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행복의 갓길

갱스브르 조회수 : 592
작성일 : 2015-01-05 10:51:33

아직 나이가 주는 미덕을 잘 모르겠다

한 해가 갈수록 무임승차 한 것처럼 불편하고 영 내키지 않는 해의 바뀜이다

어쩌나..어찌 되겠지..에라 모르겠다...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하지만 통장 잔고와 비례하는 행복의 온도는 가차없고

적금 타면 은행에 박아놓고 열심히 모아야지 했다가

한 푼 써보지도 못하고 골로 가면 어쩌나 하는 안달복달에

휘휘 비행기 타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놀고 와 보니

다시 제로섬...

아등바등 악착같던 똑순이는 지쳤다

낯선 나라 가게 앞을 서너 번 질척거리게 만든

고가의 찻잔...

살까..말까...

이걸 사느니 차라리 명품백을 사라는 친구의 핀잔에도 첫눈에 반한

그 찻잔을 여행 마지막 날 기어이 사버렸다

분명 후회할 거라며 쯧쯧 혀를 차던 친구의 말이 무색할 만큼

지금 허한 내 맘을 잡아주는 건 요 얌전하고 지그시 빛을 내는 찻잔이다

이가 빠지고 구색이 찬란했던 내 주방이 이것 하나로 달라졌고

식탁 위, 책상 위, 베란다 가장자리..

어느 곳에 있어도 단정하고 곱다

너무 잘 샀다

정말이지 딸이 있다면 물려주고픈 간절함이 생겼을 정도다

그놈의 웬수 같은 돈이 내게 준 선물이다

맨땅에 헤딩하듯 모아서 산 것이라 이런 애착이 생겼고

큰 행복이 온 거다

서럽다가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 한 푼 두 푼 그렇게 모은 시간이

저 우윳빛 찻잔에 있다

혹여 부주의로 깨져 산산조각이 나도 아까울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남들은 죽었다 깨나도 모를 나만의 완전한 교감을 이뤘기 때문이다

우린 함께 공유하고 나누며 기쁨을 배가시킬 필요도 있지만

영원히 나만이 알아챌 수 있는 무엇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다시 허리띠 조여매고 달려야 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IP : 115.161.xxx.20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쁨
    '15.1.5 11:03 AM (114.205.xxx.245)

    일상의 소소한 기쁨들이 가져다 주는 작은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감성을 가진것 만으로도
    삶의 재산이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3302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합니다2 4 yully 2015/01/06 2,262
453301 친정 다녀오다 딸아이 때문에 흐뭇했어요 (자..자랑글?) 46 .. 2015/01/06 13,816
453300 가장이쁜 가슴사이즈 7 ㄱㄱ 2015/01/06 4,669
453299 제이크 질렌할이 원래 눈 깜빡이는 틱이 있나요? 2 질렌할 2015/01/06 1,792
453298 이병헌같은남자들 9 ㄴㄴ 2015/01/06 2,986
453297 직장을 다니게 될거 같은데 국민연금 궁금해요 3 45세 중반.. 2015/01/06 1,440
453296 경제민주화라는 용어의 유행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1 통진당해체 2015/01/06 675
453295 야채스프인데 빨간색인거 아세요? 9 00 2015/01/06 2,847
453294 이번에 수시로 대학 합격한 아이가 장학금 받는다는데요 6 궁금 2015/01/06 3,617
453293 알고 싶은 거 있어요. 대학원 2015/01/06 648
453292 만11~12세에 맞는 Td 1 예방접종 질.. 2015/01/06 1,333
453291 컴퓨터 잘 아시는 분 도와 주세요 2 컴퓨터 2015/01/06 740
453290 찬란하게만 보였던 90년대 가요계의 최대 흑역사.txt 2 .... 2015/01/06 2,889
453289 집매매시 선금 치를때 여쭤봐요 5 내집 2015/01/06 1,164
453288 골드만삭스가 평균 퇴근시간이 새벽2시 인가요? 10 서울오피스 .. 2015/01/06 4,118
453287 치과 의사선생님 계신가요? 급한 질문 드려요... 6 치과 2015/01/06 2,475
453286 휘재 아들 서언이가 너무 심하게 징징대는 편인가요? 4 ㅇㅇㅇ 2015/01/06 4,372
453285 아빠직업이 길에서뭐파는거면 어때요? 13 8999 2015/01/06 4,004
453284 5세아이도 긴장하나요? .... 2015/01/06 791
453283 해마다 해외여행 많이 가나봐요. 13 .. 2015/01/06 3,939
453282 입시학원의 진로지도... 웃기죠. 5 나참 2015/01/06 2,705
453281 푹신한 식빵... 버터에 지져먹기 26 ... 2015/01/06 7,297
453280 이사하신분들 청소는 어떻게 할까요? 7 포보니 2015/01/06 1,366
453279 3억미만 아파트 2채 보유시~~ 8 집2채 2015/01/06 6,127
453278 1년도 안 되서 집 넓혀 이사해도 될까요? 20 갈등녀 2015/01/06 3,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