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행복의 갓길

갱스브르 조회수 : 601
작성일 : 2015-01-05 10:51:33

아직 나이가 주는 미덕을 잘 모르겠다

한 해가 갈수록 무임승차 한 것처럼 불편하고 영 내키지 않는 해의 바뀜이다

어쩌나..어찌 되겠지..에라 모르겠다...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하지만 통장 잔고와 비례하는 행복의 온도는 가차없고

적금 타면 은행에 박아놓고 열심히 모아야지 했다가

한 푼 써보지도 못하고 골로 가면 어쩌나 하는 안달복달에

휘휘 비행기 타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놀고 와 보니

다시 제로섬...

아등바등 악착같던 똑순이는 지쳤다

낯선 나라 가게 앞을 서너 번 질척거리게 만든

고가의 찻잔...

살까..말까...

이걸 사느니 차라리 명품백을 사라는 친구의 핀잔에도 첫눈에 반한

그 찻잔을 여행 마지막 날 기어이 사버렸다

분명 후회할 거라며 쯧쯧 혀를 차던 친구의 말이 무색할 만큼

지금 허한 내 맘을 잡아주는 건 요 얌전하고 지그시 빛을 내는 찻잔이다

이가 빠지고 구색이 찬란했던 내 주방이 이것 하나로 달라졌고

식탁 위, 책상 위, 베란다 가장자리..

어느 곳에 있어도 단정하고 곱다

너무 잘 샀다

정말이지 딸이 있다면 물려주고픈 간절함이 생겼을 정도다

그놈의 웬수 같은 돈이 내게 준 선물이다

맨땅에 헤딩하듯 모아서 산 것이라 이런 애착이 생겼고

큰 행복이 온 거다

서럽다가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 한 푼 두 푼 그렇게 모은 시간이

저 우윳빛 찻잔에 있다

혹여 부주의로 깨져 산산조각이 나도 아까울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남들은 죽었다 깨나도 모를 나만의 완전한 교감을 이뤘기 때문이다

우린 함께 공유하고 나누며 기쁨을 배가시킬 필요도 있지만

영원히 나만이 알아챌 수 있는 무엇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다시 허리띠 조여매고 달려야 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IP : 115.161.xxx.20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쁨
    '15.1.5 11:03 AM (114.205.xxx.245)

    일상의 소소한 기쁨들이 가져다 주는 작은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감성을 가진것 만으로도
    삶의 재산이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5454 지금 이 시간까지 주무시지 않는 분들은.. 8 HHSS 2015/01/12 1,542
455453 언니가 딸만 셋인데요. 13 입만 살아서.. 2015/01/12 6,706
455452 느타리버섯 볶음 냉동 해도 되나요? 3 나비 2015/01/12 1,355
455451 경남 부곡 갈 곳이나 맛집 좀 추천해주세요 1 봄에 2015/01/12 2,069
455450 남편이 스미싱문자를 클릭했는데요. 2 잠다잤다 ㅜ.. 2015/01/12 1,542
455449 극심한 편식하는 유아 혼내도 되나요? 어떻게 해요? 9 2015/01/12 1,519
455448 배추찜할때 배추는 어떻게 씻나요? 3 ,,, 2015/01/12 1,471
455447 제가 엄마와 많이 닮았네요. 1 엄마 2015/01/12 871
455446 장미빛 연인의 회장님 2 ... 2015/01/12 2,108
455445 위가 규칙적으로 아픈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2 ... 2015/01/12 1,098
455444 동치미가 염분이 많아 몸에 안좋은가요? 9 동치미 2015/01/12 2,926
455443 몽클 진품 맞는지 궁금해요... 1 ppp217.. 2015/01/12 1,531
455442 교통사고가 났는데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1 교통사고처리.. 2015/01/12 1,577
455441 나만의 뷰티타임! 1 초희 2015/01/12 1,245
455440 이래서 자식때문에 힘들어도 사나봐요~~ 7 미운다섯살 2015/01/12 3,102
455439 들을만한 인문학 사회학 강좌 부탁드립니다. 5 dma 2015/01/12 1,551
455438 오래전 키플링 빅백 as 1 가방질문요 2015/01/12 1,536
455437 저만 이렇게 느끼나요..그 승무원들 68 폴고갱 2015/01/12 21,443
455436 육아가 힘들어요 그냥푸념... 12 !! 2015/01/12 2,594
455435 죽어야 끝날까요... 52 ... 2015/01/12 16,674
455434 여수 관광할만한가요? 7 2015/01/12 2,336
455433 아프면서 알게된 것들 166 asha 2015/01/12 23,292
455432 부동산에 감각있으신 님들 도움 좀주세요~~ 8 6769 2015/01/12 2,719
455431 일요일 저녁 집주인 전화 받은거 푸념... 2 boo 2015/01/12 1,889
455430 남편없이 처음 제사지냈어요.. 6 rudal7.. 2015/01/12 2,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