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12월 18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827
작성일 : 2014-12-18 07:50:47

_:*:_:*:_:*:_:*:_:*:_:*:_:*:_:*:_:*:_:*:_:*:_:*:_:*:_:*:_:*:_:*:_:*:_:*:_:*:_:*:_:*:_:*:_:*:_

찌그러진 모습으로도 나는 살아 있다. 거리를 힘차게 굴러다니며 토해 놓는 만큼의 세상 공기를 마시고 살아간다. 줄어드는 뼛속으로 오염된 언어들이 넘나들지만, 결코 속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들의 불문율. 내 목소리는 나팔소리보다 요란하고 아이의 싱싱한 울음보다 선명하다. 새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나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춥고 윙윙거리는 냉장고 속에 잘 진열된다. 만나는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때론 상한 냄새에 진저리치며 심한 두통을 앓기도 한다. 어느 한 순간, 문이 열리고 부드럽고 따뜻한 손바닥이 나를 감싸 쥔다. 나는 선택된 기쁨으로 고통을 기다린다. 그는 내 모자를 딱, 하고 천천히 벗긴 후 내 살을 자기의 살 속으로 들어 붓는다. 눈물 같은 거품을 게워내며 내 살은 최후를 맞는다. 그리고 어떤 힘에 의하여 신나게 공중을 날아간다. 나는 다시 찌그러지는 연습을 시도한다.


                 - 조영석, ≪찌그러진 모습으로도 - 깡통을 위하여≫ -

* 부산일보 1996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2월 18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4/12/17/20141218_kim_01.jpg

2014년 12월 18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4/12/17/20141218_jang_01.jpg

2014년 12월 18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9622.html

 

 

언제나 헛웃음 터질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들...

 

 

 
―――――――――――――――――――――――――――――――――――――――――――――――――――――――――――――――――――――――――――――――――――――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대부분 우리가 해낼 수 있는 일이다.”

              - 앨리너 루즈벨트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6597 펌) 바라만 보는 엄마 아빠 .. 2015/10/31 1,460
    496596 불평하는 친구 힘들어요 5 하하 2015/10/31 2,522
    496595 저의 휴지통 변천사 7 ... 2015/10/31 2,507
    496594 부부간에도 모름지기 의리가 중요하다봐요. 12 의리 2015/10/31 5,457
    496593 참깨 검은깨 가루..어떤 요리에 쓰면 좋을까요? ㅇㅇ 2015/10/31 731
    496592 미국가서 살게 된 아줌마 영어공부 어떻게 해야 하나요 49 영희 2015/10/31 3,862
    496591 키엘 립밤 (민트향) 써보신 분..... 저기 2015/10/31 701
    496590 빛크림 1 빛크림 2015/10/31 1,394
    496589 약대 피트 시ㄹ험 늦은 나이에 보신분 계신가요? 2 약대 2015/10/31 3,822
    496588 찌라시 또 떴네...... 9 미친... 2015/10/31 22,715
    496587 질투는 어쩔수 없는 감정인가요 3 베리 2015/10/31 1,743
    496586 테레비에 도도맘 어쩌구 하는 것들 3 궁금 2015/10/31 1,929
    496585 차만 타면 찡찡거리고 헥헥거리고, 신음하는 녀석 12 강아지 2015/10/31 8,950
    496584 한국사 교과서국정화반대 청소년 대학생 교사 교수 거리로 1 집배원 2015/10/31 875
    496583 이불 빨기엔 드럼하고 통돌이중 뭐가 더 깨끗이 되나요? 5 ㅇㅇ 2015/10/31 2,410
    496582 냉동실에 빵이 많은데 6 괜히 2015/10/31 2,770
    496581 중성세제랑 아기 전용 순한 세제 중 어떤 게 옷감에 손상이 덜 .. ㅇㅇ 2015/10/31 537
    496580 초등선생님과 코치님의 대화법 4 ... 2015/10/31 1,193
    496579 다운튼에비 어멋 2015/10/31 1,078
    496578 혹시 공기압 다리 맛사지기 쓰시는 분들 3 다리맛사지 2015/10/31 2,354
    496577 김치할때 생강 넣고 안넣고 ~차이가 있을까요? 4 .... 2015/10/31 2,539
    496576 기타연주곡인데 제목알려주실분 4 조아 2015/10/31 889
    496575 가장 따듯한 바지 추천부탁요 49 추위혐오자 2015/10/31 2,230
    496574 근데 미술에 절대적인 소질 애매하지 않나요? 4 근데 2015/10/31 1,824
    496573 도도맘 인터뷰보니 매력적이네요 47 ㅇㅇ 2015/10/31 2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