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은발...

갱스브르 조회수 : 527
작성일 : 2015-01-07 11:51:29

어느 모임이든 구성원들 중엔 눈에 띄는 이가 있다

문제는 스스로 드러내려 안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후자에 속하면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사람을 좋아한다

결국 언니라 부르며 따르게 됐다

40 중반에 머리는 은발이다

30초반부터 세더니 염색으로는 감당이 안 돼 자포자기했단다

그 우울감과 상실을 다 견디고 마주하니

거울 속에 웬 반백의 젊은 여자가 있더란다

근데 이상한 것이 염색을 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젊어보이려 안간힘을 썼을 땐

검은 머리를 한 할머니 같더니

어느 날 사람들의 기이한 부러움을 받고 있었다는 것...

내 첫인상두 그랬다

문을 열고 들어와 앉는데 일제히 사람들의 시선은 그분을 향하고 있었다

빼어난 윤곽이나 악세사리도 없고 멋을 부렸다기보다는 그저 몸에 걸쳤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늘어지면서도 생동감 도는 얼굴...

처음 접하는 부조화의 분위기다

염색이 빠져 얼룩얼룩한 내 머리카락은 볏단을 묶어놓은 것 같이 거친데...

어느 미용실 최고의 손을 거친다 해도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머릿결과 선명한 팔자주름

살아온 시간의 중력이 고스란히 새겨진 잡티들...

 그 언니의 얼굴을 보면 내맘이 편해진다

고상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입을 열면 방종에 가까운 말들을

살살 뱉어낸다

그래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저건 분명 욕인데... 그리 들리지 않는다

입에 발린 말도 인사치레도 없는데 사람들은 좋아라 한다

아침에 일어나 훅 꺼진 눈이나 볼을 보면 자신도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아 하루종을 우울하단다

그럼 그렇게 음침하게 그 하루를 다 쓰고 절망하며 지내는 게 즐겁게 사는 비결?이라는데...

아직은 집착하며 늘어지는 내 성질로는 다가갈 수 없는 자유다

무척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도 못 했다

몰래몰래 초코렛 드리고 꼬박꼬박 인사하는 것으로 그분과의 인연은 끝이다

가끔 나이에 여자에 세월에 공포가 들면

40대의 예쁘장하던 그 언니의 은발이 생각난다

IP : 115.161.xxx.20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7354 고등 기숙사에서 쓸 이불 사는데요 5 2015/01/18 1,992
    457353 [속보] 인천의 다른 어린이집에서 또다시 폭행 발생 .ㄷㄷ 15 ㅇㅇ 2015/01/18 4,488
    457352 상급학교 입학축하금 5 머니 2015/01/18 1,398
    457351 백앙금 냉동 빠르게 해동하는법 없을까요? 3 아...앙금.. 2015/01/18 551
    457350 구스이불 어디꺼사셨나요? 4 ... 2015/01/18 2,134
    457349 이준구 교수 - 효율임금이론의 관점에서 본 어린이집 사건(펌.. 2 나그네 2015/01/18 767
    457348 국그릇 밥그릇 어떤거 살까요? 3 2015/01/18 1,073
    457347 대상그룹 차녀 임상민, 내부 정보 이용해 거액 챙겼나 이정재처제 2015/01/18 3,494
    457346 엘에이에서 교원책 할인받아 살수있는방법좀 알려주세요 1 ^^ 2015/01/18 454
    457345 엔초비 좋아하시는 분들 어찌 드시나요? 7 이태리사람 2015/01/18 2,600
    457344 과연 돌 상차림에서 진행되는 돌잡이 행사가 미신일까요? 2 문화 2015/01/18 1,316
    457343 모바일팩스 처럼 유용한 어플 추천 부탁드려요 .. 2015/01/18 487
    457342 인천 어린이집에서 또 아동학대…경찰 수사중 1 oo 2015/01/18 556
    457341 노안 잘하는 안과 ( 강남근처) 알려 주세요 5 토끼 2015/01/18 1,759
    457340 낮은 연봉으로도 다들 살더라고요. 저 또한 5 ..... 2015/01/18 3,747
    457339 삼* 전자 직원이야기도 나오지만 대기업이 월급 모으기 더 쉬워요.. 2 밑에 2015/01/18 2,449
    457338 이마트세탁기 세정제 어떤가요? ^^* 2015/01/18 821
    457337 고등국어 문제풀이 요령 올라왔나요? 1교시 2015/01/18 558
    457336 급질.김장김치 네통이 냉동실에서 꽁꽁 얼었어요. ㅜㅜ 7 멘붕 2015/01/18 2,582
    457335 엄마와의 갈등으로 너무 힘드네요..어떡해야 할까요? 20 2015/01/18 5,140
    457334 벼르던 라쿤 패딩을 샀는데요.... 3 이거뭐죠? 2015/01/18 2,147
    457333 남편이 지금 사고치고 있어요 11 루비 2015/01/18 5,301
    457332 마음이 급해서. 아이허브요. 5 아침 2015/01/18 1,360
    457331 크라운 한 이가.. ㅇㅇ 2015/01/18 639
    457330 허위 설정한 근저당... 어쩌나요.. 1 ..... 2015/01/18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