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딸아이가 친구한테 상처주는 말을.

초4 조회수 : 1,561
작성일 : 2014-12-22 16:30:24

11살.

스마트해서 잘하는 건 많지만 까칠한 초등생이죠.

사춘기라서 그렇다기 보다 원래 그렇게 생겼다는 결론을 저는 내렸습니다만..

 

각설하고,

동네 친한 엄마가

지나가는 말로 A(그 분 아이-제 아이 절친)가 B(동네 다른 아이)한테

'너는 머리에 깡통이 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다가.

밥 먹을때 생각나서 우리 아이한테

혹시 너도 그랬니?

그랬더니.

 

자기도 그랬다는 거에요.

오히려 '너는 머리에 든 게 없다' 이게 자기 멘트고,

A는 B한테 '멍청하다'라고 했다네요.

저 기가 막혀서 밥 숟가락 떨어뜨렸어요.

 

집에서 그런 비슷한 말도 사용한 적 없고

언어습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인격적으로 대화하려고 애써왔어요.

부부 간에도 그렇고요.

 

내가 넌 B라는 친구와 그 가족 전체에게 상처를 준 거다.라고 얘기 했어요.

여기가 외국이고,

저나 B네나 이제 외국나온지 몇 달 안되어 적응하느라 어린 것들이 분투중인데

몇 주 일찍온 니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입으로 용기를 꺽냐고..

외국에서 자기 민족, 약한 사람 괴롭히는 거 못난이라고..

결국 그 이야기가 돌아돌아서 저에게 들어온거니

이 좁은 동네에서 소문이 난 셈이라고 봐야겠죠.

 

한참을 이야기하고,

잘못한거 보다 더 나쁜 건 알면서 사과안하는 거라고..

올해 안에 마무리 지으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말로 사과 하기로 했고,

저는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씩 주라고 했습니다.(그건 제가 사주겠다고 했어요)

 

아이도 맘 속으로는 그게 옳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었다네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는 자기도 느끼는 게 있는지,

상심한 저를 다가와 어깨를 껴안으며 울더라고요.

 

그래서 방으로 데려가 안아주고,

뭔지 모르는 옳지 않은 느낌 있으면

친구가 하더라도 동참하지 말고, 말리고,

더 잘 아는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했어요.

이렇게 알게되고 고치게 되어 다행이라고.

엄마도 비슷한 실수 하면서 컸다고...

 

모르고 넘어갈 뻔 했는데 다행이네요.

고칠 기회라도 얻었으니.

아이가 진심 느꼈길 바래요.

 

제가 그 아이들(알고 보니 2명에게 이틀동안 그런 말을 몇 번 했다네요) 엄마들에게

개별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어떨까요?

오늘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적절하게 조치한건지..

IP : 67.189.xxx.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4.12.22 4:33 PM (67.189.xxx.7)

    참 이 일은 두 달 전쯤 있었던 일이랍니다.
    아이들은 그 뒤로도 점심도 같이 먹으며
    그럭저럭 지냈던거 같고요.
    아침마다 스쿨버스 타는 곳에서 엄마들 얼굴 보는데 참 부끄럽네요.

  • 2. ..
    '14.12.22 4:38 PM (115.178.xxx.253)

    실수하면서 크는거지요.
    잘못알고 사과하면 됩니다.

    원글님 좋은 엄마시네요. 아이가 크면서 다른사람과 잘 어울리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것이
    부모 역활중 중요한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3. ...
    '14.12.22 5:05 PM (124.49.xxx.100)

    그러게요. 좋은 엄마시네요. 제 딸 친구는 딸아이에게 멍청하다고 했다고.;;
    제 아이도 외국에서 쭉 살다가 이제 한국와서 저에게 묻더라고요 저게 무슨 뜻이냐고..
    제 딸 친구애가 나쁘다는 생각은 안들었고.. 워낙 똑똑하니 남은 그리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여튼 따님이 유별나게 이상한 케이스는 아니니 안심?하세요. ;;;

  • 4. 그래도
    '14.12.22 5:12 PM (183.98.xxx.95)

    어머님께서 이렇게 신경써서 교육하시니 실수를 딛고 좋은 심성으로 자랄거에요. 많은 경우 우리 애는 그럴 리 없다고 하며 애한테 확인하고 애들은 안그랬다고 회피하고 부모들은 그대로 믿고 외려 피해 아이한테서 문제를 찾으려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57179 방문손잡이 어디서 살까요? 3 .. 2015/01/16 775
457178 내 예금이력 1 궁금해요 2015/01/16 1,307
457177 부모님 연말 정산 올리고 나온돈 8 .. 2015/01/16 1,839
457176 미쳤나봐요 당근을 1박스 샀어요 22 당근 2015/01/16 5,086
457175 기독교 성도분들께 질문있어요. 24 ... 2015/01/16 1,477
457174 누구한테 더 욕나오나요? 조땅콩? 어린이집 미친년? 17 aa 2015/01/16 1,906
457173 저 혹시 노로바이러스인가요? 7 죽겠다 2015/01/16 1,872
457172 휘닉스 파크 아이강습 얼마인가요? 5 고글 2015/01/16 1,008
457171 산후 PT는 언제부터.. 4 배가 뽈록 2015/01/16 2,201
457170 예비중등아이...긴장감이 없네요.ㅜ 6 ㅜ... 2015/01/16 1,359
457169 인연..뚝 끊어보셨나요? 10 ~~ 2015/01/16 5,638
457168 미국갔는데 짐 부탁하는 친구 15 highki.. 2015/01/16 4,645
457167 지하철에서 제가 잘못한건가요??? 21 어이상실 2015/01/16 5,572
457166 게리 올드만 네 번째 이혼, 그의 부인들 11 네번째이혼 2015/01/16 4,815
457165 브래지어 추천해주세요 6 0행복한엄마.. 2015/01/16 2,242
457164 다음주에 영덕에 가려고 합니다~ 8 ^^ 2015/01/16 1,648
457163 카페에서 파는 요거트스무디요 1 레시피 2015/01/16 2,408
457162 연말정산 의료비중 2 엄마 2015/01/16 756
457161 나이먹어서도 할수있는직업 간호조무사랑 공인중개사 어떤게 더 좋을.. 6 ,,, 2015/01/16 6,589
457160 보육교사 자격증 인터넷으로도 OK 3 화이트오렌지.. 2015/01/16 1,858
457159 버섯 토했다고 여아 뺨, 추가 범행 확인 17 인천 2015/01/16 3,420
457158 kbs1 소비자 리포트 ~이케아 가격의 진실 같이 봐요 2 답답한속뻥 2015/01/16 1,131
457157 슈퍼맨에서 추성훈 일본관광씬 불편해요. 88 저는 2015/01/16 23,137
457156 화이트 식탁 테이블 사용하시는분들 어떤가요? 3 식탁구입 2015/01/16 950
457155 주진우 (김어준) 오늘 동영상 19 아정말 2015/01/16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