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례, 춘복이 소동을 보고 한참 웃었어요.
제 이름은 정말 너무너무 평범한 이름이라 굳이 익명게시판 안해도 돼요 사실
그런데 이름마다 갖는 보편적인 이미지가 있긴 하죠.
제가 들은 이야기인데 제 친구가 필리핀 어학원에서 영어 배울 때
장난꾸러기 원어민 선생님이 자기 한국이름 지어달라고 할 때
원빈보다 더 젠틀하고 우아한, 봄의 이미지를 가진 이름이라고 하면서 춘자라는 이름을 추천해줬다네요 ㅎ
물론 하루 뒤에 제대로 지어주긴 했대요.
춘이 좀 별로인 발음인가...흠....성춘향 나름 좋은 이름인데^^; 그당시 조선에선 핫한 이름 아니었을지요?
그렇게 따지면 지금 각광받는 뭐, 흔한 ~서, ~율, ~빈도 100년후엔 아 뭐야 저런 이름 다 있어 ㅋㅋ 21세기초같다
그런 소리 듣는거 아닌가 싶고요.ㅎㅎ
근데 서양에선 온 사방이 메리, 토마스, 제인 아닌가요? 유행 안타는 듯.
그래도 옛날 게시판 검색해보니 제인이라고 지으면 우리말로 경자느낌이란 말도 있고요 ㅎㅎ
그래서 생각이 든건데, 그럼 다른나라 문화권의 이름들은 어떤 느낌들이 있을까요?
저는 다른 나라 말을 별로 잘 하지 못해 짐작이 안가지만 소설책에서 이름 묘사한 부분들을 떠올려보면
1. 빨간머리 앤 에서 앤이 Ann 과 Anne 의 차이를 말하면서
Anne 이 조금 더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름이라고 말 하던 부분이 떠오르네요.
그러면서 자기 이름은 꼭 코딜리어 라고 불러달라고 하던데...
앤이 좀 별난 캐릭터라서 코딜리어가 영미권 100% 모두가 선망하는 우아한 이름이란 확신은 안들지만;;;
제가 고등학교 때 다니던 어학원 원어민 선생님한테 물어보니
코딜리어는 앤이 4차원이라는 걸 증명해주는 이름이지만
실제로 Anne 이 조금 더 공주님같은, 격식갖춘 이름으로 느껴진다. 라고 하네요.
2. 빨간머리 앤과 비슷한 계열로 아주 어릴때 읽은 책인데
기뻐하기 놀이를 하는 폴리애나 가 헵지바라는 이름을 싫어하는 한 아주머니 이야기를 해요.(철자는 모름)
헵, 헵 하고 나면 만세!! 라는 함성이 들릴 것 같아서 자기 이름을 싫어한다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헵지바란 이름은 어떤 느낌일까요?
3. When many was there(추억의 마니) 라는 영국 소설을 영어판, 한글판 번갈아가며 보다말다 했는데
페넬로페 길 이라는 할머니가
페넬로페라는 이름이 남자한테 인기 없는 이름이라 싫어서 길리라고만 불러달라고 한다란 이야기도 있었네요.
저는 그리스신화의 조강지처 이미지인데 예쁜 이름이라 생각했거든요.
지식인 82분들, 다른 알고계신 소설 등에서 본 이름의 이미지에 대한 에피소드 아시면 이야기해주세요 ㅎㅎ
그리고 외국이름 중 현지인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예쁜 이름, 보편적으로 우리나라의 귀례, 춘복이로 느껴지는 이름도
알려주시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 갑자기 생각나네요.
언젠가 읽은 기사에서, 루돌프 사슴코 이미지탓에 루돌프란 이름이 되게 웃긴 이름 같지만
영미문화권의 루돌프는 매우 점잖고 근엄한 남성적 이미지라고 들었습니다. 사실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