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트라우마 치료는 가능한걸까요?

쩜쩜 조회수 : 1,199
작성일 : 2014-12-20 11:57:56

23살에 친오빠가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았어요.

입원부터 치료, 사망까지 겨우 삼개월이였죠. 예후가 좋지않아서 관해가 전혀 안되는데도

저랑 골수가 일치해서 어떻게든 이식을 하려고 1차 2차 3차 항암을 밀어붙였어요.

젊은 나이고 (당시 27살) 저랑 골수가 완전히 일치해서 담당교수님도 신약까지 써가면서

애쓰셨구요.

당시 엄마랑 같이 간호를 했는데 엄마가 너무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셔서

제가 한달가량 병원 생활을 했어요.

보통 항암을 하면 구토 증세가 와서 환자가 식사를 잘 못하잖아요.

2인실을 썼는데 옆 환자 식사하는 냄새에도 너무 괴로워했어요. 정말 한끼 한끼 먹는걸

전투 치르듯이 마음을 단단히 먹고 해야했죠.

그런 오빠 옆에서 제가 뭘 먹는다는게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고 해서..

저도 식사를 잘 못했어요. 혹시라도 나한테 음식 냄새가 날까 ..

오빠는 못먹고 있는데 음식이 잘 넘어가지도 않았구요.

주변에 간병 오래하신 어머님들이 저한테 간병하려면 본인이 잘 먹어야한다고

휴게실로 손 잡고 이끄셔서 손수 음식 가지고 오신거 먹으라고 챙겨주실 정도였어요.

그래도 전 죄책감에 우유같은거 간단한 과일로 허기를 채웠고.

너무 배고파서 참지 못할 지경이면 지하 간이 식당에 가서 우동이나 만두를 3분만에 먹고

급하게 올라왔어요. 너무 아파하고 힘들어해서 한시라도 자리를 못비웠거든요.

그러는 과정에서 살은 7킬로 가량 빠지고.. 저는 굶주려있지만 애써 식욕을 참아야했어요.

오빠는 끔찍한 고통속에서 서서히 스러져갔고 저는 장례식 후에 이틀간 골아떨어지고

일어나서 서서히 정상생활을 하는듯 했지만.

이상증세를 보였어요. 남들 앞에서는 음식을 못먹었어요. 그리고 혼자가 되면 허겁지겁 먹었죠.

뭐에 씌인듯 음식을 인터넷으로 사다 나르기 시작했어요. 책장위 구석에 대용량 소스나 캔음식을

쟁여놓고 .. 결국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서 이상식이증세는 좀 잠잠해졌지만 (우울증치료할땐

식욕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어요)

십년이 지난 지금도 음식에 대한 충동적인 감정을 억제하기 어려워요.

의사선생님 조언대로 운동같은 신체적인 활동으로 그 감정을 해소하라고 해서 꾸준히 운동도 하고

하지만 저한테 음식이란 뭐랄까 .. 극과 극을 달리는 대상이 되어버렸어요.

트라우마 증상을 치료해보신 경험이 있으신분 있으신가요?

IP : 58.140.xxx.4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
    '14.12.20 12:30 PM (210.116.xxx.14)

    도움될만한걸 몰라서 죄송해요.. 그래도 토닥토닥해드릴게요...

  • 2. 식이자애 전문가
    '14.12.20 12:34 PM (140.207.xxx.24)

    에게 가셔서 치료 받으시길 권해요
    상담가능한 전문가에게요
    원인이 분명하니 치료하심 예후가 좋을거 같아요
    토닥토닥

  • 3. 식이자애 ㅡ식이장애
    '14.12.20 12:35 PM (140.207.xxx.24)

    오타수정합니다

  • 4. qpqp
    '14.12.20 1:02 PM (223.62.xxx.117) - 삭제된댓글

    오빠의 죽음이 충격적인데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생겨서 트라우마가 생긴것 같아요..죄책김을 없애야 해요..
    사람은 때가 되면 죽는다..그때가 일찍 온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세오..우리 원글님 때문에 오빠가 먼저 간것아닙니다.. 심리상담을 한번 받아보세요..서서히 노력하다보면 트라우마가 사라질것 입니다..음식은 배고플때 먹는것이며 친구들과 여러 사람들과 함께 먹는것을 나쁜일도 죄책감을 가져야 할 일이 아닌평범한 일상이에요..일상의 습관을 싫더라도 하나씩 바꿔 가시길 바랍니다.

  • 5. 희망
    '14.12.20 1:17 PM (61.77.xxx.226)

    김영애 가족치료 연구소를 검색해서 개인 상담이나 가족치료 받으세요
    치료가 불가능하지 않아요.. 경력 많은 분께 직접 ,,가능하면 김영애 박사님께
    치료 받으세요...

  • 6. Wㅇㅌ
    '14.12.20 2:51 PM (222.117.xxx.63)

    당연하죠.
    치료돼요.
    저는 성수치심도 치료했어요.

    님, 이제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제 여유있게 님이 먹고 싶은거 먹어도 되고
    아무때나 편하게 먹어도 돼요.
    남들도 다 그렇게 먹어요.
    남 앞에서 남들과 함께 음식 먹으면서 즐거울 수
    있어요.

    오빠 간병하느라 그땐 님이 너무 힘들었던거예요.
    그런데 이제 그러지 않아도 돼요.

    꼭 치유되니까 걱정마시고 치유 받으세요.

  • 7. .......
    '14.12.20 5:03 PM (124.56.xxx.137)

    제가 꼬옥 안아드리고 위로해드리고 싶어요. ㅠㅠ 어린마음에 얼마나 상처가되고 충격적이었으면. ㅠㅠ 너무 슬프고 마음이 아프네요.

    이제 훌훌 털어버리시고.. 지속적인 상담 및 약물치료 받으셔서.. 꼭 극복해내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8512 크리스마스 계획 어떻게들 되세요? 3 클스 2014/12/23 969
448511 금보라씨 전 남편도 연예인이신가요? 9 그냥궁금 2014/12/23 7,848
448510 외항사 승무원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요건 4 외항사 2014/12/23 5,121
448509 50대 초, 침대 추천 부탁드려요. 1 침대 2014/12/23 1,241
448508 오늘 오후에 이케아가면 막힐까요? 6 Toya 2014/12/23 1,049
448507 클라우즈 오브 실즈마리아 4 그랬어 2014/12/23 846
448506 퇴직임원(60대) 선물 문의 1 문의 2014/12/23 1,158
448505 외국인 자금.아시아중 한국에서 최대 이탈 1 .... 2014/12/23 662
448504 못받은 돈 어찌해야하나요ㅠ 12 ㅠㅠ 2014/12/23 1,424
448503 인간관계는 돌고 도는 걸까요 2 ... 2014/12/23 1,382
448502 통진당 해산 결정문 헌법 교과서 해도 되겠네요.. 1 홍시 2014/12/23 336
448501 한수원, '보안 메일' 10건 중 9건 승인 없이 외부발송 알고.. 세우실 2014/12/23 410
448500 필웨이에서 패딩구입 1 6769 2014/12/23 779
448499 요즘 강아지들 산책 시키세요? 3 , 2014/12/23 751
448498 스마트폰으로 82 보시는분들 11 허심탄회 2014/12/23 1,191
448497 펀드매니저들 스펙이 어떤가요? 3 ..궁금 2014/12/23 3,045
448496 피아노 반주잘하는 분들은 5 v 2014/12/23 1,244
448495 별에서 온 그대 다시 보고있어요.뻘글 4 크하gg 2014/12/23 768
448494 헌법재판소를 규탄한다 - 헌법학자 김종쳘의 명문이에요 1 조작국가 2014/12/23 664
448493 아이 하교간식 모닝빵샌드위치..팁 부탁드립니다. 7 엄마 2014/12/23 1,177
448492 일본산 아닌 가쓰오부시 찾습니다 6 에휴 2014/12/23 1,860
448491 CNN BREAKING NEWS--NORTH KOREAN INT.. 1 파밀리어 2014/12/23 534
448490 강아지-항체검사, 배냇털..질문합니다 14 말티즈 2014/12/23 2,544
448489 유족연금중 배우자와 아이들몫을 분리가능한가요? 3 마미 2014/12/23 1,401
448488 춘천교대 4 교대 2014/12/23 2,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