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중력이 많이 부족한 초등학생 과외 해보신 분 계신가요?

톰슨가젤 조회수 : 1,828
작성일 : 2014-12-27 02:30:21

제가 직업으로 영어과외 일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 초6 남학생을 맡게 되었는데 곧 중1 되죠

근데 이 아이가 집중력이 아주 많이 부족해요

또 자기 수준에 안 맞는 학원만 다녀서 영어에 대해서 스트레스가 많고

자기는 영어를 못한다 싫어한다 이렇게 이미지가 박혀 있는 상탭니다

어머니도 이런 부분을 알고 계시고 저랑 이야기도 했어요

 

근데 한 2주 수업을 해보니까 생각보다 더 심각하네요

몇장 남았는지 계속 책장을 앞뒤로 넘긴다든가

계속 커텐을 만지작 거리고 손을 넣어다 뺀다 한다든가

검지 손끝으로 톡톡톡톡 책상을 끊임없이 친다든가요

수업 조금만 해도 몸을 배배 꼬고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할말 생각나면 제말 끊고 바로 말하고

수업 몇시에 끝냐나 묻고

수업이 한 20분 정도 남으면 그때부터 지금 마치자고 하고

본인도 나름 참다가 너무너무 하기 싫으면 갑자기 지금 그냥 수업 그만하면 안되냐고 그러는 아이에요

 

이 아이의 모든 행동을 일일이 혼내고 지적할 수도 없는 일이고

영어에 이미 첫인상이 안 좋기 때문에 숙제량이라던가 교재 난이도까지 많이 맞춰준다고 생각해요

수업 중간에 쓸데없이 소리해도 그냥 장단맞춰서 이야기하기도 하구요

 

근데 수업 중간에 한두번이 아니면

뭐 하면 어렵다 이거 안하고 저거 하면 안돼냐 언제 마치냐

제가 진이 너무나 빠지네요

 

오늘은 본인이 모르는 문제를 제가 알려주려고 하니 계속 자기가 풀거니까 알려주지 말라고 하고

틀린 답을 알려주니 선생님이 틀린 거라고 하고

틀렸다고 표시하는 걸 너무 싫어해서(20문제에 3,4문제 정도 틀리고 많이 틀리는게 아닌데도)

뭔가 다른 트라우마?가 있나 싶어서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틀린거 표시하는게 왜 싫은지 언제부터 싫었는지 등등 물어보고

보통 그러면서도 점수는 잘 받고 싶어하는게 아이들 심리라

점수를 잘 받고 싶으면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하려는데

자기는 점수도 잘 받기 싫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다 싫다네요

그러면서 선생님은 왜 나를 공부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냐고 묻더군요

 

참 내가 뭐하러 이리저리 타이르려고 노력했나 싶었어요

너무 화도 나고 어떻게 해도 이 아이에게는 다 잔소리 같구나 싶구요

너무 기분이 안 좋아서 20초? 정도 입다물고 있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또 마칠때쯤 되니까 언제 마치냐 지금 마치면 안되냐 하더군요

수업 마치고는 좋아서 동생이랑 막 장난치고

그냥 저는 힘이 빠지더라구요

이런 아이는 강하게 나가면 반드시 엇나가서

타이를려고 했는데 타이르자니 제 속에 천불이 나네요

 

솔직히 집중력 장애가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요

근데 또 머리 자체는 좋은 편이에요

 

저는 이런 식으로 계속 수업하는 건 제가 못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렵다고 하기 싫다고 징징대는 거 받아주고 싶지 않구요

싫다는 애를 붙잡고 잡으면서 하는 것도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이런 문제로는 이미 어머니와 한번 상담을 드렸구요

그 이후에 더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된건데요

이런 걸 세세하게 어머니한테 얘기해봤자 별로 좋을 것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허심탄회하게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걸까요?

이런 학생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IP : 175.200.xxx.20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sd
    '14.12.27 6:31 AM (59.1.xxx.54)

    똑같은 케이스는 아니지만 저 비슷한 경험자인데요
    에둘러 말씀하시고 끝내세요
    저 경우는 공부의 도움이 아니라 가정내 심리치료가 필요한 경우인데
    환경이 나아지지 않으면 과외선생의 힘으로 개선되기는 힘듭니다
    설리반 선생이 헬렌켈러 키웠듯이 하실 거 아니면 어서 그만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2. ...
    '14.12.27 7:35 AM (1.177.xxx.85)

    제가 가르치는 아이랑 비슷하네요
    저도 그 문제로 고민 많이 했는데 이번에 법륜스님 강의 듣고
    마음속으로 그 아이 포기하기로 하고 제 강의만 집중하기로 했어요
    제가 어떻게 한다고 그 아이가 변할리도 없는데 욕심내지 않고
    그냥 전달자의 입장에서 그 아이가 받아들이든 말든 제가 할 일만 합니다
    그렇다고 매번 그런 아이를 내보내면 제 수입만 줄어듭니다
    가르침을 떠나서 사교육이 직업이면 마인드를 바꾸셔야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많이 다루다보면 나중에 비슷한 아이에게도 면역이 생겨서
    어떻게든 처리가 되는데 그럴때마다 포기하면 선생님도 면역이 안 생깁니다
    점점 그런 아이들은 늘어날 것이고 거기에 대한 대처방법을 찾아 연구하는게
    요즘 저의 고민입니다 학원에서 교육자의 눈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면 밥벌이가 안됩니다
    이상은 십년차 사교육 종사자의 생각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83741 느린아이의 변화 8 느린아이 2015/09/19 2,596
483740 며느리가 편히 살면 언짢고 딸이 편히 살면 좋은거죠? 16 ..... 2015/09/19 6,182
483739 이 음악 좀 꼭 알려주세요 영화 '종이달' 6 합창 2015/09/19 1,832
483738 자유학기제 체험학습 어디로 가던가요? 5 낙후지역 2015/09/19 1,482
483737 어떻게 생각하세요 명절휴무 관.. 2015/09/19 746
483736 오토바이 소음때메 미쳐버릴듯 6 나비부인 2015/09/19 1,625
483735 어떤 핸드폰 쓰시나요? 8 핸드폰 바꾸.. 2015/09/19 1,480
483734 고3지낸 선배맘님들.. 다음 단계는 뭔가요? 20 선배 2015/09/19 4,939
483733 우리나라는 학교는 왜 다니나요? 5 ㅇㅇ 2015/09/19 1,808
483732 이승환 공연 생중계 보세요~4시부터 49 나나 2015/09/19 2,116
483731 학원 보내시는 어머님들 봐주세요. 매일 슬픈 스케줄예정인데요.... 11 암담 2015/09/19 3,062
483730 미국 911 과 세월호 싱크로율 99%? 4 파파이스 2015/09/19 1,626
483729 동그랑땡 비슷한 거 - 최대한 간단한 레시피 좀..... 9 요리 2015/09/19 1,979
483728 고등학교 중간고사기간이 언제인가요? 8 궁금 2015/09/19 1,178
483727 유족 절반이 배상 신청하지 않은이유 아세요 2 ㅇㅇ 2015/09/19 2,973
483726 이틀 화장실 못갔어요 9 어제 2015/09/19 1,480
483725 일드 '장미없는 꽃집 ' 아시나요? 8 봉순이 2015/09/19 2,735
483724 시부모가 돈을 시누한테 주는게 왜 복잡한가 했더니 48 며느리입장 2015/09/19 6,691
483723 해외에서 사는 맘입니다.도와주세요. 8 포트리 2015/09/19 3,872
483722 아들손주가 할머니를 닮을 가능성은 없지 않나요? 5 유전자 2015/09/19 1,556
483721 홈쇼핑 냉동꽃게 어찌 처리하면 될까요? 10 .. 2015/09/19 2,091
483720 엘리베이터에서요 48 .. 2015/09/19 4,169
483719 미드통합 자막을 보느데 두개가 싱크가 안 맞아요 3 rrr 2015/09/19 1,599
483718 슈나우저 찾아요 압구정이나 한강공원이요 3 2015/09/19 1,399
483717 DKNY 싱글노처자들 컴온 12 싱글이 2015/09/19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