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60대 중반
골프치러다니시고 운전도 잘하고 해외여행도 잘하시고
뭐 혼자 잘 사세요.
그런데 저만 있으면 뇌가 기능을 멈춥니다.
생각자체를 안합니다.
이건 어떻게 하나, 티브이 하나 켜는 것도 일년내내 켜줘야 합니다.
대문 여는 것도 제가 무거운 짐들고 꼼짝 못하는 상황인데...
말로 설명해줘도 안 듣습니다. 그냥 자기는 밑에꺼만 열면 문 열여줄 수 있다라는 생각이 바뀌어서
다른 방에서 커튼 다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순서대로 이렇게 하라고 목이 쉬도록 얘길 해줘도 안된다고 혼자 패닉해서 난리입니다.
티브이 켜는 거 설명해줍니다.
셋탑 버튼이 어쩌고
엄마 집에 iptv 멀쩡히 잘 보고 사세요.
저한테만 오면 그냥 입만 까딱하면 자동이니깐
제가 다른 일 하고 있어도
이게 왜 안되냐. 저게 왜 안되냐
좀만 피곤하면 당장 한시간 안에 죽을 사람처럼
불쌍한 얼굴하고 무슨 연기대상감으로 그러다가
시장봐다가 수라상 차려드리니
너무 너무 잘 드시네요.
낳아주고 키워주고 너무 고맙죠.
근데 저도 어린 아이한테 시달리고 갱년기에 할 일은 많고
정말 미칠 것 같아요.
엄마도 이 미칠 것 같은 상황 다 겪으면서 오늘에 왔다고 생각하니
나도 엄마의 길을 가겠네 싶어서 서글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