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직업으로 영어과외 일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 초6 남학생을 맡게 되었는데 곧 중1 되죠
근데 이 아이가 집중력이 아주 많이 부족해요
또 자기 수준에 안 맞는 학원만 다녀서 영어에 대해서 스트레스가 많고
자기는 영어를 못한다 싫어한다 이렇게 이미지가 박혀 있는 상탭니다
어머니도 이런 부분을 알고 계시고 저랑 이야기도 했어요
근데 한 2주 수업을 해보니까 생각보다 더 심각하네요
몇장 남았는지 계속 책장을 앞뒤로 넘긴다든가
계속 커텐을 만지작 거리고 손을 넣어다 뺀다 한다든가
검지 손끝으로 톡톡톡톡 책상을 끊임없이 친다든가요
수업 조금만 해도 몸을 배배 꼬고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할말 생각나면 제말 끊고 바로 말하고
수업 몇시에 끝냐나 묻고
수업이 한 20분 정도 남으면 그때부터 지금 마치자고 하고
본인도 나름 참다가 너무너무 하기 싫으면 갑자기 지금 그냥 수업 그만하면 안되냐고 그러는 아이에요
이 아이의 모든 행동을 일일이 혼내고 지적할 수도 없는 일이고
영어에 이미 첫인상이 안 좋기 때문에 숙제량이라던가 교재 난이도까지 많이 맞춰준다고 생각해요
수업 중간에 쓸데없이 소리해도 그냥 장단맞춰서 이야기하기도 하구요
근데 수업 중간에 한두번이 아니면
뭐 하면 어렵다 이거 안하고 저거 하면 안돼냐 언제 마치냐
제가 진이 너무나 빠지네요
오늘은 본인이 모르는 문제를 제가 알려주려고 하니 계속 자기가 풀거니까 알려주지 말라고 하고
틀린 답을 알려주니 선생님이 틀린 거라고 하고
틀렸다고 표시하는 걸 너무 싫어해서(20문제에 3,4문제 정도 틀리고 많이 틀리는게 아닌데도)
뭔가 다른 트라우마?가 있나 싶어서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틀린거 표시하는게 왜 싫은지 언제부터 싫었는지 등등 물어보고
보통 그러면서도 점수는 잘 받고 싶어하는게 아이들 심리라
점수를 잘 받고 싶으면 열심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하려는데
자기는 점수도 잘 받기 싫다고 하더라구요
그냥 다 싫다네요
그러면서 선생님은 왜 나를 공부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냐고 묻더군요
참 내가 뭐하러 이리저리 타이르려고 노력했나 싶었어요
너무 화도 나고 어떻게 해도 이 아이에게는 다 잔소리 같구나 싶구요
너무 기분이 안 좋아서 20초? 정도 입다물고 있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또 마칠때쯤 되니까 언제 마치냐 지금 마치면 안되냐 하더군요
수업 마치고는 좋아서 동생이랑 막 장난치고
그냥 저는 힘이 빠지더라구요
이런 아이는 강하게 나가면 반드시 엇나가서
타이를려고 했는데 타이르자니 제 속에 천불이 나네요
솔직히 집중력 장애가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요
근데 또 머리 자체는 좋은 편이에요
저는 이런 식으로 계속 수업하는 건 제가 못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렵다고 하기 싫다고 징징대는 거 받아주고 싶지 않구요
싫다는 애를 붙잡고 잡으면서 하는 것도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이런 문제로는 이미 어머니와 한번 상담을 드렸구요
그 이후에 더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된건데요
이런 걸 세세하게 어머니한테 얘기해봤자 별로 좋을 것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허심탄회하게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걸까요?
이런 학생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