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은 푸들인데 저희 집에 온 지 몇 달 안 되서 샵 미용을 처음 시켰어요.
얼굴이랑 몸은 대강 집에서 다듬어 줬는데 발은 너무 겁을 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길래
예방주사 맞히는 김에 닭발 미용하고 왔는데요.
데려다 주고 토토가 보고 다시 데리러 갔더니 처량맞은 얼굴을 하고 앉아 있다가
제가 들어가니까 얼마나 달라 붙는지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가려고 하더라구요.
- 다시 내려 놓지 못하게 계속 어깨 위로 올라가는 느낌..
너무 위험해서 옆에 분들이 도와줘서 겨우 내려 안고 집에 왔는데
그 뒤로는 저만 졸졸 따라다녀요.
사실 이 아이가 10개월때 파양되서 제가 데리고 온 아이인데..
혹시 또 버림받을까 봐 겁이 나는 건지 작은 집안에서도 안방으로 가면 안방으로,
부엌으로 가면 부엌으로, 계속 따라다니면서 깊은 잠도 안 자네요.
밤에 아들 방에서 자다가 눈을 떠서 문득 내 생각이 났는지
저는 화장실에 있는데 밖에서 발소리가 토도도도도도.. 토도도도도..
거실로 가서 있나 없나 보고 다시 안방으로 토도도도도도..
다시 딸방으로 토도도도도도..
숨바꼭질처럼 스릴있어서 화장실에서 조용히 있었더니
화장실로 와서 벅벅벅 - 오래된 집이고 애 덩치가 커서 문이 덜컹거려요 ㅋ
원래 이랬던 아이가 아닌데 화장실에 들어가는 거 보고도 소리 없이 오래 있으면 (ㅎㅎ;;;)
문을 벅벅 긁어 댑니다. 거기 있니? 어디 간 거니? 하는 것처럼 ㅎㅎ
문을 열면 얼마나 반가워하면서 안기려고 하는지
애들 키울때처럼 문 열어놓고 볼 일 봐야 할 지경 ㅎㅎㅎㅎㅎ
처음 미용이라 이런 거겠죠?
이전 집에서도 미용 시켰던데 우리 집에 와서는 처음이거든요.
정말 온 마음을 다해 애정을 주는 우리 강아지..
믹스라고 주위에서는 무시해도 - 잡종이라고.. ㅜㅜㅜㅜㅜ
세상 어느 순종보다 더 이쁘고 사랑스럽네요 ^^
퇴근 무렵 수다 떨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