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날씨가 많이 추워져 길고양이들 생각에 맘이 편치 않아 집앞에 스티로폼 박스를 만들어 놨어요
오늘 늦은 오후에 방문한 흔적이 있나 무심코 허리 숙이고 보니 어린 고양이가 지친 표정으로 식빵굽고 있더군요
한눈에 봐도 배고픔에 지친 눈이 마주쳐도 저만 깜놀! 그 자세 그대로 미동도 안하고 미약한 울음소리를 내길래
급하게 따뜻한 물과 멸치 잔뜩 삶아 대령... 흐미 정신없이 먹는 모습에 짠해서 한동안 보고 있자니
어린것이 양쪽 귀가 이상한 거에요
오랫동안 피부병을 앓은건지 딱딱하게 덕지덕지 딱지(?)로 뒤덮였어요
더욱 처량했던게 이 고양이가 늦가을무렵 앞집 할머니가 자기집 창고 쥐 잡으라고 감금한 몇개월전 그
새끼냥이더군요,,, 그때도 귀가 정상이 아니어서 귀를 보고 단박에 알아봤죠!
또 다른 덩치 큰 길냥이가 감금된 고양이를 바라보며 떠나지도 못하고 그 앞에서 하염없이 울더군요
색과 무늬가 판이하게 달라 어미는 아닌것 같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어 저 어린것 좀 놓아달라 했다 눈흘김 당했어요
워낙 우악스럽게 사나운 분이라 큰싸움 나겠다 싶어 자리 피했네요
마음아파 돌아서면서 속으로 그 아주머니 천벌이라도 받았음 싶은 맘이었네요 부글부글...
엄마가 동물이라면 (특히 고양이) 끔찍하게 싫어하셔서 맘놓고 안으로 들이지도 못하겠고
겨우 엄마 눈 피해 먹이만 챙겨줐는데 맘이 안편해 다시 나와서 장갑끼고 길냥이 귀를 조심스레 만져봤더니
귀 뿌리부분만 빼고 전체가 딱딱하네요
아프지도 않은지 마냥 장갑낀 손에 머리를 디밀고 폭풍애교를 ㅠㅠ
집안으로 들어오려는 아이 떼어놓고 들어와 놓고는 맘이 안좋아요
만들어준 은신처 주변으로 바람들어가지 말라고 이중삼중 박스로 둘러놓긴 했는데,,,
낼이라도 이 아이 동물병원에 데려가고 싶은데
고양이 피부병이 무서워 어찌 운반할지 겁나기도 하고
하필 왜 실직상태인 가난한 나한테 아픈 모습으로 발견된건지 애꿎은 불쌍한 냥이가 원망스럽고요
병원비가 무서워 심장이 콩당거려요 치료비 얼마나 나올까요?
이 상태인 고양이에 대해 도움말씀 주실 집사님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