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중력이 많이 부족한 초등학생 과외 해보신 분 계신가요?

톰슨가젤 조회수 : 1,513
작성일 : 2014-12-27 02:30:21

제가 직업으로 영어과외 일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 초6 남학생을 맡게 되었는데 곧 중1 되죠

근데 이 아이가 집중력이 아주 많이 부족해요

또 자기 수준에 안 맞는 학원만 다녀서 영어에 대해서 스트레스가 많고

자기는 영어를 못한다 싫어한다 이렇게 이미지가 박혀 있는 상탭니다

어머니도 이런 부분을 알고 계시고 저랑 이야기도 했어요

 

근데 한 2주 수업을 해보니까 생각보다 더 심각하네요

몇장 남았는지 계속 책장을 앞뒤로 넘긴다든가

계속 커텐을 만지작 거리고 손을 넣어다 뺀다 한다든가

검지 손끝으로 톡톡톡톡 책상을 끊임없이 친다든가요

수업 조금만 해도 몸을 배배 꼬고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할말 생각나면 제말 끊고 바로 말하고

수업 몇시에 끝냐나 묻고

수업이 한 20분 정도 남으면 그때부터 지금 마치자고 하고

본인도 나름 참다가 너무너무 하기 싫으면 갑자기 지금 그냥 수업 그만하면 안되냐고 그러는 아이에요

 

이 아이의 모든 행동을 일일이 혼내고 지적할 수도 없는 일이고

영어에 이미 첫인상이 안 좋기 때문에 숙제량이라던가 교재 난이도까지 많이 맞춰준다고 생각해요

수업 중간에 쓸데없이 소리해도 그냥 장단맞춰서 이야기하기도 하구요

 

근데 수업 중간에 한두번이 아니면

뭐 하면 어렵다 이거 안하고 저거 하면 안돼냐 언제 마치냐

제가 진이 너무나 빠지네요

 

오늘은 본인이 모르는 문제를 제가 알려주려고 하니 계속 자기가 풀거니까 알려주지 말라고 하고

틀린 답을 알려주니 선생님이 틀린 거라고 하고

틀렸다고 표시하는 걸 너무 싫어해서(20문제에 3,4문제 정도 틀리고 많이 틀리는게 아닌데도)

뭔가 다른 트라우마?가 있나 싶어서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틀린거 표시하는게 왜 싫은지 언제부터 싫었는지 등등 물어보고

보통 그러면서도 점수는 잘 받고 싶어하는게 아이들 심리라

점수를 잘 받고 싶으면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하려는데

자기는 점수도 잘 받기 싫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다 싫다네요

그러면서 선생님은 왜 나를 공부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냐고 묻더군요

 

참 내가 뭐하러 이리저리 타이르려고 노력했나 싶었어요

너무 화도 나고 어떻게 해도 이 아이에게는 다 잔소리 같구나 싶구요

너무 기분이 안 좋아서 20초? 정도 입다물고 있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또 마칠때쯤 되니까 언제 마치냐 지금 마치면 안되냐 하더군요

수업 마치고는 좋아서 동생이랑 막 장난치고

그냥 저는 힘이 빠지더라구요

이런 아이는 강하게 나가면 반드시 엇나가서

타이를려고 했는데 타이르자니 제 속에 천불이 나네요

 

솔직히 집중력 장애가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요

근데 또 머리 자체는 좋은 편이에요

 

저는 이런 식으로 계속 수업하는 건 제가 못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렵다고 하기 싫다고 징징대는 거 받아주고 싶지 않구요

싫다는 애를 붙잡고 잡으면서 하는 것도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이런 문제로는 이미 어머니와 한번 상담을 드렸구요

그 이후에 더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된건데요

이런 걸 세세하게 어머니한테 얘기해봤자 별로 좋을 것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허심탄회하게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걸까요?

이런 학생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IP : 175.200.xxx.20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sd
    '14.12.27 6:31 AM (59.1.xxx.54)

    똑같은 케이스는 아니지만 저 비슷한 경험자인데요
    에둘러 말씀하시고 끝내세요
    저 경우는 공부의 도움이 아니라 가정내 심리치료가 필요한 경우인데
    환경이 나아지지 않으면 과외선생의 힘으로 개선되기는 힘듭니다
    설리반 선생이 헬렌켈러 키웠듯이 하실 거 아니면 어서 그만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2. ...
    '14.12.27 7:35 AM (1.177.xxx.85)

    제가 가르치는 아이랑 비슷하네요
    저도 그 문제로 고민 많이 했는데 이번에 법륜스님 강의 듣고
    마음속으로 그 아이 포기하기로 하고 제 강의만 집중하기로 했어요
    제가 어떻게 한다고 그 아이가 변할리도 없는데 욕심내지 않고
    그냥 전달자의 입장에서 그 아이가 받아들이든 말든 제가 할 일만 합니다
    그렇다고 매번 그런 아이를 내보내면 제 수입만 줄어듭니다
    가르침을 떠나서 사교육이 직업이면 마인드를 바꾸셔야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많이 다루다보면 나중에 비슷한 아이에게도 면역이 생겨서
    어떻게든 처리가 되는데 그럴때마다 포기하면 선생님도 면역이 안 생깁니다
    점점 그런 아이들은 늘어날 것이고 거기에 대한 대처방법을 찾아 연구하는게
    요즘 저의 고민입니다 학원에서 교육자의 눈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면 밥벌이가 안됩니다
    이상은 십년차 사교육 종사자의 생각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0281 양배추 즙으로먹으면 가스안차나요 위염 2014/12/30 1,137
450280 학생들 성적표요~~ 6 예쁜참새 2014/12/30 1,122
450279 참존탑뉴스 스페셔라인 좋은가요? 기초화장품 2014/12/30 755
450278 나비모양 마크 패딩 어디건가요? 7 패딩 2014/12/30 4,605
450277 엄마, 우리 또 이사가?…세입자의 눈물 1 째깍째깍 2014/12/30 1,035
450276 미세먼지…인터스텔라 재현같아요. 1 ㅠㅠ 2014/12/30 1,014
450275 이혼소리 자주하는 남자 15 이혼 2014/12/30 2,361
450274 이남자 솔로인지 아닌지 어떻게알아낼까요? 4 ??????.. 2014/12/30 1,115
450273 가슴이 따뜻한 남자 3 결혼 20년.. 2014/12/30 2,572
450272 택시 탓는데 졸지에 무식한 사람됬네요 10 열폭 2014/12/30 3,095
450271 서비스직하며 승무원이 나랑 맞지 않는일인가 고민되요 8 고민 2014/12/30 2,231
450270 스마트폰 안드로이드vs아이폰 1 조언좀 2014/12/30 486
450269 2014년 12월 3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2014/12/30 613
450268 연 2%로 대출 가능할까요. 3 달러로 일억.. 2014/12/30 1,575
450267 모유수유가 안되 괴롭네요.. 32 그래 2014/12/30 3,093
450266 저 쇼파 득도했어요 28 짱아 2014/12/30 18,595
450265 눈물이나서 몇자적어요 13 한심한나 2014/12/30 11,655
450264 미국에서 인도남자 ... 27 ... 2014/12/30 12,267
450263 1:99의 세상이 되면 평균 행복지수가 더 올라갈것 같아요 6 생각 2014/12/30 1,198
450262 아 진짜 열받네요 5 미즈오키 2014/12/30 2,316
450261 아기 생후3년애착형성 꼭 하고싶어요 5 파란하늘 2014/12/30 1,784
450260 겨울패딩 사이즈 55? 66? 주로 한치수 크게도 사시나요?? 2 visllr.. 2014/12/30 3,693
450259 저번에 글 올렸다 지웠는데요.. 1 ... 2014/12/30 489
450258 남자가 이럴 때,,,어떤마음일까요? 4 ... 2014/12/30 1,508
450257 반찬 중에 고추부각 매운 거 없애는 방법 (질문) 4 2014/12/30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