 사생의 남자친구들은 7대전화번호를 기본으로 다 외우고 있었던거다. 수십번을 시도해야 한번걸리는전화. 그러면 기숙사 서무 언니 (두 언니가 있었음)가 방으로 방송을 해주는데, "김땡순 3번전화 받으세요" 그럼 최선을 다해 전화기가 있는곳으로 뛰어야 하는거다. 각 층에 전화모여있는데가 있었음.  조금늦게 뛰다가는 흔하게 전화가 끊어져버리고 만다. 왜냐, 대기기간이 너무 길어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아님 밑에서 끊어버리는거. 우쒸. 이멜도 없고, 연락은 전화나 아니면 어디 서점앞이나 연대앞 독다방같은곳에 붙여놓은 메모로 하던시절에, 식당이 있던 2층에는 우편함이 있었는데 그게 꼭 한약방 서랍처럼 생겨서 방방마다 하나. 좋아하는 남자에게 손편지가 오면 가슴 절절하게 읽던 재미가 있었는데^^.

저녁식사식권은 15개, 그럼 반은 안에서 반은 밖에서 먹으라는 소리인거지. 원래 안에서 먹는 친구는 주로 안에서, 밖으로 돌아댕기는 애들은 식권이 남아돌아서 남는걸 서로 나눠주기도 하고, 기숙사밥이 지겨운 나는 맨날 친구들에게 송이분식 가서 순두부찌개먹자고 꼬시곤 했는데 (처음 천원에서 방학만 끝나면 100원씩 올랐음), 지금은 아-주 유명해진 친하던 남자애가 "누가, 왜 이대앞에는 밥을 반만 줘요?" 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 기숙사는 점심도 주니까 점심먹고, 낮잠자다가 수업못가던 애도, 제육볶음만 나오면 밥 세번 받아먹던 우리 방언니도 지금은 자기애들 공부하라고 등짝때리고 밥제대로 먹으라고 잔소리할까?  일주일에 두번인가 세번인가는 모닝빵에 버터 그리고 커피가 아침으로 나왔는데, 분명 무지 맛이없었을 커피일텐데 아줌마가 노란주전자에서 내컵에 따라주시던 그 커피향이 지금도 무진장히 그립다는 사실.

그놈의 공중전화, 그 앞에 서서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전화로 연애질 길게길게 하는 기집애들 무진장히 욕하면서도 부러워하면서도 일주일에 두번정도는 엄마한테 전화해야 하니까 이삼십분 보통으로 서서 전화하기를 기다리던때가

정.말. 엊그제 같습니다...

그때 그 방팅에 나왔던 촌놈 고대생들도 45살 머리 희끗한 아저씨가 되어있겠네요. 그닥 목표도 없던 저는 어쩌다가 해외통포로 아마 정년까지 일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운명으로 - 벌어야해서리.. - 살고 있네요.  남편은 대학을 한국에서 나오지 않아 별로 공유할 추억도 없고, 요즘 저희보다 좀 어린 친구들이 "토토가"에 열광하는걸 보다가, 문득, 매미소리 가득하던 90년 기숙사의 추억이 생각나서 야심한 밤시간 제 추억놀이로 그냥 적어봤어요. :-) 
 
IP : 74.66.xxx.148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랫만에
    '15.1.7 1:30 PM (125.138.xxx.24)

    옛날 생각나네요
    전 서울사람이라
    기숙사 생활은 못해보고
    구경만 갔었는데
    기숙사 오픈한 날
    남자친구들도 오고 장난 아니었죠
    저도 그때가 그립네요

  • 2. ..
    '15.1.7 1:33 PM (125.128.xxx.122)

    딱 저네요. 90학번..409호에 살았었는데 혹시 아는 분일지...안타까운건 님이 쓰신 글이 절반은 기억이 나고 절반은 기억도 나지 않네요...그치만 너무 그립네요. 그 시절이

  • 3. ..
    '15.1.7 1:34 PM (125.128.xxx.122)

    참, 티카티카가 아니라 티티카카 아니었나요? 거기서 생선까스 먹으면서 미팅을 1주일에 6번은 했는데..ㅋㅋ

  • 4. ..
    '15.1.7 1:37 PM (1.235.xxx.152)

    무지 재밌게 읽었어요.전 87인데 90년대에도 빨래방이 없었네요. 핸폰이 없던 시절 공중전화이용할때 앞사람이 통화길게 하면 무지 성질났었죠. 이상 기숙사생활 안해본 아줌

  • 5. ...
    '15.1.7 1:45 PM (123.111.xxx.160)

    티티카카는 울때도 있었던 듯. 전 82학번. ^^ 설사람이라 기숙사생활은 제겐 신세계같네요. ^^

  • 6. 하하하
    '15.1.7 1:48 PM (220.77.xxx.51)

    저도 90
    티카티카.. 기억에서 가물가물한데 어쩐지 익숙한 이름이네요. ㅎㅎ
    기숙사 살던 친구들 통금 때문에 전력질주 하던 생각 납니다.
    채플 시간 마다 항상 아슬아슬하게 도착해 교회 문 닫길가 높은 계단 전력질주 하던 생각도요.

  • 7. ...
    '15.1.7 1:48 PM (211.204.xxx.178)

    그당시엔 삐삐 ..시대가 아닌가요 ㅋ 삐삐로 호출오면 공중전화 박스로 달려갔던... 뒤에서 오래기다리다 홧김에 살인도 한 기사도 있었고..

  • 8. 크하..
    '15.1.7 1:52 PM (218.234.xxx.133)

    저 87학번,
    87, 88년도에 기숙사 생활했습니다. 지하1층 드라이실 옆에 빨래하는데, 빨래 담그라고 시멘트로 통이 만들어져 있었어요. (시멘트 싱크대라고나 할까요. 꽤 깊었음) - 오래 놔두면 썩는 냄새 작렬.. 세탁기 없고 탈수기만 있었음(짤순이). 그나마 2개 있던 게 하나 고장나면 짤순이 쓰는데도 꽤 오래 기다려야 함.

    온수 나오는 시간 정해져 있어서 누구 한 사람 들어가면 세수대야(그 안에 비누, 샴푸 등 있음)로 줄 세워둠. 간혹 용자들은 찬물로도 샤워함. - 그나마 여름에는 온수 안나왔던 걸로 기억..??

    저 때는 학생용 냉장고도 없었고, 라면은 커피포트보다 한쪽 귀퉁이에 있던 연탄 화덕에 끓였어요.
    커피 포트로 끓여먹기도 했는데 그러면 씻기가 너무 힘들어서..양은 냄비 하나 구입해서
    배식하던 장소 옆의 작은 연탄 화덕(구멍 2개)에서 끓임. - 시험기간 때에는 그 라면 냄비도 줄 섬.
    = 직장 생활하면서 알게 된 학교 후배(10년 정도 차이남) 가 기숙사 시절 이야기하면서
    "끓인 라면이 너무 먹고 싶었다"라고 해서 그게 무슨 말인지 다시 물어봐야 했다는..
    = 그때는 연탄화덕 없애고 전기제품만 쓸 수 있어서 컵라면만 먹을 수 있었다는군요.
    (커피포트나 라면 포트 없으면요. 그리고 방안에서 전자제품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충격)

    정말 그리운 추억 중에 하나가 이대 오픈하우스 때 가수로 김광석 씨가 왔었어요..
    그때도 동물원 팬이라 소극장 공연도 구경하고 그랬고, 오픈하우스 때 일종의 쌍쌍파티(남녀 커플로만 입장)였는데 남자친구 없는데 김광석 보기 위해 급소개팅함(남자도 나하고 목적이 같아서 서로 목적만 달성하고 이후 연락두절).. 김광석 씨가 노래도 서너곡 부르고 우스개소리로 토크도 하고... 아..그립다..

  • 9. 추억이 뭉게뭉게
    '15.1.7 1:54 PM (119.149.xxx.138)

    티티카카, 장미목욕탕, 민떡, 선다래
    전 기숙사 떨어져서 기찻길옆 하숙집에 살았는데
    반가운 이름들이 많네요. 덕분에 잠깐 이십몇년전 이대앞 골목길을 기억속에서나마 쏘다녀봤네요.

  • 10. 크하..
    '15.1.7 1:54 PM (218.234.xxx.133)

    아, 티티카카, 티카티카 둘다 있어요. 그리고 둘다 영문으로 더 큼직하게 쓰여져 있어서
    소개팅이나 미팅할 때 종종 혼선이 빚어지곤 했어요. 그때 삐삐도 없던 시절이니
    무작정 기다리다가 안 오면 바람 맞는 걸로 씩씩대고 일어나곤 했죠.

    그나마 주선자가 좀 빠릿하면 혹시 모른다고 다른쪽에 가보기도 하고요.
    (상대방이 늦으면 올 때까지 왔다갔다.. 티티카카하고 티키티키가 그리 가깝지는 않았거든요.
    하나는 정문 위쪽, 하나는 아래쪽에 있던 걸로 기억함..)

    점심은, 정문 아랫길에 커피 시키면 모닝빵 2개 주던 커피숍(다방 비스무리한 커피숍)에서 주로 떼웠어요.

  • 11. ..
    '15.1.7 1:54 PM (220.77.xxx.51)

    공강시간마다 가서 살던 이대앞 만화가게. 만화사랑이었나요? 거기서 쥐포 먹고 라면먹고.
    미고가 가미 근처 생겼을땐 매번 사먹던 밤식빵하고 헤이즐넛 커피도 생각나요. ^^

  • 12. 샤갈의 눈내리는 마을
    '15.1.7 1:59 PM (119.149.xxx.138)

    제 첫 소개팅 장소, 돈까스 정말 맛없던ㅋㅋ

  • 13. adsf95
    '15.1.7 2:06 PM (221.148.xxx.49)

    글 진짜 재밌어요 유쾌하시면서도 감성 어리게 참 잘 쓰셨네요..ㅎㅎ 그때 기숙사 살면서도 방금 일어난 듯한 몰골로 맨날 지각하던 친구가 생각 나네요 진짜 게으름의 포스가 덜덜 ~~~했던...^^ 학교교정 아름다웠던 걸로 남녀공학 진짜 안부러웠네요..ㅎㅎ

  • 14. ㅎㅎㅎ
    '15.1.7 2:10 PM (121.140.xxx.3)

    선다래 만화사랑 티티카카 민떡도 생각나고요...
    저는 심포니 가미 오리지날떡볶이 대흥뚝배기.... 많이 갔던 곳들 생각나네요...
    - 법정대 91학번 -

  • 15. adsf95
    '15.1.7 2:18 PM (221.148.xxx.49)

    심포니...그립습니다...ㅠㅠ

  • 16. dayoasis
    '15.1.7 2:19 PM (220.75.xxx.247)

    1984년 기숙사생임. 2층 식당 tv 앞에서 단체로 눈물짓거나 박장대소하던 여학생들, 지하에 있던 단체 목욕탕, 전화받으러 1층 수부까지 뛰어내려가던 기억들, 자유를 부르짖으며 외박 감행하고 과감히 기숙사에서 퇴출되던 친구, 점오전 딸딸거리는 쓰레빠소리도 ... 김광석 임성훈 등 동물원이 학교앞에서 공연중이어서 가끔 줄란분식 가면 얼굴보고는 했던 기억도... 덕분에 예전 기억나네요...

  • 17. ...
    '15.1.7 2:20 PM (211.202.xxx.116)

    기숙사 생활이 그랬었구나요. 몰랐어요.
    재미있고 마지막부분엔 왜 눈물이 나는지 훌쩍...
    덕분에 추억 속으로 ~~

    이대 기숙사 제발 넉넉하게 (원하는 학생들 다 들어갈 수 있게) 잘 지어지길 바래요. 주변 하숙집들의 반대가 심하나 보던데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해서 꼭 아늑하고 편안하게 잘 지어주세요 !!! 집에 있는 내 방보다 좋은 기숙사 방과 시설들이 되길 꼬옥 바랄께요.

  • 18. ㅎ ㅎ
    '15.1.7 2:28 PM (211.51.xxx.98)

    전 79학번.

    1학년때 처음 들어간 기숙사 시설이 정말 멘붕이었어요.
    좁은 방에 4명씩, 그것도 저희 때는 아예 전기를 사용할 수가 없어서
    카세트 라디오도 전부 배터리 칭칭감아서 썻어요. ㅋ ㅋ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방에서 불났다고 몇번이나
    대피했는지 몰라요.

    저희 때는 별도의 부엌에 연탄이 피워져 있는 아궁이가 있어서
    거기서 라면도 끓여먹고 밤도 삶아먹고 했네요. 아침식사는
    무조건 모닝빵, 삶은 계란, 버터 1조각, 우유로 일년 내내
    거의 똑같았던 것 같아요.

    제일 힘들었던 건, 메뉴가 1-2개월 단위로 돌아가니까 처음엔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이 물려서 나중에는 거의 못먹고 주로
    나가서 사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가미가 저의 최고 음식점이었어요.

  • 19. rd
    '15.1.7 2:29 PM (121.130.xxx.145)

    전 87학번 타교생이고 기숙사 생활도 안 해봤지만
    소설 읽듯 재밌게 읽었어요.
    근데 왜 나보다 어린데 옛날 이야기 읽는 기분일까요? ㅋㅋ
    휴대폰 없던 시절의 진풍경이 까마득합니다.
    더 읽고 싶어요.
    원글님 글솜씨에 반했나 봐요. ^ ^

  • 20. ``````````
    '15.1.7 2:35 PM (123.213.xxx.45)

    84 괜시리 그 시절이 그리운가 눈물이 살짝 나는건 왜일까...

  • 21.
    '15.1.7 2:35 PM (1.177.xxx.214)

    전 89학번인데 다른 학교지요. 90학번 이화여대라. 음..좀 부러워요. 원글님^^
    전 공부를 크게 잘하지 못했는데 친구 하나가 이대 신방과 가려고 재수해서 결국 들어갔다 했던 걸로 기억을 해요.
    어릴 땐 그게 뭔지도 몰랐고 그러려니 했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 그 유명한 "나 이화여대 나온 여자야"^^란 대사가
    어떻게 나올 수 있는 건지 상징성을 이해하게 됐고 그 친구가 대단하구나 싶었어요.
    요즘 입결로 많이 밀리고 있나 본데 그래도 여전히 이화여대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 22. ^^
    '15.1.7 3:25 PM (180.69.xxx.182)

    어쩜 이렇게 맛갈지게 글을 쓰셨는지~
    제가 가장 궁금한 분들은 어떻게 가게 이름들을 일일이 기억다하시는지요 ㅋㅋㅋ
    읽다보니 송이분식도 생각나고
    80년대 학번출신으로 심포니에서 알바하던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네요

  • 23. 저 88
    '15.1.7 3:31 PM (121.138.xxx.249)

    41*호에 기거 ㅎㅎㅎ
    우리방 언니가 커피포트가 있어서 거기에 라면 끓여먹는 재미가 쏠쏠했죠.
    없으면 연탄불에 끓여먹어야 하는데 잘 안끓어서 끓기도 전에 다 불어터진다는 ㅠㅠㅠ
    좀 럭셜한 방언니들은 쿠커 있는 방도 있어서 완전 부러워했어요.

    방에서 드라이기 못써서 지하에 가면 샐리미용실만한 화장대가 늘어선 드라이방이 있었다능 ㅎㅎㅎ

    아.. 맞다. 전화받는곳 ㅋㅋㅋㅋ 방송에서 나오죠. 누구 몇번 전화!!! 이러면 총알같이 튀어가야한다능 ㅋㅋㅋ
    전화가 7대밖에 없어서 밤10시 이후는 이대기숙가 전화통화되는건 하늘에 별따기임 ㅎㅎㅎ
    이대기숙사생은 연애하기 힘들었다구요 ㅠㅠㅠㅠ

  • 24. .............
    '15.1.7 4:35 PM (182.221.xxx.57)

    송이분식 순두부찌개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그 분식집 언니가 일처리를 어찌나 빨리빨리 하던지 감탄 또 감탄하던게 엊그제 같습니다.

  • 25. ...
    '15.1.7 4:38 PM (218.234.xxx.133)

    시장이 근처에 있어서 기숙사 방 식구들끼리 돈 모아
    점호 시작 전에 부리나케 달려가서 순대, 떡볶이 등 야식 사가지고 오기도 했어요.
    (지금은 그 시장 없어졌나요? 영화관/디스코장 근처에 있었는데..)

    외박은 한달에 2번밖에 안됐나 그랬어요. 그것도 집에 갈 때/친척집만 해당.
    - 과 엠티는 특별히 허락해주는데 그거 증거 서류가 있어야 허락해주고..
    (동아리(당시 써클이라고 했음) 엠티는 아예 인정 안됨)

    이대 지하철역하고 기숙사까지 진짜 먼데 (기숙사는 제일 안쪽, 후문에 가까움)
    기숙사 점호 시간에 맞추려고 엄청나게 뛰기도 하고...
    (같은 방 언니가 연말에 송년회(당시 연말에는 고교 동문회에서 좀 이쁘게 차려 입고 커플파티 했음)라고
    이쁘게 입고 하이힐도 신고 나갔는데, 지하철역에 내리고 보니 10분 남았고,
    하이힐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어서 손에 하이힐 들고 맨발로 뜀.
    방에 들어올 때 그 언니 스타킹 바닥은 다 날아가고 발등 부분만 펄럭펄럭...
    (그 찬 겨울에 스타킹만 신은 맨발로 뛸 생각을 다 할 정도로 기숙사 점호가 무서웠어요.
    3번인가 지각하면 강제 퇴실. 무단 외박해도 강제 퇴실.
    부모한테 전화해서 당신 딸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퇴실 당한다고 알리기 때문에 무척 무서웠음)

    점호에 지각하면 일주일간 8시 점호 받음.. (물론 8시 점호 받고 다시 나와서 놀다가 10시 점호 또 받으면 되지만 노는 데 맥이 끊기잖음...)

  • 26. ...
    '15.1.7 4:45 PM (223.62.xxx.78)

    90년대 중반, 본고사보러 지방서 올라갔을 때 엄마랑 기숙사에서 하루 잤었어요.
    방학중인데 약간의 기숙사생은 살고 있었고, 문이 열려있어 몇몇 방안을 볼 수 있었어요.
    결혼전 근처에서 직장생활하셨던 엄마 왈, 그렇게 예쁜 멋쟁이들이 이렇게 좁은 방에서 저렇게 어질러놓고 나오는거였네... ㅎㅎ 저도 책상사이즈와 공동샤워장, 시간제한 등 충격이었어요. 그 커다란 시멘트 통 같은거 보고 저게 뭘까 엄마랑 얘기하기도 했구요 ㅋㅋ 춥게 잤던 것 같고, 본고사날 아침인데 미역국을 먹었던 기억이~~
    그래도 합격은 했는데, 다른 학교 기숙사에도 가봤던 엄마는 딸 하나 있는거 도무지 안되겠다고, 살기 편한 방을 얻어주셨었어요. 그 날 다른 곳에서 잤다면 저도 당연히 기숙사로 들어갔었을텐데 말이죠.
    기숙사 로비가서 친구들 호출해놓고 기다리던 기억도 나요. 데워먹는 인스턴트 수프였나? 뭔가 거기서만 팔던거 먹는 재미, 다른 곳보다 뭔가 오손도손 왁자지껄한 재미에 들리곤 했었죠.
    새로 지은 곳은 겉보기에는 좋아보이던데, 창문크기로 기늠해볼 때 방 사이즈는 여전할 것도 같고~~ 돈 많다면서 애들 편하게 좀 지내게 해주면 좋겠어요.

  • 27. 아놔...
    '15.1.7 5:08 PM (211.202.xxx.116)

    본고사날 아침 미역국 ;; 그래도 합격하셨다니 다행^^ 이어요 ㅎㅎ
    이제 열악한 기숙사에서 포근하고 깔끔한 기숙사로 거듭나길~~

    90년대까지도 그랬었다니 너무했어요 ㅠㅠ 겉에서 보기엔 고풍스럽고 신비로와보이기도 했는데 ㅠㅠ
    지금은 어떨지도 궁금하고, 암턴 앞으로 기대할께요. 학교에 계신분들 잘 부탁해요^^

  • 28.
    '15.1.7 5:53 PM (211.202.xxx.116)

    기숙사비용은 부담없게요. 등록금도 허리 휘는데...

  • 29. ...
    '15.1.7 6:10 PM (118.37.xxx.155)

    87학번인데 친구가 기숙사에 있어서 앞에 자주 갔었던 기억이...티티카카, 가미분식,줄란 순두부, 심포니, 므와레이... 미팅하면 깨진다는 전설이 서려있었던 에로스도....지금은 복개되었지만 기찻길..모두 옛추억속의 정겨운 이름들이네요.

  • 30. ...
    '15.1.7 6:42 PM (211.108.xxx.200)

    아, 원글님 덕분에 잊고 살았던 그리운 시간을 추억하게 되었네요.
    원글님보다 몇년 앞서 그 기숙사에 살았던 사람입니다.
    처음 기숙사 방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철제 병원 침대 4개, 손바닥만한 정사격형 나무 책상 4개
    방송으로 전화 왔다는 연락이 오면 미친듯이 복도를 가로질러 달렸던 기억,
    매일 밤 점호후에 양은 냄비 들고 방식구들이랑 라면 끓여먹기위해 식당으로 내려갔던 기억.
    파티 쿠커는 몇달뒤에 장만했어요.
    두개의 라면을 네명이서 허겁지겁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왜 내 기억속의 점호 시간은 10시라고 입력되어 있는지 모르겠네요. 11시였었나 보네요.
    점호 시간을 맞추기 위해 수많은 밤 뜀박질 열심히 하고 살았어요.
    뾰족 구두 양손에 들고 미친듯이 내달렸던 교정
    왜 기숙사는 외박을 친척집 외에는 허락하지 않았었는지...
    주말 여행이나 서클 MT를 갈때에도 방문처는 죄다 이모네, 고모네.
    방식구들 모두 이모, 고모 이름으로 된 나무 도장 하나씩 상비하고 있었다는 ㅎㅎ
    기숙사 오픈 하우스는 딱 식당만 공개하는 행사였죠.
    우리들은 기숙사가 후져서 절대 방을 공개할 수 없을것이라고 성토 또 성토하곤 했었는데...

    그땐 몰랐는데 돌이켜보니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선배,후배, 친구들 다들 잘 지내고 있나요?

  • 31. dayoasis
    '15.1.7 7:39 PM (220.75.xxx.247)

    84년에는 10시 점호였어요. 그 이후에 11시로 변경되었나보네요.. 그린하우스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10시 시간맞춰 뛰어들어오던 기억입니다..

  • 32. 점호 시간 ...
    '15.1.8 12:32 PM (218.234.xxx.133)

    제가 87학번인데, 원래 10시 점호인데 그때 아마 88올림픽 때문인가 섬머타임제를 실시했어요.
    그때 11시로 이동시켜주더라고요. (섬머타임 끝나니 다시 10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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