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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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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끊고 살던 친정 아버지...

m 조회수 : 5,989
작성일 : 2015-01-03 01:24:25
오래 전 엄마 돌아가신 후 평생을 술 달고 사시고 자식에게 전화해서 돈돈 하시던(사위 직장까지 전화한 적이 있어서 제가 제발 그러지 마시라고 하니 버럭 화내시고 전화 끊으셨던 적도 있어요) 친정 아버지.
드라마 미생에 보면 안영이가 핸드폰에 아버지를 ...로 저장해놓은 거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제 폰에도 친정 아버지는 기호 하나로 저장되있었거든요.

일일이 적기엔 사연이 많아요.
결론적으로 아버지가 부담스러워 하나 있던 형제는 먼저 연 끊고 살다 일찍 세상을 떴고 그 이후에도 아버지는 충격은 커녕 정신을 전혀 못차리셨어요.
아버지의 많은 형제들(큰아버지, 고모, 삼촌...)도 외면한지 오래구요.

저 또한 거의 연을 끊고 살아가는데 새해 첫날 아버지가 넘어지셔서 허리를 다치셨다고 병원에서 보호자 수속이 필요하다며 전화가 왔네요. 휴...
남편과 아이 데리고 부랴부랴 갔더니 허리가 아프다고 꼼짝않고 누워계시더군요.
CT를 찍어봐야한다고 해서 찍고 병실에 주무시는 것 보고 오긴했는데 인생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릅니다.

엄마 없이 긴 세월 혼자 아둥바둥 그나마 무너지지 않고 잘 살아왔는데 어느 순간 형제도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 역할은 전혀 않고 부담만 주시던 분은 이제 몸도 성치 않으시네요.
딸이라고 연락처 알려줬는지 늘 병원 통해서 연락오고...
병원에서 ㅇㅇㅇ씨 보호자 되시죠?라고 물어오면 화부터 납니다.

작년에 안좋은 일 힘든 일이 많았어서 새해엔 좋은 일 많이 생길꺼야 속으로 마음 다잡은지 하루만에 친정 아버지 일로 병원 전화 받고 다녀오니 마음이 너무 우울하네요.

그래도 부모인데 그래도 자식 도리는 해야하지 않느냐 하시겠지만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정말 모를거예요.

새해부터 너무 우울하네요.
언제나처럼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겠지만 화도 나고 속도 상하고 앞으로 어떡해야하나 걱정도 되고 복잡한 밤입니다.

이런 얘기 들어줄 이 하나 없어 82 와서 야밤에 혼자 넋두리 남기네요.
IP : 1.252.xxx.165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궁금
    '15.1.3 1:28 AM (112.149.xxx.111) - 삭제된댓글

    이런 경우, 자식이 병원 전화 쌩까거나 보호자 안한다고 해버리면 어떻게 되나요.
    저라면 그러고 싶어서.

  • 2. 원글
    '15.1.3 1:35 AM (1.252.xxx.165)

    그냥 저 같으면 평생 마음 고생 시킨 자식한테 미안해서라도 병원 측에 자식 없다 하고 말 것 같은데 꼭 딸 전화번호라고 알려주나보네요.
    자식 하나 앞 세우고도 장례식장에서 밥은 뭘 달라는 둥 양념 가져오라 했던 사람입니다.
    정말 모른 척 하고 싶은데 그 놈의 연 때문에 병원 연락받고 차마 외면 못하고 다녀오긴 했네요.
    차라리 모르는 번호라 받지 말았을걸 하는 생각까지 든 하루였어요.

  • 3. ...
    '15.1.3 1:38 AM (218.43.xxx.60)

    글을 읽는 제가 다 속상하네요.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 밤입니다. 원글님 힘내세요. 언젠간 끝이 나겠죠.

  • 4. ~~
    '15.1.3 1:57 AM (119.71.xxx.75) - 삭제된댓글

    전화 번호바꾸세요
    우리집도 그런분있어 심정잘 압니다

  • 5. 부인에겐
    '15.1.3 2:10 AM (58.143.xxx.76)

    자식같고 자식에겐 민폐 덩어리 평생 그렇죠.
    아마 죽기전에도 변하진 않죠.
    그냥 혼자인걸로하고 수급자 혜택이나 의료보험 ㅣ종
    혜택받음 될텐데 맘 진짜 복잡하시겠네요.

  • 6. 원글
    '15.1.3 2:31 AM (1.252.xxx.165)

    위로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전화번호 바꾸고 싶은데 결국 친척들 통해서 알게 될꺼고 이모나 외삼촌도 사정은 뻔히 아시지만 그래도 아버지니까...하고 최소한의 도리는 하길 바라세요.
    제가 계속 연끊고 사는 것도 못마땅해하시는 어른들도 계시구요(아버지 관련 일들 다 아시니 차마 나무라지는 못하시지만 늘 저 보면 아버지한테 연락 안한다고 뭐라고는 하세요. 그러다보니 자꾸 그 분들과 만날 자리는 회피하게 되네요. 아버지 얘기 물어보면 불편하구요)
    니 심정은 알지만 그래도...로 늘 마무리되어서 마음이 늘 불편합니다.
    외삼촌이 특히 기본 도리 강조하시는 분이셔서 어느 순간 외삼촌 연락도 피하고 싶은 심정이 되었어요.

    제게 하나밖에 없는 형제 죽고나서 환급받은 국민연금 500만원 가량을 아버지가 챙기신 것 같은데 자식 앞세우고 받은 그 돈 가지고 생색내시더군요.
    (저희 아이 태어나서 십여년만에, 외할아버지에게 그날 처음 만원 한 장 받아봤습니다. 제 결혼식 때도 저 키워주신 외가 식구들에게 부조금 일부 내놓으라 하시고, 아이 첫 돐 때도 친척 간단히 초대한 식사 자리에서 밥과 술만 진탕 드시고 가셨어요)

    그 외에도 어른답지 못한 행동 참 많이 하셨는데 힘들고 외롭게 자란 저에게 아직도 이렇게 부담만 주시네요.

  • 7. 용기가 없는 게 아니라면
    '15.1.3 3:22 AM (182.222.xxx.29)

    남들 욕할까,또는 죄책감 때문에 차마 뿌리치지 못할 게 아니라면
    병원에서 전화 올 때,거절하셔도 됩니다.(병원에 근무합니다)
    집집마다 벼라별 사연과 역사가 많아서요,,'내게 전화하지 마세요'
    하면 카덱스(환자 기록)에 메모 해놓고 전 직원들끼리 공유합니다.
    환자는 그걸 모르고,자꾸 연락해달라 보채니 중간서 괴롭지요..ㅠ

  • 8. 파란하늘
    '15.1.3 7:33 AM (119.75.xxx.65)

    제가다 우울하네요.
    언젠간 끝을 볼날이 있겠지요.
    힘내세요.

  • 9. aa
    '15.1.3 10:18 AM (121.200.xxx.73)

    남들 욕할까,또는 죄책감 때문에 차마 뿌리치지 못할 게 아니라면
    병원에서 전화 올 때,거절하셔도 됩니다.(병원에 근무합니다)
    집집마다 벼라별 사연과 역사가 많아서요,,'내게 전화하지 마세요'
    하면 카덱스(환자 기록)에 메모 해놓고 전 직원들끼리 공유합니다.
    환자는 그걸 모르고,자꾸 연락해달라 보채니 중간서 괴롭지요..ㅠ

  • 10. 노노
    '15.1.3 10:22 AM (121.200.xxx.73)

    갑갑, 그 심정 이해합니다, 비슷한 일 겪으니
    그런데 님이 넘 주변의식하고 참으면 님 속병생겨요, 화를 잘 다스리시기바랍니다
    억울하면 어떤 짐도 지지마시고,

  • 11. ..
    '15.1.3 4:39 PM (175.211.xxx.207) - 삭제된댓글

    최소한의 도리 따지는 어른친척들은요, 원글님이 건사하지 않으면 자기한테 짐이 떠넘겨져 귀찮아지니까 그러는 거든가, 웃사람이랍시고 자기의 좋은 사람이라는 탈을 유지하려고 그러는 거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낳은 건 자기들 멋대로 낳은 거니까 낳아'준' 건 고마울 꺼리 자체가 안 되고, 받은 사랑만큼만 되갚으면 되는 거예요.
    버려도 돼요.
    원글님이 스트레스 받거나 일찍 죽으면 원글님 자식들만 불쌍한 거예요.

  • 12.
    '15.1.3 6:41 PM (193.11.xxx.104)

    윗님 의견에 공감 100%

  • 13. 원글
    '15.1.3 9:58 PM (1.252.xxx.73)

    어제 글 올리고 잠을 계속 이루지 못하다가 겨우 눈 좀 붙이고 오늘은 계속 병원 간호실에 전화해봐야하나 아버지한테 폰으로 전화를 해야하나 갈등만 하다 결국 아무에게도 전화하지 못하고 하루가 가버렸네요.
    솔직히 전화가 하고 싶다기 보다는 도리에 대한 강박 때문인 것 같아요.
    아버지 간호할 사람이 필요하다거나 뭐가 필요하다거나 이야기 들으면 병원에 또 가야하니까 그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아서 더 전화하기가 꺼려져요.

    남겨주신 말씀들 제겐 너무 소중하네요.
    늘 그 놈의 도리 도리만 강요당하다 제 편 들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들어요.
    당분간은 친척들 전화도 병원 전화도 아버지 전화는 더더욱 받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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