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런 게 너무 피곤하고 우울해져서 책도 일부러 안 읽고 생각도 안 하려고 해요.
그러길 몇 년된 것 같은데 어느새 이제는 책 읽는 일이 힘이 드네요. 일부러 읽어보려고 해도 금방 읽기 싫어지고
(원래는 책 한번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도서관에 쳐박혀 있는 것 좋아하고 그랬어요) 힘이드네요.
책을 읽고 나서 현실로 돌아올 때의 그 기분이 너무나 슬프고 무기력합니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적으로는 그걸 실현시킬 의지도 끈기도 없는 스타일이예요.
우울증이 만성이 되어서 그러네요. 하루 하루 눈 뜨고 사는 것도 생각하면 지옥같고 생각 없이 바보처럼 살면 살아지는 것도 같고
너무 자기 자신을 컨트롤 하고 살려고 하다가 놓아버리니 실수도 많이 하고 정말 생각 없는 여자인 척 하다 개념까지 없어보이는
사람 되는 것 같구요. 원래 필름이 끊기지 않게 먹던 게 이제는 저 자신을 놔버렸달까요 그냥 안하무인이예요 술만 먹으면.
너무너무 우울하고, 우울하지 않는 내가 기억이 안나는 우울증 십년차예요.
하루하루를 죽지 않으려고 자살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견뎌온 것이 전부인데 어느새 세월은 이렇게 흘러있고
저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사람 처럼 살아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