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 쌍용차 굴뚝,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 방문
발길을 돌려 오후 3시에는 광화문의 세월호 농성장을 찾았습니다.
4.16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8개월이 지났지만 광화문 광장은 여전히 4월16일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단식 농성을 벌이던 7~8월만 해도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시민들로 북적이던 농성장엔 이제 찬바람만 불고 있었습니다.
뽀얀 빛을 발하던 천막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타는 속내 만큼이나 시커멓게 변해 있었고, 그나마도 텅 빈 천막이 더 많았습니다.
더군다나 농성장의 새해 소망인 '진상규명'은 시작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1월부터 활동에 들어가는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는 출범 전부터 일부 위원들의 자격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센 상황입니다.
▲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영석이 아빠 오병환씨.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는 영석이 아빠 오병환씨가 쓸쓸이 천막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영석 아빠는 스님의 손을 꼭 잡으면서 "새해에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꼭 이뤄지도록 도와달라" 고 호소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영석 아빠의 손을 잡고 천막 안으로 들어가 짧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영석 아빠가 “불교계 쪽에서는 너무 조용한 것 같아요. 처음에만 힘을 실어주다가 시간이 지나니까 결국은 다시 유가족만 남아서 가슴 아파요” 라고 하면서 씁쓸한 표정을 짓자 스님께서는 “미안해요. 비록 미약한 힘이지만 힘을 보태고 응원하겠습니다. 힘을 내세요.” 라며 마음을 받아주면서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힘들죠? 그래도 힘내서 해야 돼요. 쉽게 될 일이면 벌써 해결되었겠지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면 어렵더라도 견뎌내는데, 쉽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 나중에 안되면 사람이 지치게 돼요. 길게 싸워야 될 일이니까 싸우는 일도 재미를 붙여서 해야 돼요. 쉬운 일이면 이렇게 천막치고 농성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쉽지 않다는 것을 전제하고 해나가야지요. 조금씩 시간을 내서 응원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영석 아빠를 꼭 안아주고 용기를 북돋워주었습니다.
새해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가 발족하고 진상규명 활동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점인데,
영석 아빠는 거듭 국민들의 동참이 절실하다며 반복을 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