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혼을 꿈꾸시는 분들께

힘기르기 조회수 : 4,806
작성일 : 2014-12-14 19:27:54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82에 남편때문에 속상한 글 저도 많이 썼었고 요즘에 그런 글들이 자주 보이고 저는 모바일로 주로 보니깐

로그인 못하고 드리고 싶은 얘기있었지만 상황상 못한 적이 많아요.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라서요.

어떤 분들께는 웃기고 있구나 싶을 수도 있고

또 어떤 분들께는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일 수도 있고

여러가지의 반응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셔서 지옥탈출에 한 분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어늘한 글솜씨지만 조금 써볼게요.

저는 때리고 도박하고 여자문제만 아니면 같이 살아라라는 말 제일 싫어합니다.

세상에 같이 사는 고통이 이 세가지로 설명되기에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으니까요.

결혼한지 8년되었고 아이 하나 있습니다.

노처녀때 극심한 위기를 느껴서 순해보이고 능력있어 보이는 남자 만나서 뭐 사랑을 키우면 되지 하고 결혼했어요.

저는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 사람도 마찬가지였겠지요.

그런데 서로가 서로에 대해 잘 알았냐면 그것도 아니지요. 자기 머리 속에

서로를 적당한 상대로 보고 좋아했던 것일거예요.

예를 들면, 저 여자는 매우 자립적이고 나는 가정에 부담안가지고

내 일 알아서 하면서 인생 즐기면서 살 수 있으리라.

저 남자는 순둥이니깐 내 말 잘듣고 버는 거 다 갖다주면

내가 알아서 시댁에 줄 거 주고 저축하고 아이키우며 잘 살리라.

결혼을 결정하면 가정경제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가치관이 뭔지

노년에 어떻게 살고 싶은 지 교육관은 뭔지 애는 낳고 싶은지 아닌지 아무 의논도 생각도 없었죠.

그게 문제의 시작이었어요.

그냥 느낌으로 서로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했지요.

그리고 그런 자의적 해석이 내 배우자, 내 배우자가 품어야 할 미덕이 되는 겁니다.

이런 시작이 문제였는데... 정작 갈등이 생기면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깐 이기적이니깐

너밖에 모르니깐 이런식으로 규정지워지고 그 이후에 생기는 모든 갈등에 이런 명제를 전제하게 되죠.

손가락이 하나 없는 거 알고 그래도 당신을 너무 사랑해요. 내가 그 빈 손가락이 되줄게요.

이런 거랑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지요.

그냥 서로가 상상의 인물인 거죠. 어차피 결혼한 이상 노력해야지 하는 여자들 중

거의 이혼을 생각하는 경우가 아래의 상황일겁니다.

내가 케어해주지 않아도 팔이 부러져도 저여자는 혼자 애 젖먹이고 키우고

밥하고 빨래하고 일년 365일 자기 시간 십분없이 살아도 되는 여자.

수퍼우먼. 생활비 안줘도 어떻게든 사는 여자. 신경질 내도 묵묵히 받아주는 여자. 마음 넓은 여자.

외박해도 계속하니깐 그냥 포기하고야 마는 여자.

삐져서 울상 짓다가도 지 기분내키면 나한테 다시 돌아와 잘 해주는 여자.

니가 나랑 결혼했으니 우리 가족도 니 가족인데 충성해야지.

 이런 생각의 뻔뻔함이 여지없이 드러내는 경우, 들키는데 주저없는 경우더라구요.

이혼으로 인해서 당장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는 경우, 사실 결정하기 힘듭니다.

월 700 받다가 양육비 300 받는 거 이런 거 말구요.

아무런 대책 없이 직장도 없고 분해서 이혼하고 이러면 안되겠죠.

이혼은 더 행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복수하기 위해서 하는 거 아니구요.

애들 아빠니깐 잘됐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마저 드는 정도도 마음이 내려놓아졌을 때

그 때 하셔야 하는 것 같아요.

주변에 보니깐 주로 피해자인 경우가 이혼하고도 고통을 많이 받더라구요.

대부분 분노에 쌓여서 이혼한 경우더라구요.

내 눈 앞에서 없어져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서 호떡하나라도 쥐어주고 싶을 때 그 때 이혼하는 게 맞구요.

그리고 중요한 거 사회적 시선 이런 거 두려워 하지 마세요.

어쩌면 그건 내가 이혼을 두려워 하는 핑계인지도 몰라요.

내 자신에 대한 불만을 남편에 투영시켜서 해결이 안되니 다시 자신으로 돌아오게 하는 핑계인지도 몰라요.

옛날 영화, 알피 라는 거 보니깐 그런 대사가 있더라구요.

"인생에서 좋은 건 딱 두가지야.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매일 인생의 마지막처럼 살아" 이혼한다고 해서

연하의 미남 실장님 거의 99.99999 프로 나타나서 썸 안탑니다.

오히려 이혼녀라고 만만히 집적대는 사람 많을 겁니다.

많이 외로울겁니다. 그것을 고독으로 선택할 수 있을 때 그 때 준비하시고 행동하세요.

주체적으로 행복할 수 있도록 행동하겠노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을 때

그 때 결정하시고 신속하게 행동하시길요.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IP : 112.152.xxx.18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4.12.14 7:32 PM (219.240.xxx.3)

    공감해요

    그냥 더이상 나에게 어떤 영향도 안끼치고
    벗어나는 것만으로 감사할거같네요.
    마음결정하고나니 편합니다
    그리고 사유가 확실해서 더이상 고민이 안되네요

  • 2. ㅐㅐ
    '14.12.14 7:43 PM (210.178.xxx.134)

    결혼을 결정하는 때의 마음이 저랑 너무 비슷하네요
    상대를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 적당한 사람을 그냥 선택한거..
    그래서 저도 준비중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3. 저는
    '14.12.14 7:46 PM (180.182.xxx.179)

    님글읽으며 눈물이나네요

  • 4. ㅣㅣ
    '14.12.14 7:47 PM (122.40.xxx.130)

    글만을 읽어봐도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셨을 지 알겠습니다,
    그렇지요, 세상을 살기에 분노만으로 이혼을 하기에는 세상이 녹녹치는 않습니다.
    이제는 평안하신지,,,
    부디 마음의 안식을 얻으셨기를 바랍니다,

  • 5. 행복한 집
    '14.12.14 7:50 PM (125.184.xxx.28)

    경제력과 늙은 할배들 집적거릴까봐 제일 걸리지요.

    할배방패막이로 사용하며 지내요.

  • 6. 우와..
    '14.12.14 8:53 PM (183.99.xxx.200)

    님글 읽는데
    완전 저를 보고 하는 말 같네요.

  • 7. 응원합니다.
    '14.12.14 8:59 PM (39.7.xxx.154)

    원글님. 멋지십니다.
    내내 울먹이며 결혼생활하다 겨우 살만하게 된, 제가 응원해 드립니다.
    괜찮은 이별하신 것, 대단하고요.
    지금은 낮고 외롭고 쓸쓸할 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웃으며 옛말 할 날 오길 기원해드립니다.

    사랑하는 짝도 만날 수 있으시길. 간절히 빌어드립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만큼 좋은 게 이 세상 어디 있을까요.

    원글님. 지금은 잠시 홀로 서 계신 지 모르겠지만,
    꼭 빌어 드려요.
    힘내세요.

  • 8. 동그라미
    '14.12.14 9:20 PM (117.111.xxx.91)

    너무나 글을 잘 쓰시네요
    정말 공감100%입니다

    제가 이 글을 이혼하기전 읽었다면
    좀더 이혼에 숙고해지지 않았을까 싶네요

    글쓰신분은 정말 현명하신분 같아요

    정말 분노복수로 이혼하는건 절대 반대입니다

  • 9. 공감해요
    '14.12.15 12:58 PM (71.121.xxx.158)

    정확히 같은 이유로 저는 이혼을 원하지만 상대는 내가 때렸냐, 도박을 했냐 아님 바람을 피웠냐 하며 절대 이혼할 이유가 없다고, 너만 바뀌면 모두가 행복하다며 완강히 반대를 하는군요.
    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같이 사는 고통이 그 세가지만으로 설명되는 단순함이 아닌것을.
    나는 내 삶의 주체가 되어 내 삶을 행복하게 살고 싶고 당신역시 그렇다고 이야기를 해도 비아냥거리기만 하네요.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지 않는다며.
    죽도록 미워해서 아이 아버지로서도 내 인생에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하기 전에 이대로 헤어지고 새 출발하기를 바라건만, 그저 이혼에 합의해주기만 해도 고맙겠어요.
    변호사통해 처리하려고 준비중입니다.
    이 사람은 자기가 내 옆에 있는한 나는 행복하지 않다는걸 알기때문에 절대 헤어질수 없다네요.
    자신을 사랑할줄 모르는 불쌍한 사람...

  • 10. **
    '14.12.15 12:59 PM (121.88.xxx.86)

    잘 읽었습니다.

  • 11. 원글님
    '14.12.15 7:19 PM (195.176.xxx.66)

    정말 만나뵙고 싶을 정도로 공감되는 글입니다.

    이혼은 절대 못해줘..같이 죽자..하는 괴로운 마음..시간들을 겪고
    결국은 내 욕심임을 깨닫고 내려놓고 용서하니 나올 수 있었어요.
    이젠 정말 인간 대 인간으로써, 아이들 아버지니까 인간답게 살아주길 바랄뿐이에요..

  • 12. ^^
    '15.8.25 7:51 PM (124.243.xxx.12)

    두고두고 읽고싶어서 저장합니다
    감사합니다

  • 13. 이혼
    '16.4.11 2:55 AM (125.187.xxx.6)

    자의적으로 해석 해서 한 결혼의 댓가가 너무 큽니다.
    헤어져 주는것만으로 고마워 호떡이라도 쥐어져
    줄수 있을때.. 절때 분노와 치기로 하지 말기!
    준비하고 때를 기다리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96816 분쇄육으로 할 수 있는 요리?(햄버거 패티 빼고) 9 노란 2015/11/01 1,641
496815 지성피부도 마사지샵 효과 있나요? 4 돌돌엄마 2015/11/01 1,920
496814 제 나이 41세..... 여자가 아닌 거 같아요 59 문득 2015/11/01 23,387
496813 식탐 ㅠ 심각해요 1 평생숙제 2015/11/01 1,338
496812 다들 불황 준비 어떻게 하세요? 5 2015/11/01 3,532
496811 미혼친구 3 지나가는 2015/11/01 1,255
496810 혹시 위메프에서 만원할인 받아보신분계신가요? 5 ㅇㅇ 2015/11/01 1,315
496809 시어머니들은 친정간다고하면 재깍재깍 확인해요? 6 dfdf 2015/11/01 1,576
496808 저희 아이가 공부에 관심이 있는건가요? 4 손님 2015/11/01 755
496807 원목가구 소재 잘 아시는 분 좀 봐주세요^^ 1 원목가구 2015/11/01 1,020
496806 3,4년된 옷고민 12 옷고민 2015/11/01 4,893
496805 숏컷이 청순하게 어울리려면 8 2015/11/01 5,586
496804 저에게 용기를 좀 주세요.. 시험이 몇일 앞인데 1 000 2015/11/01 817
496803 성경험없는 아이 자궁내시경 받자고 하네요 ㅠ 48 딜레마 2015/11/01 21,703
496802 촘스키 교수, 한국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에 동참 2 학부모 2015/11/01 684
496801 오늘 일요일이라 벌레들 휴무인가.. 5 조용하네 2015/11/01 564
496800 2017년..각자도생인가요? 3 ㄷㄷ 2015/11/01 1,152
496799 병원 여드름치료 효과있나요~~ 2 여드름 2015/11/01 1,208
496798 코타키나발루 수트라 마젤란& 탄중아루 어디가 낫나요 7 여행 2015/11/01 3,084
496797 자녀 장려금? 6 파란 2015/11/01 1,444
496796 형제 결혼할때 그릇선물도 괜찮을까요..?? 14 .. 2015/11/01 2,454
496795 조성진군 2011년도 차이코프스키 콩쿨 영상 3 .. 2015/11/01 1,813
496794 미니화로? 2015/11/01 698
496793 창조경제와 그네님의 외교는 언제쯤 결과가..??? 2 ㅠㅠ 2015/11/01 554
496792 클래식 연주곡에는 왜 제목이 없나요? 5 컥~ 2015/11/01 1,348