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014년 12월 18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10
작성일 : 2014-12-18 07:50:47

_:*:_:*:_:*:_:*:_:*:_:*:_:*:_:*:_:*:_:*:_:*:_:*:_:*:_:*:_:*:_:*:_:*:_:*:_:*:_:*:_:*:_:*:_:*:_

찌그러진 모습으로도 나는 살아 있다. 거리를 힘차게 굴러다니며 토해 놓는 만큼의 세상 공기를 마시고 살아간다. 줄어드는 뼛속으로 오염된 언어들이 넘나들지만, 결코 속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들의 불문율. 내 목소리는 나팔소리보다 요란하고 아이의 싱싱한 울음보다 선명하다. 새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나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춥고 윙윙거리는 냉장고 속에 잘 진열된다. 만나는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때론 상한 냄새에 진저리치며 심한 두통을 앓기도 한다. 어느 한 순간, 문이 열리고 부드럽고 따뜻한 손바닥이 나를 감싸 쥔다. 나는 선택된 기쁨으로 고통을 기다린다. 그는 내 모자를 딱, 하고 천천히 벗긴 후 내 살을 자기의 살 속으로 들어 붓는다. 눈물 같은 거품을 게워내며 내 살은 최후를 맞는다. 그리고 어떤 힘에 의하여 신나게 공중을 날아간다. 나는 다시 찌그러지는 연습을 시도한다.


                 - 조영석, ≪찌그러진 모습으로도 - 깡통을 위하여≫ -

* 부산일보 1996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

_:*:_:*:_:*:_:*:_:*:_:*:_:*:_:*:_:*:_:*:_:*:_:*:_:*:_:*:_:*:_:*:_:*:_:*:_:*:_:*:_:*:_:*:_:*:_

 

 

 

2014년 12월 18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4/12/17/20141218_kim_01.jpg

2014년 12월 18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4/12/17/20141218_jang_01.jpg

2014년 12월 18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69622.html

 

 

언제나 헛웃음 터질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들...

 

 

 
―――――――――――――――――――――――――――――――――――――――――――――――――――――――――――――――――――――――――――――――――――――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대부분 우리가 해낼 수 있는 일이다.”

              - 앨리너 루즈벨트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47783 게임으로 무기력했던 조카의 변화...기특하고 고마워요. 10 이모 2014/12/19 3,095
    447782 청소년 단기 해외봉사 ~~ 2014/12/19 499
    447781 난소암 검사는 어떻게 하나요? 2 .. 2014/12/19 4,504
    447780 학습지 서로 차지하려..초등학생이 수업중 칼부림. .... 2014/12/19 1,763
    447779 나이가 드니 머리를 올려 못 묶겠어요 7 ,,, 2014/12/19 3,133
    447778 창문에 비친 내얼굴 왜이렇게 늙어보이는지 7 지하철 2014/12/19 2,785
    447777 얘기를 애기라고 하는 분이 많나요?^^;; 20 서울 사람들.. 2014/12/19 2,394
    447776 손가락 잘 보는 병원 아시는분 1 웃자 2014/12/19 1,294
    447775 서른일곱... 왜이렇게 나이들어 보일까요. 5 2014/12/19 2,612
    447774 시어머니가 집에 오라고 부르실때 회사일이 요새 많아 피곤해서 못.. 12 며느리 2014/12/19 2,614
    447773 정신 차리게 독한 말 좀 해주세요. 7 도라에몽쿄쿄.. 2014/12/19 1,886
    447772 주말에 이케아 10 sss 2014/12/19 2,380
    447771 이땅에서 태어난 죄. 주민세. 3 참맛 2014/12/19 1,006
    447770 그래요 우리는 당신 못잊어요 1 당신 그리워.. 2014/12/19 728
    447769 어렵게 취직했는데 회사의 비리.. 3 찔레꽃 2014/12/19 1,184
    447768 [신해철 유고집] 출간 됐네요 6 마왕 2014/12/19 1,007
    447767 급)78세 어머니랑 아들이랑 마닐라에서 인천행 비행기타는 방법이.. 1 도와주세요.. 2014/12/19 1,130
    447766 포로체험 특전사 사망때 책임교관은 전화통화 1 세우실 2014/12/19 736
    447765 칠순 부모님 모시고 해외.. 어디로 갈까요 9 동글 2014/12/19 1,804
    447764 땅콩 잘 볶는 요령 가르쳐 주세요~^^; 6 초보 2014/12/19 1,610
    447763 43세인데 월경량이 너무 적어요 4 ㅜㅜ 2014/12/19 2,257
    447762 예비초등생과 볼만한 공연? 1 늙은맘 2014/12/19 498
    447761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 / 어떤이의 오우가 2 꺾은붓 2014/12/19 902
    447760 40대 후반 가방 추천좀 해주세요 7 레드토마토 2014/12/19 3,206
    447759 이래서야 4 걱정이네요 2014/12/19 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