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딸아이가 친구한테 상처주는 말을.

초4 조회수 : 1,578
작성일 : 2014-12-22 16:30:24

11살.

스마트해서 잘하는 건 많지만 까칠한 초등생이죠.

사춘기라서 그렇다기 보다 원래 그렇게 생겼다는 결론을 저는 내렸습니다만..

 

각설하고,

동네 친한 엄마가

지나가는 말로 A(그 분 아이-제 아이 절친)가 B(동네 다른 아이)한테

'너는 머리에 깡통이 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다가.

밥 먹을때 생각나서 우리 아이한테

혹시 너도 그랬니?

그랬더니.

 

자기도 그랬다는 거에요.

오히려 '너는 머리에 든 게 없다' 이게 자기 멘트고,

A는 B한테 '멍청하다'라고 했다네요.

저 기가 막혀서 밥 숟가락 떨어뜨렸어요.

 

집에서 그런 비슷한 말도 사용한 적 없고

언어습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인격적으로 대화하려고 애써왔어요.

부부 간에도 그렇고요.

 

내가 넌 B라는 친구와 그 가족 전체에게 상처를 준 거다.라고 얘기 했어요.

여기가 외국이고,

저나 B네나 이제 외국나온지 몇 달 안되어 적응하느라 어린 것들이 분투중인데

몇 주 일찍온 니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입으로 용기를 꺽냐고..

외국에서 자기 민족, 약한 사람 괴롭히는 거 못난이라고..

결국 그 이야기가 돌아돌아서 저에게 들어온거니

이 좁은 동네에서 소문이 난 셈이라고 봐야겠죠.

 

한참을 이야기하고,

잘못한거 보다 더 나쁜 건 알면서 사과안하는 거라고..

올해 안에 마무리 지으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말로 사과 하기로 했고,

저는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씩 주라고 했습니다.(그건 제가 사주겠다고 했어요)

 

아이도 맘 속으로는 그게 옳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었다네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는 자기도 느끼는 게 있는지,

상심한 저를 다가와 어깨를 껴안으며 울더라고요.

 

그래서 방으로 데려가 안아주고,

뭔지 모르는 옳지 않은 느낌 있으면

친구가 하더라도 동참하지 말고, 말리고,

더 잘 아는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했어요.

이렇게 알게되고 고치게 되어 다행이라고.

엄마도 비슷한 실수 하면서 컸다고...

 

모르고 넘어갈 뻔 했는데 다행이네요.

고칠 기회라도 얻었으니.

아이가 진심 느꼈길 바래요.

 

제가 그 아이들(알고 보니 2명에게 이틀동안 그런 말을 몇 번 했다네요) 엄마들에게

개별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어떨까요?

오늘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적절하게 조치한건지..

IP : 67.189.xxx.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4.12.22 4:33 PM (67.189.xxx.7)

    참 이 일은 두 달 전쯤 있었던 일이랍니다.
    아이들은 그 뒤로도 점심도 같이 먹으며
    그럭저럭 지냈던거 같고요.
    아침마다 스쿨버스 타는 곳에서 엄마들 얼굴 보는데 참 부끄럽네요.

  • 2. ..
    '14.12.22 4:38 PM (115.178.xxx.253)

    실수하면서 크는거지요.
    잘못알고 사과하면 됩니다.

    원글님 좋은 엄마시네요. 아이가 크면서 다른사람과 잘 어울리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것이
    부모 역활중 중요한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3. ...
    '14.12.22 5:05 PM (124.49.xxx.100)

    그러게요. 좋은 엄마시네요. 제 딸 친구는 딸아이에게 멍청하다고 했다고.;;
    제 아이도 외국에서 쭉 살다가 이제 한국와서 저에게 묻더라고요 저게 무슨 뜻이냐고..
    제 딸 친구애가 나쁘다는 생각은 안들었고.. 워낙 똑똑하니 남은 그리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여튼 따님이 유별나게 이상한 케이스는 아니니 안심?하세요. ;;;

  • 4. 그래도
    '14.12.22 5:12 PM (183.98.xxx.95)

    어머님께서 이렇게 신경써서 교육하시니 실수를 딛고 좋은 심성으로 자랄거에요. 많은 경우 우리 애는 그럴 리 없다고 하며 애한테 확인하고 애들은 안그랬다고 회피하고 부모들은 그대로 믿고 외려 피해 아이한테서 문제를 찾으려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69086 김수행님 작고하셨네요. 9 산겐자야 2015/08/02 3,070
469085 5kg미만 강아지는 케이지에 넣으면 버스 탑승 가능하지 않나요?.. 11 ... 2015/08/02 4,195
469084 집에서 운동하기 좋은 홈비디오 추천부탁드려요 .... 2015/08/02 525
469083 노래왕퉁키 무슨일 있었나요 30 ... 2015/08/02 16,280
469082 김무성의역사교과서 국정화발언에 현직교사가항의편지 5 집배원 2015/08/02 926
469081 대나무 바지가 뭔가요? 1 qkwl 2015/08/02 1,143
469080 스타벅스 1+1쿠폰같은거 안쓰면 불이익있나요? ,,, 2015/08/02 1,065
469079 메이크업초보자인데 얼굴피부가 화장을 다 먹어버려요. 24 ??? 2015/08/02 4,260
469078 헤어진 남편이 아이들 핑계로 돈 요구 어찌 해야할지요? 24 바다의여신 2015/08/02 5,507
469077 슈퍼맨 이동국집-정신없고 재미 없고 38 슈퍼맨. 2015/08/02 19,139
469076 미션임파서블 시리즈 중에서 10 ㅇㅇ 2015/08/02 2,188
469075 이런 머리는 고데기인가요? 5 머리 2015/08/02 3,006
469074 집이 경매로 매각되면 3 얼마나 2015/08/02 1,687
469073 올 여름 유난히 땀이 많이나네요. 6 ... 2015/08/02 1,819
469072 도와주세요 맥북 cd 어떻게 꺼내야 하나요? 2 율리 2015/08/02 882
469071 연인의 사랑과 자주보는건 비례할까요? 1 ..... 2015/08/02 1,296
469070 에어비엔비 싸이트 이용해 보신 분,,,,, 1 여행 2015/08/02 1,075
469069 뿌리파리에 이어서 미국선녀벌레ㅠ.ㅠ 3 선녀라니.... 2015/08/02 2,197
469068 같이 복면가왕 볼 시간이네요 ^^ 49 mbc 2015/08/02 3,742
469067 아랫집에 물이새는데요 3 Cobsal.. 2015/08/02 1,633
469066 6인용 식기세척기에 냄비는 전혀 안들어가는지요? 3 ... 2015/08/02 1,662
469065 개인병원 근전도 하면 얼마죠? ??? 2015/08/02 909
469064 블루투스 이어폰 어떤게 편할지요 5 ,, 2015/08/02 1,664
469063 초5학년 딸 아이 친구가 없어요 16 모모 2015/08/02 6,037
469062 운동도 다 때가 있는것 같아요^^완전 보약임 11 헬시맘 2015/08/02 5,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