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스마트해서 잘하는 건 많지만 까칠한 초등생이죠.
사춘기라서 그렇다기 보다 원래 그렇게 생겼다는 결론을 저는 내렸습니다만..
각설하고,
동네 친한 엄마가
지나가는 말로 A(그 분 아이-제 아이 절친)가 B(동네 다른 아이)한테
'너는 머리에 깡통이 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다가.
밥 먹을때 생각나서 우리 아이한테
혹시 너도 그랬니?
그랬더니.
자기도 그랬다는 거에요.
오히려 '너는 머리에 든 게 없다' 이게 자기 멘트고,
A는 B한테 '멍청하다'라고 했다네요.
저 기가 막혀서 밥 숟가락 떨어뜨렸어요.
집에서 그런 비슷한 말도 사용한 적 없고
언어습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인격적으로 대화하려고 애써왔어요.
부부 간에도 그렇고요.
내가 넌 B라는 친구와 그 가족 전체에게 상처를 준 거다.라고 얘기 했어요.
여기가 외국이고,
저나 B네나 이제 외국나온지 몇 달 안되어 적응하느라 어린 것들이 분투중인데
몇 주 일찍온 니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입으로 용기를 꺽냐고..
외국에서 자기 민족, 약한 사람 괴롭히는 거 못난이라고..
결국 그 이야기가 돌아돌아서 저에게 들어온거니
이 좁은 동네에서 소문이 난 셈이라고 봐야겠죠.
한참을 이야기하고,
잘못한거 보다 더 나쁜 건 알면서 사과안하는 거라고..
올해 안에 마무리 지으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말로 사과 하기로 했고,
저는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씩 주라고 했습니다.(그건 제가 사주겠다고 했어요)
아이도 맘 속으로는 그게 옳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었다네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는 자기도 느끼는 게 있는지,
상심한 저를 다가와 어깨를 껴안으며 울더라고요.
그래서 방으로 데려가 안아주고,
뭔지 모르는 옳지 않은 느낌 있으면
친구가 하더라도 동참하지 말고, 말리고,
더 잘 아는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했어요.
이렇게 알게되고 고치게 되어 다행이라고.
엄마도 비슷한 실수 하면서 컸다고...
모르고 넘어갈 뻔 했는데 다행이네요.
고칠 기회라도 얻었으니.
아이가 진심 느꼈길 바래요.
제가 그 아이들(알고 보니 2명에게 이틀동안 그런 말을 몇 번 했다네요) 엄마들에게
개별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어떨까요?
오늘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적절하게 조치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