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미니홈피에 올렸었고 그 후에는 블로그나 페북이나 트위터로 옮겨가다가
요즘엔 인스타로..
자기 사진을 열심히 올리며 일상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네요.
근데 친구만 볼 수 있게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다 들어와서 볼 수 있는데
거의 매일 자기가 어디가서 뭘 했고 뭘 먹었고 누구랑 있었는지
계속 올리는 사람들은 정말 개방적인 성격인가봐요.
가족들 사진도 다 올리고..
협찬이나 광고수익이 있는 블로거들 말구요.
영리를 목적으로 한 블로그 활동도 아니고,
요즘은 블로그보다 인스타에 많이 올리네요.
자기 수영복입은 사진까지 올리는 사람들도 있고.;;;;
저는 얼굴 사진도 못 올리겠던데..
그냥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나의 사생활을 자세하게 안다는 것이
상상이 안가고 좀 무섭단 생각까지 들거든요.
엄마가 예전에 같은 동네 살던 애가 이사가서 소식이 끊어졌는데 뭐하고 사나 궁금해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너무 쉽게 찾아지네요.
싸이에서 찾았다가 그애가 싸이를 그만두면서 자기 블로그 주소를 링크했길래
거기로 갔다가, 다시 인스타로..
무슨 학교를 나와서 무슨 일을 하며 언제 결혼을 했고 어디로 신혼여행을 갔으며
시댁식구들의 직업까지 나오고, 요즘 뭘 하면서 일상을 보내며, 최근에 어디가서 뭘 먹었는지..
그 아이의 친정 식구들 근황까지 자세하게 알게 되었어요.
덕분에 뭐하고 사는지 궁금해 하시던 엄마의 호기심은 충족이 되고도 남았지만,
얘는 내가 자기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걸 알까..
내가 자기에 대해 이토록 많은걸 알고 있다면 놀라지 않을까..그런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 인터넷을 통해 어떤 프로젝트를 접하게 되었고, 관련된 사람들을 알게 되었어요.
관심이 생겨서 트위터에도 가보고 더 관심이 가서 싸이도 찾아보고 그랬더니 홈피가 나오더군요.
20살무렵의 사진들.. 어느 학교를 나왔고 그 다음은 뭘 하고 지냈는지
30대 초반인 사람의 10년 넘은 시간들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어요.
인스타를 통해 최근에 뭐하고 지내는지까지.. 누굴 만나고 다니는지도..
가족들과 살아온 환경까지 파악이 되더군요.
그런데 그 사람은 나를 모르고, 내가 자기에 대해 이렇게 많은걸 안다는 것을 상상조차 못하겠죠.
아니, 전혀 모르는 사람들한테도 오픈한 공간이니
자기가 모르는 누군가가 자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도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을까요?
오히려 즐거울까요?
이사갔던 아이도 세월이 흘러서 지금 거리에서 보면 얼굴도 몰랐을텐데
인터넷에 남겨진 흔적으로 20대부터 시작해 최근의 얼굴까지 다 알게 되어서
어디서 만나도 바로 알아볼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도 그렇구요.
하지만 거꾸로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내 얼굴을 알고, 얼굴 뿐 아니라 내 사생활을 다 알고 있다면
그건 너무 무서운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수영복 입은 사진도 올리고, 스쿼트하는 사진도 올리고..
그러는거겠죠? 저하고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