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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체포할 때 묵비권을 알려주듯이 해고 통보때도 . . . .

어떨까요? 조회수 : 642
작성일 : 2015-01-05 01:02:50
고용주가 해고를 할 때

노동자가 해고를 수락할 경우, 해고에 반발할 경우의 근로자에게 어떤 권한이 있고 어떤 절차들이 있는 지를

노동자에게 상세히 알려주도록 의무화하면 어떨까요?

회사가 그 절차를 생략하고 해고했으면, 근로자가 해고 통보시 어떤 반응을 보였건 간에 회사에서 책임을 묻는 것으로 하고요.

이 기사를 보면서 생각난 점입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67779&PAGE_CD=E...
"그동안 고마웠어요"... 연희씨에겐 비수가 됐다[노동위원회 해고구제신청 사례⑥]
해고 후에야 노동법 공부하는 비정한 사회
15.01.04 17:58l최종 업데이트 15.01.04 17:58l
엄미야(miya2003)






"학교 졸업하고 첫 직장이지요?" 
"네."
"학교에서 근로기준법 배워본 적 있어요?"
"아니요." 
"노동위원회는 어떻게 알았어요?"
"며칠 전에 아는 언니한테 들었어요. 늦기 전에 가보라고 해서." 


김연희(여·21세·가명)씨는 부당해고구제신청 만료기간(3개월)을 3일 앞두고 지난해 11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서를 접수했다. 3일만 늦었어도 구제신청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연희씨는 심판회의 내내 울었다. 그녀의 답변을 듣는 데는 상당한 기다림이 필요했다. 

그녀의 직업은 포토그래퍼. 강남의 꽤 유명한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이나 결혼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 매니저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하던 직업이었던 사진사가 되기 위해 들어간 첫 직장이었다. 하지만 9개월 만에 해고되었고, 본인도 짤린 건지, 스스로 나온 건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노동위원회까지 오게 되었다.

그녀를 도왔던 노무사 스스로도 "이 사건은 신청인이나 피신청인 측 모두 서로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증거물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아직 스물 한 살밖에 되지 않은 사회 초년생인 신청인이 이후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 상처가 되지 않도록 고려하여 판결을 부탁드린다"고 이야기할 만큼, 사연은 안타깝지만 신청인의 증거나 자료가 부족한 사건이었다. 

9개월 만에 해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녀에게 9개월 동안, 그리고 노동위원회에 오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먼저 "나가라"고 한 것은 사진관 사장의 동생인 점장이었다. 어느 날 그녀를 부른 점장은 "연희씨는 우리랑 일하기에는 안 맞는 것 같아.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21살, 자존심이 상한 그녀는 덜컥 "안 그래도 그만두려고 했어요"라는 말을 내뱉어 버렸다. 

사용자가 "해고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갔다"고 주장할 수 있게 상황, 일은 여기서부터 꼬였다. 게다가 그녀는 그만두기 전날 그녀와 함께 일한 선배에게 "그동안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는 메모를 전달했다. 그 소박한 인사말은 이후 지노위에서 '권고사직을 수락한 증거물'로 제출되었다. 

메모를 왜 썼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정말 존경하던 선배였어요.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어요"라고 순진하게 말했다. 

그녀는 "정말 열심히 배우고 일했는데 하루아침에 나가라고 한 점장과, 나가는 순간까지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치기 싫어 열심히 일한 것이 '인수인계를 충실히 한 것'으로, 그동안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전달한 간단한 메모가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증거물'이 된 상황에 충격을 받았다"고 울먹였다. 앞으로 어떻게 사람들을 믿고 살아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녀가 늦게나마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라고 주장한 근거는 '사용자가 적법한 해고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27조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어겼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는 비록 해고절차가 적법하지 않았으나 ▲ 이에 대해 당사자가 '부당해고다'라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곧바로 수긍한 점 ▲ 이후 한 달여 이의를 제기할 기간이 있었음에도 성실하게 인수인계를 한 점 등을 들어 사용자의 손을 들어줬다. 즉, "본인이 스스로 제 발로 걸어나갔다"는 것이었다. 


부당해고 요건 성립하려면...


그렇다면 연희씨가 부당해고 당한 요건이 성립하려면 어떻게 했어야 했나. 재구성해보자. 

"연희씨는 우리랑 일하기 안 맞는 것 같아. 나가주었으면 좋겠어."
"지금 저를 해고하시려는 건가요?(해고의사 확인) 서면으로 통보해주시죠.(서면통보 고지)" 

해고 통보 이후 업무를 할 것을 요구했다면?

"부당한 해고이므로 인수인계하지 않겠습니다."(부당한 해고이므로 인수인계 거부)

이후 일방적 근로관계 종료 후에도 출근해야 한다.(복직의 의사 표현) 


현실에서 이러한 대응이 가능할까? 심판회의 전후해서 위원들은 모두 그녀를 동정했다. 자식이 있다면 미리미리 근로기준법을 가르치라고 말했다. 고등교육과정에 근로기준법 교육과정 정도는 있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안타까워했다. 

연희씨는 이번 과정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을 것이다. 적어도 다음 직장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설령 사용자가 "나가라"고 하더라고 수많은 증거와, 녹취와, 법률적 대응을 할 것이다. 하지만 사회 초년생이었던 그녀가 가졌던 사회에 대한 꿈은 산산이 부셔졌다. 해고의 기억은 아물지 않을 것이다. 

노동위원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법리적 해석에 따르면 그녀의 해고는 시시비비를 가릴만 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고등교육을 마친 청년들이 사회로 진출할 때 국가가, 노동부가, 노동위원회가 그들에게 해준 것은 무엇인가? 근로기준법을 한 자도 가르쳐주지 않은 이 사회가 그들의 해고를 유불리로 나눌 수 있는가? 

또한 내가 당한 해고가 부당한지, 정당한지 구분할 수 있는 노동자가 이 땅에 얼마나 될까? "나가라"라는 사용자 앞에서 "아니오"를 말할 수 있는 노동자가 이 땅에 어디에 있을까?

지금도 일어나는 사회초년생에 대한 무분별한 해고에 대해 비상한 대응이 필요한 이유이다. 당신 주변의 '연희씨'는 보호받아야 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해고 요건을 완화하고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한다. 재계의 요구를 반영한다는 노골적인 이유도 붙였다. 이들이 이미 현장에서 해고가 얼마나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 비정규직이 얼마나 포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몰라서 그러는 것인지, 알고서도 저러는 건지는 논외로 하자. 

2015년 또 얼마나 많은 연희씨가 눈물과 상처받은 가슴으로 일자리를 찾아 전전할까. "나가라"는 한마디에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사회는 과연 바람직한 사회인가. 

해고된 이후 이를 악물고 근로기준법을 배우게 되는 사회. 2015년에는 조금만 덜 해고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IP : 98.217.xxx.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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