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썸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약하고 남친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강한 관계의 오빠가 있어요.
그냥 남친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그냥 둘다 따로 사귀자라는 단어만 입으로 꺼내지 않았을 뿐이죠.
우연히 그 오빠가 커뮤니티 및 sns 생활을 즐긴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카카오 스토리에 그런 얘기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검색해서 들어가봤죠. 전 상대적으로 sns나 인터넷 카페 활동 같은 걸 잘 안 하거든요.
호기심에 들어가 살펴보니 소위 말하는 "흘리고 다니는" 스타일인 거에요. 커뮤니티 같은데서 여자들한테 예쁘다고 칭찬해주고 아프다고 하면 걱정하는 댓글 달아주고 뭐 그런거요. 전 사실 인터넷 상의 친분이 큰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 오빠도 진짜 그 여자들이 좋아서 쓰는 댓글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왠지 신경쓰이는 건 사실이잖아요. 그렇다고 그러지 말라고 얘기하자니 주제넘게 사생활 간섭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내가 뒤를 캐고 다닌 것 같아 집착하는 여자처럼 보이게 될까봐 말을 못 하겠습니다. 차라리 오빠가 먼저 나 커뮤티니 활동한다. sns활발히 한다. 이런 말을 대화중에 자연스럽게 꺼내면 나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알고 있었다 라는 쿨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 오빠가 sns를 즐긴다는 게 사실 비밀도 아니에요. 공개 카스에 그런 내용이 있으니까요. 비밀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얘기를 직접적으로 꺼낸 적도 없으니 그 오빠는 제가 그걸 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저도 말을 꺼내기가 애매한 상황이 되버렸어요.
계속 의심하자니 이것도 병이 된 건지 그 오빠가 댓글 뭐라고 달았나 오늘은 또 어떤 여자한테 칭찬하는 댓글을 달았나 자꾸 확인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다가 혹시나 쪽지 같은거 보내서 서로 만나면 어떻게 하지? 라는 생각도 들구요. 또 갑자기 드는 생각이 제가 어장관리 당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인터넷상의 여자들과 실제 만나고 있는 저는 다르겠지만요. 아... 미치겠습니다. 정말 어장관리 당하고 있는 건지. 아님 그냥 인터넷 활동을 열심히 하는 남자인건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