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이들 봐주시는 시터분이 저희집에 오래 계셨습니다.
지낸 세월이 오래다보니 서로 편하게 지내는 편인데요.
저희집 집전화를 예전부터 자주 사용하시는건 알고있습니다.
주로 내역들이 집전화-집전화 통화이길래 그정도야 개인 핸드폰 쓰는 바에,
저희꺼 써도 되고, 비용도 얼마 나오지 않아서 그냥 신경을 안썼는데
최근에 집전화 통화요금을 보니 거의 매달 5-6만원씩 나오는걸보고, 이건 좀 너무 많이 나온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인 핸드폰 대신에 우리집 전화를 쓰는건(거의 핸드폰으로 거는 통화)..... 그 돈 5만원이야 뭐 제가 부담하는거야 그렇다 해도....
그 통화시간 동안 우리 애는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또 한편으로 저희 부부가 급하게 야근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갑자기 오후늦게 전화를 드리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저희 사정을 많이 봐주시는 편이기 때문에 대부분 잘 받아주시고, 저도 그에 대해서 월말에 초과근무하신 부분에 대해서 비용을 추가로 더 드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히 생각하고 있는데, 12월 한달 일이 너무 많아서 자주 야근을 하게 되서, 죄송하던 차인데
지난주 월, 화 이틀 연속으로 늦게까지 아이들을 부탁드리는 전화를 하면서, 전화를 끊는데 제가 아직 전화를 안끊은걸 모르시는 상태에서 짜증섞인 말.... + 그다음날은 욕설을 하는걸 듣고 많이 충격을 받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 이후로는, 그냥 예전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자꾸 늦으면 순간순간 짜증이 나서 그런 반응을(제가 듣는줄 모르고) 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하고 그냥 넘어갈려고 하고는 있습니다.
암튼, 충격받은 참에.... 그간 신경만 쓰고 있던 전화나 살펴보자 싶어서
전화는 얼마나 쓰시나 궁금해서 엑셀에 정리를 해봤습니다.
대체 얼마나 쓰시고, 시간대는 어떻게 되는지, 빈도는 얼마나 되는지
집전화 통화내역에 남아있는 내역들 가운데 11/21-1/2까지 125건
6주간 주당(5일 기준) 총 4시간 부터 7시간 49분까지
거의 매일 1시간 이상은 쓰신거구요.
매일 5-10회정도 통화를 하고, 통화시간도 다양하죠.
아이가 낮잠 잔 시간동안은.... 전화를 하셔도 뭐라하겠습니까.
낮잠잤을만한 시간을 제외하고, 아이가 활동할 시간에도 최장 40분까지 다양한 통화내역
아침에 저보다 출근이 늦은 남편이 나간 이후 시간부터.... 5시에 큰애가 유치원에 돌아온 이후 시간에도 34분, 67분, 33분, 23분, 다양한 통화시간들....
-_-
오래 계셔서 아이들과 친밀도도 높고, 정말 아이들을 잘 아껴주시는건 알겠는데
속으로는 우리에게 불만이 많을 수도 있겠구나....
그래, 나도 회사에서 맘에 안드는 동료들 속으로 욕하니까.... 그렇게 생각할까 싶다가도
우리집에 너무 오래 계셔서, 이제 아이들에 대한 케어는 소홀히 하시는건가.
그 정도 통화는 그냥 인정해야 하나
저도, 아이들도, 변하는게 싫어서, 새로이 적응하는게 싫어서, 이런 상태로 계속 생활은 하고 있는데
이걸 계기로.... 변화를 하는게 좋을지,
이런저런 생각들이 두서없이 들고 있는 연말연초입니다.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어떤지 궁금해요.
- 개인통화부분 + 개인통화로 인한 아이 돌봄에 소홀의 가능성을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아이는 30개월, 초등입학 앞두고 있습니다)
- 서로 오랜시간 익숙해짐이, 뭔가 넘지말아야 할 선을 넘고 있는건 아닌지
- 이래저래 사람이 바뀌고, 새로이 적응하는거에 좀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냥.... 사람사는게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할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