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은발...

갱스브르 조회수 : 842
작성일 : 2015-01-07 11:51:29

어느 모임이든 구성원들 중엔 눈에 띄는 이가 있다

문제는 스스로 드러내려 안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후자에 속하면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사람을 좋아한다

결국 언니라 부르며 따르게 됐다

40 중반에 머리는 은발이다

30초반부터 세더니 염색으로는 감당이 안 돼 자포자기했단다

그 우울감과 상실을 다 견디고 마주하니

거울 속에 웬 반백의 젊은 여자가 있더란다

근데 이상한 것이 염색을 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젊어보이려 안간힘을 썼을 땐

검은 머리를 한 할머니 같더니

어느 날 사람들의 기이한 부러움을 받고 있었다는 것...

내 첫인상두 그랬다

문을 열고 들어와 앉는데 일제히 사람들의 시선은 그분을 향하고 있었다

빼어난 윤곽이나 악세사리도 없고 멋을 부렸다기보다는 그저 몸에 걸쳤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늘어지면서도 생동감 도는 얼굴...

처음 접하는 부조화의 분위기다

염색이 빠져 얼룩얼룩한 내 머리카락은 볏단을 묶어놓은 것 같이 거친데...

어느 미용실 최고의 손을 거친다 해도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머릿결과 선명한 팔자주름

살아온 시간의 중력이 고스란히 새겨진 잡티들...

 그 언니의 얼굴을 보면 내맘이 편해진다

고상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입을 열면 방종에 가까운 말들을

살살 뱉어낸다

그래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저건 분명 욕인데... 그리 들리지 않는다

입에 발린 말도 인사치레도 없는데 사람들은 좋아라 한다

아침에 일어나 훅 꺼진 눈이나 볼을 보면 자신도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아 하루종을 우울하단다

그럼 그렇게 음침하게 그 하루를 다 쓰고 절망하며 지내는 게 즐겁게 사는 비결?이라는데...

아직은 집착하며 늘어지는 내 성질로는 다가갈 수 없는 자유다

무척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도 못 했다

몰래몰래 초코렛 드리고 꼬박꼬박 인사하는 것으로 그분과의 인연은 끝이다

가끔 나이에 여자에 세월에 공포가 들면

40대의 예쁘장하던 그 언니의 은발이 생각난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5998 별광고 다 하는 곳인 줄 알았지만 문×× 광고도 하네요 7 2015/09/28 1,804
    485997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원목은 무엇인가요. 2 ... 2015/09/28 1,163
    485996 엔틱 거실장 구입하려는데 지마켓에서 국내산으로 명화장이 최고가를.. 6 /// 2015/09/28 2,888
    485995 영화 탐정 초 6학년 보기 그런가요? 49 .. 2015/09/28 1,538
    485994 서울강남에서 평택역가면서 갈곳 1 ?? 2015/09/28 754
    485993 대상포진 5 쨈보걸 2015/09/28 1,773
    485992 어제복면가왕코스모스양화대교난리던데 ..전별루네여 17 2015/09/28 7,950
    485991 점 빼고 테이프 뗀 후에 연고 발라야 하나요? 2 점 뺀후 2015/09/28 1,385
    485990 82님들 동네에 달 보이시나요? 1 2015/09/28 777
    485989 맘이 많이 꼬여 작아지고 있나봐요. 3 마음이 2015/09/28 1,052
    485988 조언 감사해요 3 으휴 2015/09/28 1,318
    485987 주상복합 시스템에어콘 이요 13 루루 2015/09/28 2,962
    485986 배깍두기 대박쳤네요 6 참맛 2015/09/28 5,691
    485985 남편에게 화난 친정아빠;;; 60 ;;; 2015/09/28 20,516
    485984 반기문 5 다음 2015/09/28 1,499
    485983 식당맛불고기 2015/09/28 905
    485982 손석희님 나왔어요! 앗싸^^ 6 산이좋아 2015/09/28 1,420
    485981 항상 가을즘 아픈것같아요. 49 0000 2015/09/28 1,116
    485980 슈퍼100과 우유로 요플레 만드는거 가능할까요?! .. 2015/09/28 573
    485979 CSI시리즈 16시즌 피날레..파이널 2에피소드 13 .... 2015/09/28 10,715
    485978 마음이 훵 해요 3 ㅇㅇ 2015/09/28 1,036
    485977 부모님 돌아가시고 옷가지나 물건들 어떻게들 하시나요? 49 스트 2015/09/28 2,908
    485976 분당 20평대로 괜찮은 아파트 추천 부탁드려요.. 9 ㅇㅇ 2015/09/28 3,823
    485975 성장기중에 무언가 정신적 충격으로 자신감을 완전히 잃었다가 회복.. 49 ..... 2015/09/28 2,091
    485974 임신29주 되가는데 다시 입덧증상 입덧 2015/09/28 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