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12월 23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99
작성일 : 2014-12-23 07:54:11

_:*:_:*:_:*:_:*:_:*:_:*:_:*:_:*:_:*:_:*:_:*:_:*:_:*:_:*:_:*:_:*:_:*:_:*:_:*:_:*:_:*:_:*:_:*:_

우리가 살아가는 땅은 비좁다 해서 이루어지는 일이 적다 하지만 햇빛은 좁은 곳 위에서 가루가 될 줄 안다 궂은 날이 걷히면 은종이 위에다 빨래를 펴 널고 햇빛이 뒤척이는 마당에 나가 반듯하게 누워도 좋으리라 담장 밖으론 밤낮 없는 시선들이 오는지 가는지 모르게 바쁘고 개미들의 행렬에 내 몇 평의 땅에 골짜기가 생기도록 상상한다 남의 이사에 관심을 가진 건 폐허를 돌보는 일처럼 고마운 희망일까 사람의 집에 사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일이 목메이게 아름답다 적과 내가 엉기어 층계가 되고 창문을 마주 낼 수 없듯이 기운 찬 사람을 만나는 일이란 따뜻한 숲에 갇혀 황홀하게 밤을 지새는 일 (지금은 적잖이 열망을 끼얹거나 식히면서 살 줄도 알지만 예전의 나는 사람들 안에 갇혀 지내기를 희망했다) 먼 훗날, 기억한다 우리가 머문 곳은 사물이 박혀 지내던 자리가 아니라 한때 그들과 마주잡았던 손자국 같은 것이라고 내가 물이고 싶었던 때와 마찬가지로 노을이 향기로운 기척을 데려오고 있다 땅이 세상 위로 내려앉듯 녹말기 짙은 바람이 불 것이다


                 - 이병률, ≪좋은 사람들≫ -

* 한국일보 1995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2월 23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4/12/22/20141223_grim.jpg

2014년 12월 23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4/12/22/20141223_jangdory.jpg

2014년 12월 23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70307.html

 

 

문득 예전에 봤던 "베르세르크"라는 만화가 생각나네요.

마왕이 되기 위해 전우들을 악마의 제물로 통째로 갖다 바치던...

 

 

 
―――――――――――――――――――――――――――――――――――――――――――――――――――――――――――――――――――――――――――――――――――――

”마음껏 울어라 마음껏 슬퍼하라
진정 슬픈 일에서 벗어날 유일한 길이니
두려워 말고 큰 소리로 울부짖고 눈물 흘려라
눈물이 그대를 약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 메리 캐서린 디바인 "마음껏 울어라" 中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8959 요즘 연인사이엔 성관계하는게 당연한건가요? 18 궁금 2014/12/26 15,829
    448958 나에게 도움은 되는데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8 .. 2014/12/26 2,654
    448957 69년 46세 82님들 어릴때 뭐드시고 크셨어요? 28 ... 2014/12/26 3,631
    448956 씨애틀 아시아나 타보신분? 6 행인1 2014/12/26 1,187
    448955 일용이력,,, . 2014/12/26 434
    448954 첫눈에 반해본 적 평생동안 몇 번 있으세요? 34 첫눈 2014/12/26 14,975
    448953 우리네인생님은 왜 우리네인생님이된건가요? 9 질문 2014/12/26 2,096
    448952 결정장애 12 .. 2014/12/26 2,071
    448951 규현의 게스트하우스가 논란이군요 2014/12/26 2,500
    448950 미생질문] 장그래가 전무 낙하산이라는걸 전무가 인정하는 장면이 .. 3 미생 2014/12/26 10,715
    448949 이런 분 어떤가요?(수학강사 ) 5 955471.. 2014/12/26 1,179
    448948 개그맨 김영희가 왜 악플에 시달렸나요? 16 . 2014/12/26 12,562
    448947 앞으로는 경제적 양극화뿐만 아니라 성평등 양극화도 심해질거에요 1 11 2014/12/26 1,064
    448946 밍키 다리저는거 이상해보이지않아요?? 9 .... 2014/12/26 3,931
    448945 남자친구의 행동에 의문이 들어 조언 부탁드립니다~ 7 .. 2014/12/26 2,022
    448944 고1 아이가 영어를 혼자 공부하겠다는데요. 7 상승해야 2014/12/26 1,594
    448943 토요일에 상암동가는데 4-5시간을 있을곳. 8 상암동주민님.. 2014/12/26 915
    448942 보톡스 효과 3 2014/12/26 1,465
    448941 온수매트/ 일반전기매트 추천 부탁드립니다 2 ........ 2014/12/26 2,057
    448940 만족하나요? 눈썹 영구 .. 2014/12/26 358
    448939 영화랑 책 추천 2 건너 마을 .. 2014/12/26 784
    448938 여행의 의미가 뭔가요? 24 여행 2014/12/26 3,228
    448937 생리를 끊이지 않고 계속 해요. 20일 다 되어가네요 5 // 2014/12/26 2,800
    448936 울 남편도 저보고 내 아내라는 생각들어서 9 놀랐대요 2014/12/25 4,013
    448935 삼십 중반 여자인데 예쁜 여자가 너무 좋아요... 11 어쩔 2014/12/25 5,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