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육아지능, 공감능력 떨어지는 남편..같이 살기 답답하네요.

... 조회수 : 3,145
작성일 : 2014-12-24 01:37:42
결혼 3년차
아이 27개월, 딸 하나

연애 2년정도 하고 결혼했습니다.

남편 성격-무던하고, 입맛 까탈스런거 말고는 뭐 제가 하자는대로 다 맞춰주는 편
그렇지만 대화할때 상대방과 상호 소통하는 느낌 부족, 감정공유 잘 안됨
대화 중에도 자기 머리속에 스쳐 지나간 생각 있으면 말 뚝 끊어먹고 바로 그 주제로 전환
그 직전에 무슨 얘기 했었는지 신경 안씀
상대방인 저는 말하다가 씹힌 느낌, 기분 더럽습니다. 
저도 과묵한 편이라 평소에 말 많은 사람 아닌데 어쩌다 좀 얘기를 하게되면 거의 저렇게 끝납니다.

자기 바운더리 안에 있는 사람들-저, 딸-에 대해서는 섬세하게 신경 안씀
바운더리 밖에 있는 지인들에게는 엄청 신경쓰고, 눈치보고, 배려해주고 뭐 그렇습니다.
결혼한 여동생 2-3일에 한번씩 카톡 몇시간씩 합니다. 낮에도 하고, 밤에도 하고
제가 슬쩍 뭐라고 하면 얘가 계속 카톡을 하니 답장 해줘야 한다며 핸폰 쥐고 삽니다.
퇴근해서 애 잘때까지 애 얼굴보는시간 대략 한시간인데
그시간에 카톡 오면 계속 핸폰 쥐고 삽니다. 

아이가 요새 땡깡 최고조를 달리는 시기라
요 며칠 저나 아이나 힘들었습니다. 
저도 참을성이 부족하고, 다정다감한 엄마는 못되는지라
처음 한두번 땡깡부릴때는 좋게 얘기하다가 하루종일 그러니 결국 폭발해서 꽥 소리지르고 짜증내게되고
애는 애 대로 엄마가 안받아주니 땡깡이 더 심해지고
남편도 그 상황 다 옆에서 보고 알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도 역시 애는 저한테 진상피우고 있고
저는 너무 힘들어서 거실에 널부러져있으면서 땡깡부리는거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눈감고 뻗어있었어요.
애는 결국 뒤집어지며 울고
저도 빡돌아서 옆에서 서서 보기만하는 남편한테 당신은 거기 서서 보기만 하냐고
내가 뻗어있으면 당신이 애 안고 달래던가 어떤 노력이라도 해야지 뒤집어져서 우는거 보고만 있냐고
꽥 소리질렀더니
자기가 아까 우는애 붙들고 기저귀랑 옷 갈아입혔으면 된거 아니냐고 그러네요.

(아이가 남편한테 애착이 별로 없어요. 자기 기분 좋을때만 아빠랑 잠깐 놀아요.
애도 알겠죠. 아빠가 자기한테 살갑게 대해주지 않는다는걸. 자기에게 별 관심 없다는 걸요.
남편이 옷갈아입혀주는거 엄청 싫어해요. 아침에 출근준비 하며 어린이집 같이 등원시키는데
저는 아침에 바쁘니 남편보고 당싱이 애 옷갈아입혀 하면 기어이 애가 눈물콧물 범벅을 하며 저한테 입혀주라고 와요.
남편도 애 우니 그냥 포기해요. 저는 아침에 바빠죽겠는데 짜증나죠. 그냥 울고불고 해도 옷 갈아입히라고 하는데도 본인도 귀찮은거죠.)

그소리 듣고 저는 너무 한심하고, 이런 남자랑 살고있다는게 너무 갑갑해서 
애 앞에서 펑펑 울었네요.
애는 엄마 울지 말라고, 눈뜨라고 저 붙들고 계속 울고..

집에 엄마랑 애만 있는것도 아니고, 아빠가 같이 있는데
아이가 울고불고 엄마한테 치대고 있을때
자기가 나서서 진정시키던가, 달래주던가 이렇게저렇게 케어해줘야한다는 생각은 왜 못하는걸까요?

진짜 할말 너무 많은데 글로 쓰기도 힘드네요.

저랑 애랑 눈물콧물 범벅되서 안방 들어가 애 겨우 재우고 나왔는데
남편은 그러거나말거나 핸폰 게임하고, 컴터로 웃찾산지 개콘인지 보고 노네요.

아..답답하고, 슬픈 이브 전날입니다..
IP : 221.146.xxx.3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피스타치오12
    '14.12.24 1:44 AM (223.62.xxx.74)

    전문직 남자중에 저런 유형 많음

  • 2. ...
    '14.12.24 1:49 AM (211.197.xxx.90)

    한국남자 대충 다 저래요. 제 남편도 저런 식이었어요.
    성장과정에서 배려를 받기만 했지 해본 적 없는게 남자들이에요.
    아이가 울면 가서 달래는 남자는 전설의 엄친아 수준,
    아이가 울면 멍하니 쳐다보거나 그나마 스트레스라도 받으면 착한 남자는 되는거고...
    시끄러워 죽겠다고 애 하나 못 본다고 꽥 소리지르고 본인 취미생활하러 나가는 남자도 꽤 있어요.

    원글님 남편이 한국남자 중 중간은 가는거에요...

    아이가 좀 크면 나아요. 아이를 키우는 것에 익숙해지고, 육아 실습도 어거지로 하고, 아이도 아빠랑 놀고 싶어요, 안아주세요. 이런 말하면서 엉기기 시작하면 그래? 하면서 발가락으로라도 놀아주는 시늉은 냅니다...

    너무 힘드실텐데, 남편은 없다 생각하심이 오히려 내 정신건강에 나을 수 있어요.
    가르쳐서 써먹는 것도 내가 여력이 있어야 가능하니까요....

  • 3. 다 키우고나니
    '14.12.24 1:55 AM (220.80.xxx.27)

    돌아보니 좋았던 시절이였는데

    생각하니 저희 남편도 삼둥이네나 휘재네 아빠처럼
    그러지 않고
    짜증내고 자기일하고 무심하고 그랬네요
    그건 티비속 현실일뿐 ~애들이 귀엽길래
    아 아이이쁘다 하나 낳을까 했는데
    저도 그리 치열히 살았나보네요 *
    방송보며도 늘 그래요 저보고 돈주면 저리한다고
    저건 방송용이라나

    생각하니 남편도 미생의 현실처럼 지쳐집에와서 그랬던듯해요 ㆍ 그래도 나빴다 인간아ㅜㅌ

  • 4. ...
    '14.12.24 2:05 AM (211.36.xxx.87)

    제 남편도 그래요.
    전문직인데, 일은 정말 잘해요.
    자기분야에서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라고도 할수있어요.

    그런데 정말.. 육아는 빵점이에요.
    13개월 터울 연년생 임신해서, 둘째 만삭때 첫째 겨우 돌이었는데...도우미도 없이 혼자서 집안일 육아 다하고 사는데도, 밤에 애 울때 빨리 안달랜다고 오만상 인상쓰고 한숨 푹푹 쉬는데... 진짜 살의가 느껴지더군요ㅜㅜ

    사정상 둘째가 친정에서 돌까지 컸는데, 일년동안 애보러 딱한번 갔어요. 본인 취미활동, 사교모임 이런건 수시로 챙기면서요..
    정말 말로다 못해요. 이혼하고싶은 적도 많았구요...

    윗님 말씀처럼, 어느순간...그냥 없는 존재다, 돈벌어오는 사람이다, 라고만 생각하니 정말 스트레스 덜받고 제 정신건강엔 좋더라구요.
    도움이되는 얘기가 아니어서 죄송하네요..

  • 5. Qkrthdud
    '14.12.24 2:25 AM (223.62.xxx.62)

    공감능력없고 이기적인남편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나도 소중한존재인데
    이해받지못하는 슬픔
    결국은 혼자 감내해야하는 무게가
    나의 인생의 무게더라고요

  • 6. 어휴
    '14.12.24 2:29 AM (221.151.xxx.91) - 삭제된댓글

    공감능력없고 이기적인 건 정말 약도 없더라고요.
    본인이 스스로 느끼고 죽을똥 살똥 노력해야 개미 똥 만큼 나아질까?

  • 7. ..
    '14.12.24 5:58 AM (116.39.xxx.169)

    저희 남편은 전문직아닌데 똑같습니다.
    27개월 딸래미 키우고 있는 제가 쓴글인줄.ㅋㅋ
    제가 아무리 바쁘고 정신없어도 남편이 소용이 없어요.
    항상 핑계는 애가 나한테 안오잖아-
    어떻게든 달래서 뭐라도 해볼 생각 않고, 애가 엄마 찾으면 그냥 엄마한테 가라고 내비두고.
    애는 그럴수록 점점더 저한테 붙고
    아----남자는 진정 육아바보인걸까요? 제가 보기엔 그저 회피일뿐입니다만 ㅡㅜ

  • 8. ㅇㅇ
    '14.12.24 9:13 AM (211.172.xxx.190)

    한국남자들 진짜 심각하네요. 미국에선 아빠들이 아이 기저귀 갈아주고 목용시키고 울면 달래고..다 합니다. 미국에선 아이는 아빠 엄마 둘다의ㅡ책임이리거 생각하기때문. 한국남자들은 아빠자격 없는 사람들이 씨만 뿌려놓고 나몰라라......ㅉㅉ 이게 다 한국엄마들 책임이기도하지요. 그저 아들이라고 오냐오냐...이러니 성인이되서 밥도못하고 빨래청소도 못하는, 아무것도 못하는 반병신으로 자라죠. ㅉㅉ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8396 합창할때 비브라토 쓰면 안되나요? 2 성악 전공하.. 2014/12/24 1,092
448395 이불 빨래 어디 너세요? 9 빨래 고민 2014/12/24 1,526
448394 리그어브레전드란 게임때문에 애랑 사이가 너무 안 좋습니다 8 웃자 2014/12/24 998
448393 지금 전철 타고 가는중인데.. 1 ... 2014/12/24 756
448392 미세먼지주의 알림 문자 왔어요 4 오늘 2014/12/24 1,060
448391 큰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겠어요 16 마마 2014/12/24 3,961
448390 본죽 용기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되나요? 2 질문 2014/12/24 20,707
448389 조언부탁드려요 급질 2014/12/24 351
448388 초등학교 1학년 공부 봐주는 사람,,,, 선생님?시터? 어떤 사.. 3 dd 2014/12/24 1,525
448387 팥죽하려고 하는데 믹서기가 없어요 11 ... 2014/12/24 2,273
448386 일동 *디스 인턴 방송 보셨나요? 4 .... 2014/12/24 1,040
448385 기슬자들 영화 1 .. 2014/12/24 827
448384 82 보면서 아이들이랑 맞춤법 공부했어요. 2 받아쓰기 2014/12/24 458
448383 스마트폰 2년정도 쓰면 밧데리 못쓰나요? 3 질문 2014/12/24 1,178
448382 크리스마스가.. 원래 로마 태양신 기념일이라 던데요? 10 나한 2014/12/24 1,296
448381 시부모님 결혼기념일도 챙기시나요? 15 결혼기념일 2014/12/24 5,586
448380 낙하산 인사 없앤다더니..149개 기관 246명 '우수수' 3 2014/12/24 394
448379 해마다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 장치 하시나요? 6 트리 2014/12/24 1,335
448378 그 물이 보통 물은 아닌가벼... 매형승 2014/12/24 654
448377 얼굴에 잔주름이 너무 많이 생겼어요. 우울해요 6 미치겠다 2014/12/24 4,849
448376 요즘 카드나 연하장 다들 보내시나요? 8 2014 2014/12/24 743
448375 [단독] 쌍용차, 이효리 무료모델 제안 거절 왜? 안어울린다 2014/12/24 2,832
448374 중고딩과 상해여행 볼만할까요? 2 방학 2014/12/24 944
448373 저보다 수입 더 많은 엄마 그리고 시댁에서도 달마다 용돈 요구하.. 8 .. 2014/12/24 4,104
448372 아파트 옆집에서 공사를 하는데 페인트 냄새가 너무 심해요 1 땡글이 2014/12/24 2,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