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도 망설이다 답답한 마음에 글로 옮겨보면 좀 나아질까
자판 두드려 봅니다.
아빠가 말도 안되는 억지를 잘 쓰고 성격이 불 같아서
엄마가 힘들어 할 때도 많았는데
그럴때는 어린 저까지 신경쓰이게 행동했지만
그래도 엄마가 늘 참고 잘 넘어가줘서 감사하다 생각했습니다.
엄마는 15년 전쯤부터 가게를 하십니다.
밤10시까지 있다가 집에와서 저녁 챙겨주시고
저는 이때도 엄마가 너무 안쓰러웠어요.
그러면서도 제가 아직 어린데 학교갔다가 집에오면 엄마가 옆에 없으니까
외롭기도 했고요..
엄마는 여전히 하루종일 가게일을 하시느라
점심도 컵라면으로 때우는 일이 많고
여름에는 더운 가게에서 전기세 아낀다고 에어컨도 제대로 안켜고
겨울에는 추운 가게에서 코트에 목도리까지 하고 하루종일 앉아있는데
수중에 돈이 없고 저축도 안합니다.
이상했지만 안쓰러웠습니다.
저는 스무살 넘고나서는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해서
타지에서 따로 살고 있습니다만
대학생 때도 주말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알바하느라고
동아리활동은 물론 어디 여행한번 제대로 가지도 못했습니다.
교환학생 자격이 되어 정말 처음으로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했는데
2007년이었나요 환율 폭등으로 그것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엄마 아빠 정이 그리워 주말마다 집에 내려오는데
엄마 아빠가 고생하면서 행복하지 못한 것 같아 늘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부분을 내가 좀 채워 줄수 있을까
처음에 대학생때는 엄마옷 . 가방.신발. 화장품 에서 시작했습니다.
쉬지 않고 과외 알바를 하니 그나마 월세 내고 생활비 해도 돈이 좀 남더군요 .
그러다가 가전제품. 밥솥.믹서기.전기주전자.리큅. 그릇들..
고기.쌀.커피믹스. 하다못해 물까지 .
집에 있는 것 중에 제가 산게 아닌 게 없을 정도로 말이죠.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 산게 10년이 다되어 가니 그럴만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의무가 되었고 당연히 생각하십니다.
제가 집에 내려오면 주말 중에 하루는 장을 보러 갑니다.
그러면 으레 계산은 제가 하고요.
재작년 이사 할때는 가구를 몇가지 제 돈 들여 바꿔드렸습니다.
사전에 제가 사겠다. 니가 사라 이게 아니라
같이 가구보러 갔다가 계산할때 제가 사게 된거죠.
애시 당초에 엄마가 이제 돈을 좀 모았나 했던 게 잘못.
그게 그냥 당연시 됐어요..
얼마전에는 엄마 차 바꾸는 데 저한테 아빠가 500정도 달라고 하더라고요.
하.... 참..
저 아직 20대 입니다.
거절했습니다.
20년된 쇼파.
정말 못앉을 정도록 푹 꺼져서
몇년전부터 이것 좀 바꾸자고 하는데
두분다 말만 하지 돈 낼 생각은 안하더군요.
350만원짜리 ..
제가 짜증이 나고 더 신경쓰기 싫어서 내가 낼까 하다가
이제는 화가 나서 바닥에 앉든 말든 신경 안쓰려고요.
그리고 오늘...
아빠 생신이신데
지금까지 아무도 케익도. 선물도. 저녁도 생각이 없네요.
또 제가 알아서 어디 예약하고 했으리라 생각하는 거겠죠.
저... 외동아니고 막내이고
다른 형제들 다 취직했고 결혼 전입니다.
완전히 호구 된 거 저도 아는데
측은지심...
이것 때문인 것 같아요.
그냥 마음이 덤덤해지고
집에 안내려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