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유지비가 만만치 않네요.
15년 전 결혼 할 때 롤렉스 시계를 받았어요. 남편도 같은 걸로 했죠.
매일 쓰지 않으니 태엽으로 시간 맞추는 경우가 많아요.
지난 달에도 시간을 맞투는데 갑자기 태엽이 헛돌면서 움직이지 않는거에요.
서울 어느 백화점 매장이 공식 서비스 라길래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오랫동안 청소/점검을 하지 않아서 아마 소모품이 닳았을거라고 수리해야 할거라네요.
저희집에서는 부산이 가까워서 센텀 매장에 갔어요.
가운 입은 기술자 아저씨 하시는 말씀이...
"문자판을 고친 흔적이 있기때문에 이 상태로는 공식수리점에서 수리의뢰를 받을수 없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다른 문자판을 사서 같이 접수하면 가능하다."
이게 대체 뭔 소리인지...@-@
알고보니, 시계는 정품이 맞는데, 시간을 나타내는 막대기를 떼어내고 그 자리에 다이아몬드를 임의로 붙였대요.
순간 남편은 얼음이 되었고 저는 데리고 간 중학생아들이 신경쓰이고, 아들은 이게 대체 뭔소리야... 하는 표정.
어쩔수 없이 문자판을 새로 사서 같이 접수를 했죠.
ten points 문자판은 도저히 비싸서 안되고 보통 문자판.
문자판값+수리비 = 113만 원.
내가 좋아하는 스와치를 향후 10년간 하나씩 사겠네요.
잠시 후 아저씨가 분해된 시계를 보여줬습니다.
열어놓고 보니 참...저 조각들이 뭐라고...
시어머니는 한 푼이라도 싸게 다이아몬드 박힌걸로 사겠다고 영등포 S 백화점까지 가셨겠죠.
(그 아저씨 말씀으로는, 예전에는 대부분 싸게 산다는 게 그런 의미였답니다.)
집에 와서 보증서를 보니까 당시 영등포 S백화점 시계전문점 사장님의 싸인이 적혀있고,
영문으로 된 종이에는 브뤼셀의 어느 가게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한국 롤렉스 공인 기술자가 시계 본체가 진품이라고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고,
뭐든 제 값을 주고 정식으로 사야한다는 교훈이 남았어요.
그리고...비싼 물건을 소유하는건 피곤하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