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0대 초반, 이제 더이상 친구는 못 만드는 걸까요

낙관 조회수 : 3,251
작성일 : 2014-12-23 10:45:36

미생 마지막회를 보다가

장그래와 안영이 장백기, 한석률이 모여 맥주 마시는 장면이 나왔어요.

나름 사연도 많았지만 그 안에서 끈끈해진 모습에 울컥해지면서

그런 관계.. 그리워졌어요.

나에게도 그런 관계를 만들어왔던 시간들이 있었지... 하면서요.

 

학창시절부터 지금껏 사귀었던 친구들, 육아에 치여 맞벌이하는 친구들은 시간에 치여,

많이 만나지도 못하고 살고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는 환경 속에 얘기들도 조심스럽고 하네요.

 

경제적 수준이 달라진 친구 사이에서는 여행 얘기며 쇼핑 얘기며 걸러서 해야 할거구요

공부 못하는 아이를 둔 엄마 앞에서는 아이들 자랑은 넣어 두어야 할 거구요.

모두가 이제는 철이 들어서 서로들 남에게 상처주지 않고 대화하며

어느덧 이렇게 기특하게 큰 우리들이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한때는 서로 성적가지고 질투하기도 하고 서로 예쁜 옷 보며 질투하기도 했던

어린 날들을 함께 보내곤 했으니까요.

그렇게 끈끈한 정을 쌓아왔으니 이제는 작은 일이 있어도 그냥 살짝 잊어줄 여유가 생기고 용서해 주겠지만요.

 

그러나 또 그러한 친구를 매일같이 만나다보면

그래서 또 속속들이 모든 걸 보고 들어야 한다면

어쩌면 또 질투하는 마음들이 자랄 수도 있고

상처 주는 말을 나도 모르게 하는 일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제 다시 그러한 시간이 올 일이 없어요.

너무 잦은 만남을 할 시간도 없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인간관계에 더 이롭다는 것도 알기 때문이지요.

 

 

너무나 많은 것을 알게 되었기에

이제 사람을 사귀는 일이 아주 쉽지는 않네요.

일을 하지 않으니 어느 모임에 속하지도 않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어째서인지 엄마들 모임도 없구요

모임을 갖게 되어도 시간이 지나면 모임이 흐지부지해지거나 아니면 누군가 이사를 가게 되면서

서서히 정리가 되어 가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요.

그렇지만 사회적 동물이라서인가 정을 나눌 누군가가 있으면 하는 바램이 늘 있어요.

 

끈끈해질 수 있는 아니면 담백해도 좋으니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지만

종교활동도 안 하고 직장도 안 다니니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네요.

 

이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쯤 만나서

좋은 식당 생기면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서로의 취향에 관해 대화도 나눌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게 지금 이 나이에는 무리한 바람인 건지요.

아이에 대한 대화 말고, 그냥 저 자신, 우리 각자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요.

책에 대한 정보도 함께 얻고 음악 얘기도 하고 외국어 공부도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은

사춘기 소녀스런 환타지인건가요. 이 나이에는..?

 

 

더이상 인간이라는 정서적 재산을 쌓을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날이네요.

IP : 122.32.xxx.89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14.12.23 10:58 AM (14.34.xxx.180)

    저도 40대초반
    그런데다가 아이가 없어요.
    또래 친구들은 본인 아이들이 가장 중요하니까 저랑 다양한 주재로 대화 나눌수 없는 상황이고
    또 시간도 없구요.

    진짜 한달에 한두번 만날 친구가 없더라구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원글님처럼 그런 대화를 하기 위해서 만날 수 있는 또래 사람은
    드물듯해요.
    한 40대 후반 50대 초반 되면 다들 자식들 대학보내 난 후니까
    친구 사귀기가 가능할듯합니다.

  • 2. ..
    '14.12.23 11:00 AM (116.37.xxx.18)

    40이면 종교모임 아니면 어려워요

    문화센터나 동호회는 어중이떠중이..

    주위분들 ..동네스포츠센터회원등록해서
    매일같이 만나서 몇시간씩 함께 운동하다보면 정들더라구요
    근데 사생활이 노출돼 많이 싸우긴 하더군요

  • 3. 드라마는 판타지
    '14.12.23 11:01 AM (106.149.xxx.32)

    그들은 아직 20대초반이잖아요
    우리도 그들처럼 순수한 시대가 있었고요^^
    넘 부러워하지 마세요 욕심도 많으시다 다 겪어대면서요.
    미생들도 나중에 생활에 찌들고 사내 정치하다 보면 그런 관계도 다 깨져요.
    안영이도 애낳고 직장맘 되면 싱글족이나 전업맘하고 말 안통해서 등돌리고 살거예요
    지금 갖고 있는 것에 충실하세요
    20대 초년생들 판타지에 훌쩍거리지 마시고요

  • 4. 남편 있으시잖아요..
    '14.12.23 11:03 AM (211.43.xxx.182)

    남편이라도 있는 사람이 부러워요

  • 5. 공통점
    '14.12.23 11:04 AM (58.140.xxx.43)

    꾸준히 만나게 되는 공통점과 모임을 이끌어 나가는 구심점이 필요한거같아요..


    문화센터에서 그림이나...스포츠센터에서 수영 등을 배워보시면 어떤지...

  • 6. 낙관
    '14.12.23 11:05 AM (122.32.xxx.89)

    ㅎㅎㅎ 드라마는 환타지님... 시니컬하시네요..^^
    저도 그런 편이라 인생 혼자다 하면서 혼자 잘 노는데 오늘 문득 이러네요.
    가끔은 누군가랑 취향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 생각했는데 취향도 같아야 얘기가 통하는 거지
    나랑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또 어디에서 만나겠나요..

    그래도 공감대 나누며 차 한 잔 나눌 친구가 그립다니 제가 아직 환타지에서 못 빠져나온건가보네요..^^

  • 7. 낙관
    '14.12.23 11:08 AM (122.32.xxx.89)

    그리고 종교단체에 대한 회의감에 마음속으로만 종교를 가져왔는데 그런 데에라도 나가 볼까요.
    봉사활동 같은 것도 하고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가 없어요.
    아기 보는 일 같은 것 잘 할 수 있고
    허리가 아파서 청소라든가 목욕 같은 것은 어렵지만
    장애아들 밥 먹이고 놀아주기 같은 것은 할 수 있는데
    어디서 시작해야할지 알 수가 없네요. 혼자 도전할 수 있는 루트 아시는 분 있음 가르쳐 주세요..

  • 8. 흄...
    '14.12.23 11:10 AM (110.70.xxx.126)

    이게 마흔 넘으면 많이들 느끼는거군요..
    전 그 끈 오래잡고 있다가 놓았어요
    남은건 깊은 상처와 모래성같은 내 인생뿐이더라구요.

  • 9. ㅇㅇ
    '14.12.23 11:16 AM (121.168.xxx.81)

    40 넘어가니 친구 사귀기가 더 힘든것같아요

  • 10. 노래
    '14.12.23 11:30 AM (175.193.xxx.150)

    별로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강용석이
    속사정쌀롱에 나와서 이런 말을 했어요
    사람때문에 맘 상해하는건 본인한테는 사치 같다고요
    방송일 하면서 더 많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데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라는 거예요
    현재 내게 상처 주거나 실망을 주는 사람에게 집중하기보다는 주변의 더 좋을 사람들을 향해 나아가니 행복하더라
    이런 말을요

    원글님 주변에도 좋은 사람들이 많을거예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자꾸 찾아보세요
    저도 그러려고요

  • 11. 한마디로
    '14.12.23 12:14 PM (58.236.xxx.24)

    귀찮아진거죠.
    여기 비교하면서 살아가야하는 구조에서 친구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이라는...

  • 12. ...
    '14.12.23 1:41 PM (220.94.xxx.165)

    친구에 대한 환상이 누구나 있죠.
    사십대되니 문득 내주위에 있었던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나싶고 외롭긴한데 새로운 만남 관계유지가 버겁게 느껴지고 사람에 대한 관심 열정도 사그러드네요.

  • 13. ..
    '14.12.23 2:27 PM (211.246.xxx.27)

    맘맞는 학부모친구는 없으신가요? 저도 40대 초반. 동네친구이자 학교엄마인 몇몇과 잘 지내고 있어요. 여러모로 수준도 비슷해서 재밌게 잘지낸답니다.

  • 14. 그게
    '14.12.23 2:44 PM (119.207.xxx.52)

    종교단체도 마찬가지예요
    대부분 교회 떠나면 끊어지는 인연인데
    그걸 친구라고 할 수 있나요
    운좋으면 교회에서 친구를 만날수도 있겠지만
    역시 쉽지않은 일이예요

  • 15. 가고또가고
    '14.12.24 8:44 AM (121.127.xxx.227)

    어떤목적을 위해서 만난 사람은 ㄴ오래가지 않더군요!
    그 조건이 사라지면 금새 시들더라구요
    둘 중 한명이 열정적이여야 유지 되더군요
    그냥 관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기로 했어요 그때그때 만난 사람과 충실 하려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2423 어지럽네요 더워서 그런가요? 4 .. 2015/07/11 1,337
462422 일본 드라마 보면서 드는 생각이요 11 ,,, 2015/07/11 4,114
462421 누나와 남동생 관계에서 겪는 누나의 어려움 12 .... 2015/07/11 5,741
462420 미코진... 33 궁금 2015/07/11 15,492
462419 술을 마셨는데 기억이 안나요.. 2 기억 2015/07/11 1,573
462418 탄자니아 피베리 원두요.. 6 커피 2015/07/11 906
462417 가스오븐레인지 스탠딩으로 추천부탁드려요 2 오븐 2015/07/11 499
462416 대천 해수욕장 조개구이 집 괜찮나요?? 6 아모르파티 2015/07/11 2,189
462415 직상상사때문에 진짜 힘드네요,, 6 dalong.. 2015/07/11 1,562
462414 화장품냉장고 어떤가요 1 . 2015/07/11 805
462413 다들 남편 어디서 만나셨나요?? 29 blank 2015/07/11 6,908
462412 아기를 낳으면 성격이 변하나요? 9 아기를 낳으.. 2015/07/11 1,955
462411 여기서 이혼법률 좀 아시는분 있으신가요? 7 ... 2015/07/11 1,181
462410 음식 못하시는 분들 요식업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29 내돈아까워 2015/07/11 6,603
462409 예가체프 괜찮네요! 12 2015/07/11 2,741
462408 수능치뤄 보신분들요.. 9 수능 2015/07/11 1,926
462407 자궁근종관련해서 문의 드려요. 10 맹랑 2015/07/11 2,589
462406 왜 이럴까요? 10 형제자매 2015/07/11 1,492
462405 에어컨 없는 원룸에서 요리 하나 했더니 죽을꺼 같아요 13 ㅠㅠ 2015/07/11 4,346
462404 재산세 글을 보고 속상해서 ..집을 샀는데.. 2 재산세 2015/07/11 2,493
462403 쌀에 바구미가 생겼는데 괜찮을까요? 11 2015/07/11 2,009
462402 가사가 정말좋은 노래 뭐있어욤? 그리고..좋은책두 추천해주세요 .. 6 아이린뚱둥 2015/07/11 1,031
462401 요즘 집집마다 백수가 그리 많은가요? 10 궁금 2015/07/11 7,651
462400 요즘 고추장 담아도 될까요? 6 도움바랍니다.. 2015/07/11 1,181
462399 주진모는 기타도 잘 치나봐요 ( 스포) 2 은동아 폐인.. 2015/07/11 1,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