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열심히 일해도 희망은 안 보이네요.

무희망 조회수 : 1,705
작성일 : 2015-01-07 10:13:28

82에서 자주 등장하는 지잡대(?)출신입니다.

시골서 농사 짓는 부모님 밑에서 나름 대학 장학급 받아가며, 학기중에는 근로장학생으로 생활비 마련하고

운이 좋게도 졸업전에 취직이 되었지요. 하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없어서 8년간의 직장생활을 접었지요.

애를 맡기고 출퇴근 비용 생각하면 일을 해도 나가는 돈이 더 많아서요.

남편도 비정규직, 저도 다시 취직했건만 비정규직. 제가 일을 시작한 10년전에는 어린이집 비용만 한달에 30만원...

벌어도 교통비에 어린이집 비용에, 애는 감기에 시달리고...

매년 12월만 되면 또 다시 계약을 알아봐야 하고, 일자리는 비정규직 밖에 안 나오고...

공무원시험을 준비해봐도 계속 떨어지고... (그래도 붙는 사람은 붙지만, 육아에 가사일에 밤이 되서야 시작하는 공부에 체력만 고갈되고...)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 오면 또 1년이 걱정됩니다. 1년을 넘기면 또 다시 1년, 2년 계약으로 들어가도 2월이면 다시 나와야하고... 열심히 일을 하고 싶어도 정규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지잡대에 경력단절이 있는 아줌마가 할 일이 많지 않네요. 그것도 전공이랍시구 계속해서 전공관련 일을 해오긴 했는데, 조리사나 미용사 자격증따서 취직하는 게 나을지... 그런데 손재주가 없어서 그것도 쉽지 않네요. 가난한 사람들은 변화와 공부를 싫어한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네요. 저도 그러니까요. 그런데 새로운 일을 배워서 다시 일자리를 잡으려면 투자할 동안에 살아야 할 예비비가 있어야 하는데, 1달 벌어서 1달을 메꾸고 살아야하니, 그 도전마저도 사치로 느껴집니다.

아이 학원 한 번 보내본 적이 없고, 그나마 아이 나름대로 혼자 공부 잘 해서, 이제 중학교 들어가는데 걱정입니다. 아이는 희망에 부풀어있는데 부모로서 아이를 잘 뒷바침 해 줄 수 있을지...

열심히 일해도 희망이 없으니, 매일 아침 눈을 뜨는게 힘드네요. 그냥 모든 게 멈췄으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들고요. 다른 사람에게 나쁜 짓 한 적도 없고, 열심히 노력해서 살았는데... 지잡대라고 남들이 손가락질 해도 나름 열심히 공부했는데, 다른 아이들 배낭여행에 어학연수 갈 때 더운 여름에 사무실에서 열심히 일했는데, 남는 것은 자포자기한 마음뿐이네요.

날이 추우니 맘이 더 춥네요. 어린이집에서 매운 음식 못 먹고 약한 체력으로 고생한 아이가 안쓰럽고, 남들처럼 좋은 학원에 보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매년 이력서와 경력증명서 꾸러미를 준비하는 제가 안타깝네요. 그나마 매년 일을 할 수 있으면 다행인가요? 아이는 커가고 마음이 심난하네요.

제가 죽어라고 공부를 안해서 지잡대가서, 노력도 안 하고 살아서 이렇게 희망이 없는건가요?

희망이 없지만 아이를 위해서는 그래도 살아야겠지요. 하루 하루 버티면서...

아이에게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게 정말 잘 한 일인지 의문도 생깁니다. 제대로 뒷바침도 못해주고...

명품 백도 해외여행도 관심없습니다. 다만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고,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만 있으면 좋겠네요.

 

IP : 14.50.xxx.1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5.1.7 10:26 AM (219.251.xxx.43)

    잘하고 계시다고 격려해드리고 싶네요...^^

  • 2. 힘내세요
    '15.1.7 10:28 AM (121.130.xxx.181)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인지 부모나 환경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사는게 비슷한것 같아요.
    사람을 구하다 보니 이력을 자주 보게 되는데, 다들 경력이 1년, 2년만 있더라고요.
    대학 졸업 후 비정규직 으로만 돌다 보니 경력이 모든 회사에 2년씩만 되어 있는거에요..

    일단 아이들을 끝까지 할 수 있는 선에서 책임져 줘야겠죠…
    엄마가 힘들며 아이들도 다 알아요.
    같이 기운 내 보아요 ^^

  • 3. 이기대
    '15.1.7 11:35 AM (175.214.xxx.45)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노력해도 안되는 사회. 희망이 없지요. 혁명이 일어나든지 해야지. 대한민국 부는 재벌들 기업들이 다 가져갑니다.

  • 4.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도
    '15.1.7 12:20 PM (175.195.xxx.86)

    점점 가난해지는 것이 작금의 울나라 현실이잖아요.

    그럼에도 내탓을 하라고 강요하고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을 늘릴 생각은 없고

    비정규직 기간을 늘리고 정규직들 정리하는 것만 유연하게 만들겠다는 말뿐인 개혁만

    있는데 어디서 희망을 찾아야 하는지 국민들은 정말 난감할 뿐입니다.

    경제민주화는 정말 언제 하겠단 말인지............ 허울뿐인 공약으로 헛된 기대감만 주고 말았잖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5213 베스트 송씨부인 글 결말. 43 너무 뻔한... 2015/01/11 16,282
455212 센트럴 에어 냉낭방 방식 괜찮나요? (미세 먼지 등등) 미국아파트 2015/01/11 500
455211 요즘 핫한 그릇 브랜드 뭐 있을까요 8 궁금 2015/01/11 4,231
455210 교수직 약속받았음 기존 항공운항과 교수는 9 혹여 2015/01/11 3,825
455209 이상봉 한글패션쇼 아이디어 가로채서 대박남 4 양파남 2015/01/11 4,055
455208 승무원은 인하공전 교수자리를 13 ... 2015/01/11 7,144
455207 그알에서 그 승무원처럼은 살지 말아야지.... 2 richwo.. 2015/01/11 11,212
455206 아이들 칼슘제보단 우유먹이는게 낫죠?? 3 우유 2015/01/11 2,319
455205 집에 밭솥 두개쓰시는분 보통 어떤용도로 활용 하시나요 3 밥솥 2015/01/11 1,311
455204 얼마전 논술자료 1 Meow 2015/01/11 908
455203 생리날짜 늦추는 약은 어떻게 구하나요? 6 해피맘 2015/01/11 1,407
455202 한적, 적십자회비 1천원 '남몰래' 인상 논란 8 샬랄라 2015/01/11 1,254
455201 광명역가야하는데 이케아땜에 길막힐까요? 2 나무안녕 2015/01/11 1,303
455200 여승무원의 미소를 본 박창진사무장.jpg 29 미소천사 2015/01/11 21,020
455199 화랑대역 근처로 이사가는데 유치원 초등학교은 어떤가요? 3 ... 2015/01/11 1,851
455198 Pooq에서 어제 '그것이알고싶다'가 갑자기 사라졌어요.. 3 헐~~ 2015/01/11 1,987
455197 데일리백으로 괜찮을까요?? 2 시슬리 2015/01/11 2,132
455196 피부색이 노랑끼 도는 까만 피부인 사람은 어떤 색 옷이 어울릴까.. 1 그래보자9 2015/01/11 1,042
455195 트윗에 승무원얼굴 돌던데... 8 ㅇㅇㅇ 2015/01/11 5,776
455194 조땅콩 동생은 결혼하기 힘들겠어요. 16 .... 2015/01/11 7,424
455193 재벌 드라마 퇴출 20 ... 2015/01/11 4,153
455192 저도 유한양행 모발 염색약 추천이요. 5 설라 2015/01/11 4,145
455191 이병헌·이민정 부부, 美서 데이트 포착 '다정하네' 27 앵란여사와 .. 2015/01/11 13,902
455190 최근 주말에 이케아 가보신분..? 여전히 너무복잡한가요? 12 혹시 2015/01/11 3,061
455189 교회 십자가 때문에 잠 못드는 밤 왜? 개독의나라 2015/01/11 1,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