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중력이 많이 부족한 초등학생 과외 해보신 분 계신가요?

톰슨가젤 조회수 : 1,631
작성일 : 2014-12-27 02:30:21

제가 직업으로 영어과외 일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 초6 남학생을 맡게 되었는데 곧 중1 되죠

근데 이 아이가 집중력이 아주 많이 부족해요

또 자기 수준에 안 맞는 학원만 다녀서 영어에 대해서 스트레스가 많고

자기는 영어를 못한다 싫어한다 이렇게 이미지가 박혀 있는 상탭니다

어머니도 이런 부분을 알고 계시고 저랑 이야기도 했어요

 

근데 한 2주 수업을 해보니까 생각보다 더 심각하네요

몇장 남았는지 계속 책장을 앞뒤로 넘긴다든가

계속 커텐을 만지작 거리고 손을 넣어다 뺀다 한다든가

검지 손끝으로 톡톡톡톡 책상을 끊임없이 친다든가요

수업 조금만 해도 몸을 배배 꼬고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할말 생각나면 제말 끊고 바로 말하고

수업 몇시에 끝냐나 묻고

수업이 한 20분 정도 남으면 그때부터 지금 마치자고 하고

본인도 나름 참다가 너무너무 하기 싫으면 갑자기 지금 그냥 수업 그만하면 안되냐고 그러는 아이에요

 

이 아이의 모든 행동을 일일이 혼내고 지적할 수도 없는 일이고

영어에 이미 첫인상이 안 좋기 때문에 숙제량이라던가 교재 난이도까지 많이 맞춰준다고 생각해요

수업 중간에 쓸데없이 소리해도 그냥 장단맞춰서 이야기하기도 하구요

 

근데 수업 중간에 한두번이 아니면

뭐 하면 어렵다 이거 안하고 저거 하면 안돼냐 언제 마치냐

제가 진이 너무나 빠지네요

 

오늘은 본인이 모르는 문제를 제가 알려주려고 하니 계속 자기가 풀거니까 알려주지 말라고 하고

틀린 답을 알려주니 선생님이 틀린 거라고 하고

틀렸다고 표시하는 걸 너무 싫어해서(20문제에 3,4문제 정도 틀리고 많이 틀리는게 아닌데도)

뭔가 다른 트라우마?가 있나 싶어서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틀린거 표시하는게 왜 싫은지 언제부터 싫었는지 등등 물어보고

보통 그러면서도 점수는 잘 받고 싶어하는게 아이들 심리라

점수를 잘 받고 싶으면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하려는데

자기는 점수도 잘 받기 싫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다 싫다네요

그러면서 선생님은 왜 나를 공부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냐고 묻더군요

 

참 내가 뭐하러 이리저리 타이르려고 노력했나 싶었어요

너무 화도 나고 어떻게 해도 이 아이에게는 다 잔소리 같구나 싶구요

너무 기분이 안 좋아서 20초? 정도 입다물고 있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또 마칠때쯤 되니까 언제 마치냐 지금 마치면 안되냐 하더군요

수업 마치고는 좋아서 동생이랑 막 장난치고

그냥 저는 힘이 빠지더라구요

이런 아이는 강하게 나가면 반드시 엇나가서

타이를려고 했는데 타이르자니 제 속에 천불이 나네요

 

솔직히 집중력 장애가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요

근데 또 머리 자체는 좋은 편이에요

 

저는 이런 식으로 계속 수업하는 건 제가 못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렵다고 하기 싫다고 징징대는 거 받아주고 싶지 않구요

싫다는 애를 붙잡고 잡으면서 하는 것도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이런 문제로는 이미 어머니와 한번 상담을 드렸구요

그 이후에 더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된건데요

이런 걸 세세하게 어머니한테 얘기해봤자 별로 좋을 것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허심탄회하게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걸까요?

이런 학생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IP : 175.200.xxx.20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sd
    '14.12.27 6:31 AM (59.1.xxx.54)

    똑같은 케이스는 아니지만 저 비슷한 경험자인데요
    에둘러 말씀하시고 끝내세요
    저 경우는 공부의 도움이 아니라 가정내 심리치료가 필요한 경우인데
    환경이 나아지지 않으면 과외선생의 힘으로 개선되기는 힘듭니다
    설리반 선생이 헬렌켈러 키웠듯이 하실 거 아니면 어서 그만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2. ...
    '14.12.27 7:35 AM (1.177.xxx.85)

    제가 가르치는 아이랑 비슷하네요
    저도 그 문제로 고민 많이 했는데 이번에 법륜스님 강의 듣고
    마음속으로 그 아이 포기하기로 하고 제 강의만 집중하기로 했어요
    제가 어떻게 한다고 그 아이가 변할리도 없는데 욕심내지 않고
    그냥 전달자의 입장에서 그 아이가 받아들이든 말든 제가 할 일만 합니다
    그렇다고 매번 그런 아이를 내보내면 제 수입만 줄어듭니다
    가르침을 떠나서 사교육이 직업이면 마인드를 바꾸셔야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많이 다루다보면 나중에 비슷한 아이에게도 면역이 생겨서
    어떻게든 처리가 되는데 그럴때마다 포기하면 선생님도 면역이 안 생깁니다
    점점 그런 아이들은 늘어날 것이고 거기에 대한 대처방법을 찾아 연구하는게
    요즘 저의 고민입니다 학원에서 교육자의 눈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면 밥벌이가 안됩니다
    이상은 십년차 사교육 종사자의 생각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0722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또 한 번 한국의 구세주가 되려나! 꺾은붓 2014/12/28 743
450721 유기견 찾아줬어요. 10 강아지 2014/12/28 1,764
450720 2pm 앨범 3 미쵸.. 2014/12/28 781
450719 독일어하시는분.. 이 약품이 뭐에 쓰이는 물건일까요.. 7 독일어 2014/12/28 1,252
450718 정유정작가한테 빠졌어요. 5 홀릭 2014/12/28 2,653
450717 내년부터 모든 음식점서 흡연 금지(종합) levera.. 2014/12/28 614
450716 동대문구 휘경동 한동짜리 34평 복도식 아파트(탑층) 어떻게 생.. 9 2014/12/28 3,415
450715 담배값 진짜 올라요??? 3 담배 2014/12/28 1,699
450714 31개월 제 아들 발달상황 인데요 39 ㅇㅇ 2014/12/28 5,720
450713 불후명곡 강부자씨.. 2 슬픈인연 2014/12/28 2,592
450712 삼시세끼 최화정씨요 41 @@ 2014/12/28 20,046
450711 제가 이상한건지.. 싸가지없는 친구. 8 아유 2014/12/28 5,304
450710 식탐과 대식가는 분명히 다른 것 같아요 8 ........ 2014/12/28 3,390
450709 돈아까운 과외하는 심정 (가르치는 입장) 1 ... 2014/12/28 2,719
450708 중등아이 도시락 팁 구해요 5 도시락 2014/12/28 1,363
450707 삼겹살 넣고 카레 안 했다고 화내네요 9 어휴 2014/12/28 2,705
450706 3월 중순 이후 밀라노 피렌체 베네치아의 날씨는 어떤가요? 4 이탈리아 2014/12/28 1,373
450705 세상 살아가기 좋은 성격 10 맞춤형 2014/12/28 3,806
450704 임신 중에도 흡연하는 분들 더러 있나봐요 13 ㅡㅡㅡ 2014/12/28 8,742
450703 보리밥은 늘보리로 하는건가요? 3 .. 2014/12/28 1,766
450702 인간관계에서 마음이 상하네요.. 46 음.... 2014/12/28 17,152
450701 치아가 윗부분이 깨지는데 어쩌죠 7 칼슘부족? 2014/12/28 2,309
450700 겨울 남해독일마을 여행 어때요?? 12 ... 2014/12/28 5,182
450699 석관동 재래시장 문의합니다. 6 잘아시는분 2014/12/28 861
450698 제가 써본 화장품 추천드려요!! 13 화장품 2014/12/28 4,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