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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월호 아이들 추모시

잊혀지네요 조회수 : 640
작성일 : 2014-12-18 16:38:20

올 봄에 이 시 보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서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나오지 않고

82쿡은 역시....

 

피오나공주나 다른 사건으로 머리아픈 지금 우리 아이들 한번 생각해봐요

얘들아 하늘나라는 어떠니? 여긴 지금 너무 춥고 어두운데....

 

엄마 아빠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
-잊지 못할 단원고 250꽃들을 그리며

엄마 아빠
부탁이 있어요
우리 없다고 이 나라를 떠나지는 마세요
우리는 죽지 않았어요
검은 리본은 싫어요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
우리는 지금
천년의 장미를 찾아 수학여행 떠나는 길이에요
엄마 아빠도 아시잖아요
천년의 장미를 찾아 돌아오는 날까지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
몸은 여기 두고 250개의 물방울이 되어
홀가분하게 떠나요
무사히 돌아오는 그날
엄마 아빠 안 계시면 우린 무척 슬플 거예요

우리에겐
더 이상 차가운 벽은 없어요
제주도에서 한 사흘 머물다가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알래스카로 갈 거예요
250마리 연어가 되어 뛰놀다가
북태평양 캘리포니아를 거쳐
엘살바도르 앞바다 적도 어디쯤
250자락 바람이 되어 북극으로 달려갈 거예요
250개의 오로라가 되어
흰곰과 썰매개랑 한 판 춤을 출 거예요
한 개의 해님과 한 개의 달님에게 부탁해
기념사진도 찍을 거예요
250개의 낮 250개의 밤
서로의 주인공이 되어 동영상도 찍을 거예요

우리에겐 더 이상
차가운 유리창도 없어요
때가 되면 기다리지 않고
250마리 도요새가 되어 날아오를 거예요
세상의 해안선이란 해안선은 다 돌아
인도양으로 갈 거예요
250개의 눈 푸른 사파이어가 되어
난바다 노닐다
계절풍 건듯 불면
250마리 인도기러기가 되어 히말라야를 넘을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골마을로 가
250마리 할단새가 될 거예요
어두운 밤 환한 아침을 부르는
250개의 노래를 부를 거예요
추운 겨울 따뜻한 봄을 부르는
250개의 이름을 부를 거예요
250개의 아침을 맞이할 거예요
250개의 봄을 맞이할 거예요
그날이 오면
250송이 천년의 장미는 따서 머리에 꽂고
250송이 천년의 장미는 따서 품에 품고
250개의 새털구름이 되어 날아오를 거예요

우리에겐 더 이상
차가운 천장도 바닥도 없어요
250자락 바람을 타고
250개의 낮과 밤을 지나
한반도로 돌아올 거예요
그때는 우리
단 한 개의 거대한 비구름이 될 거예요
그날은
크나큰 리본을 닮은 우리 한반도가
온통 노란색이었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빠 가슴에 단
노란 리본이 물들인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엄마들 아빠들이 바라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땐 기다리지 않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250개의 빗방울이 되어 뛰어내리겠어요
엄마 아빠 노란 리본에 스며들어
천년의 장미를 피워드리겠어요
한반도 노란 리본 매듭에 스며들어
천년의 장미를 꽃 피워 올리겠어요

너희들은 죽지 않았다고
말해 주세요
우리는 말 잘 듣는 아이들인 걸 아시잖아요
그래요 엄마 아빠
우리는 죽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검은 리본은 싫어요
우리가 돌아오는 그날까지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
이 땅을 떠난다는 말씀만은 말아주세요
우리는 꼭 돌아올 거예요
그러니깐 너무 가슴 졸여 기다리진 마시고요
같이 못 간 친구들에게도 너무 슬퍼하진 말라고 전해주세요
지금 우리는 250개의 물방울이 되어
천년의 장미를 찾아 떠나요
잘 다녀올게요 잘 다녀들 올게요
엄마 아빤 다만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 

(2014. 5. 12. 안상학 삼가 올림)

IP : 1.244.xxx.15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
    '14.12.18 4:52 PM (183.96.xxx.56)

    그러게요 동감입니다 살고 싶지 않은 땅이지만 그래도 살아가면서 두눈부릅뜨고 지켜봐야죠 우리아이들도 대대로 살아갈 세상이니까요

  • 2. 전 아직 노란리본
    '14.12.18 4:59 PM (121.144.xxx.197)

    전 아직 카톡 밴드의 프로필사진 노란리본입니다
    이것조차 이제는 그만하라는 말을 들으면
    미칠것처럼 허탈하지만 분노스럽습니다
    하물며 당사자들은 어떨까요 ㅡ

    연말에 하루쯤은 세월호 추모하는 노란리본으로
    프로필사진 바꾸기 하면 어떨까요?

    카톡이나 밴드 페북 프로필 사진 의 노란리본을
    많은 사람이 본다면 한번더 그 사건이나 또 다른 사회적인 사건에 관심을 가지는 기회를 가지는 계기가 될수 있을듯해서요 ㅡ

  • 3. ㅡㅡ
    '14.12.18 5:25 PM (183.99.xxx.190)

    오늘은 방금 전 운전하고 오면서
    동영상 속에 박수현군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라서
    울컥했네요.해맑은 얼굴에 마지막 웃는 얼굴이었으나
    잔뜩 겁먹은 얼굴이라고 수현군 아버님이 말씀하셨지요.ㅠㅠㅠ

  • 4. ,,,
    '14.12.18 11:27 PM (1.237.xxx.250)

    계속 생각하자니 너무 힘들어서
    이제 잊는다고들 하더군요
    ....
    참으로 잔인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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