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말도 하지 않고 흐느껴 울다 간 여인

....... 조회수 : 3,650
작성일 : 2014-12-14 21:25:26
10년전 일이다. 나는 취업전 공백기에 잠깐 학습지 교사를 나갔었다. 설렁설렁
하고자 시작한 일이었지만 생각했던것 보다 너무나도 힘들었던 일에 하루하루 힘들었었다. 보통
신참 선생님에게는 텃새가 있어서인지 아파트 단지가 아닌 언덕이 높고 골목길이 즐비한 그런 열악한
동네로 배정을 내렸다. 내가 배정받은 곳은 서울의 한 낙후 동네였었다. 그나마 학습지가 아니고서는
다른 사교육을 받을 돈조차 없는 사람들이 사는 그런 곳.
거기서 한 11살된 여자아이 집을 방문했는데 처음 그곳에서 풍겨나오는 악취로 인해 20분을
있는것도 힘들었다. 그러나 차츰 적응되기 시작했고 그 아이와도 어느정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누워계시고, 아이는 대소변을 받아내고 병간호까지 하는 착한아이였다. 아버지는
멀리 돈 벌러 나갔다 하는데 한달에 보내오는 돈이 40만원 남짓이라 하였다. 어려운 환경이라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를 가르켰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아버지가 산업재해로 다쳐 병원에 있다 하였다. 얼마 안되는
학습지 비용을 낼돈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7달정도가 지나고, 나는 학습지 교사를 그만두고 취업에 성공하였다.
3달정도의 공백기간이 생겼고, 갑자기 그 아이가 생각났다. 그때 그 주소로 무작정 찾아갔다. 그때의 악취는 그대로였다.
그러나 그 아이는 없었고 여전히 누워있는 어머니와 아버지만이 있었다. 소개를 드리고 들어가 앉아 내가 7달전
아이를 가르켰노라고, 말하니 어머니는 말도 하지 않고 흐느껴 울기만 했다. 아버지는 고개를 숙이면서 입을 열었다.
"그 아이는 죽었소. 2달전 생활고로 음독자살을 했지 뭐요. 하나뿐인 딸이었는데.. " 검게 그을린 얼굴의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쏟아졌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한참을 있었고 그렇게 무거운 공기속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벌써 강산이 바뀐다는 10년이 지난 일이지만 가끔씩 내가 행복할때 그 아이가 생각나곤 한다. 그 아이는 나에게 함부로 행복해서는 안되는 세상임을 일깨워 주고 있다. 우리 사회 내재된 이 뿌리깊은 양극화의 끝은 결국 우리를 옥죄여올테니깐.
IP : 125.129.xxx.8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내
    '14.12.14 9:39 PM (112.161.xxx.147)

    ㅋㅋㅋ 재미없슈

  • 2. ㅣㅣㅣ
    '14.12.14 9:40 PM (183.105.xxx.100)

    슬퍼요
    겨우 열몇살밖에 안된 아이가
    생활고 라니

  • 3. 마리
    '14.12.14 9:42 PM (14.53.xxx.216)

    저는 82병 중증인게 분명해요..
    자꾸 양극화하면 자동으로 우리네님이 떠오릅니다..;

  • 4. 우리네님
    '14.12.14 9:46 PM (27.1.xxx.232)

    아닐지도 모른다 생각합니다 지금 여기서 글 쓰는 사람중 남편이 직업 없어지고 본인도 직업이 없고 아이는 어리면 어떻게 될까 고민하는 분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경제적 타격은 온다하고 경고하고 오지않습니다

  • 5. ㅎㅎ
    '14.12.14 9:47 PM (220.87.xxx.20)

    어디선가 우리네인생님 스멜이...

  • 6. 패군마눌
    '14.12.14 10:01 PM (112.64.xxx.140)

    니 글에는 영혼이 없어.

    다시 써보도록..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1740 식비로 월 75~80만원 쓰는게 적은건가요? 9 궁금 2015/10/16 3,744
491739 남편분과 같이 주무시나요? 49 결혼 10년.. 2015/10/16 18,173
491738 10월 16일, 퇴근 전 갈무리 해두었던 기사들을 모아 올려봅니.. 1 세우실 2015/10/16 1,033
491737 날콩가루 좋다고 82에서 4 11111 2015/10/16 2,159
491736 나이 30대랑 50대분들 암기과목 외우는 속도가 어느정도 차이 .. 3 ... 2015/10/16 1,682
491735 아현동 마포래미안 49 곰곰 2015/10/16 1,906
491734 볼만한 드라마 뭐 없을까요? 49 주말엔뭐하냥.. 2015/10/16 3,911
491733 거만한 성향의 사람이 자기주장만 할때 1 협상 2015/10/16 1,077
491732 식품건조기 문의 3 추천 2015/10/16 1,190
491731 우리나라 사람들 국민성은 어떤걸까요.. 49 ……... 2015/10/16 2,027
491730 용인벽돌사건 용의자 애들과 부모 카톡문자 조사중일까요? 49 분노의역류 2015/10/16 15,997
491729 집수리시 가장 비중을 많이두는게 뭘까요? 3 ㅇㅇ 2015/10/16 1,418
491728 다른차량때문에 교통사고를 내셨을 경우 7 도움되는 지.. 2015/10/16 1,332
491727 정말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하세요? 49 ㅁㅁ 2015/10/16 4,204
491726 생리량 2 40대 2015/10/16 1,418
491725 “교육과정에 낙하 실험 없다” 캣맘 의혹 증폭 13 .. 2015/10/16 3,349
491724 국정화 저지 범국민대회 17일 4시에 열린다 1 내일광화문 2015/10/16 613
491723 캣맘 가해자 초등생 만 나이 9세로 '형사책임 완전제외자' 5 영양주부 2015/10/16 1,727
491722 아는 지인이 서울대 물리보다는 인서울 공대가 49 ㅇㅇ 2015/10/16 8,950
491721 공부 할 때 필요한 인내심과 끈기의 용량은 어떻게 키울 수 있나.. 1 ㅇㅇ 2015/10/16 1,624
491720 한국식 영어 발음, 사람 이름이나 고유명사 특히 힘들어요. 4 00 2015/10/16 955
491719 신용카드한도발생일 궁금해요 2015/10/16 2,449
491718 오늘 울적하네요 49 40대초반 .. 2015/10/16 1,072
491717 제가 초등6학년때.. 남자아이들 친구가 강에 빠져 죽었는데도 함.. 4 ... 2015/10/16 2,466
491716 볶은커피콩이 있는데 그냥 보리차처럼 끓여도 될까요? 2 볶은 커피.. 2015/10/16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